크게 크게 작게 작게
페이스북 트윗터
'사법농단' 전현직 법관들 재판, 이달부터 본격화
유해용 전 판사 27일 첫 공판기일…현직 법관 8명 20·22·27일 순차로 재판
입력 : 2019-05-07 오후 4:55:45
[뉴스토마토 최서윤 기자]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에 연루된 전·현직 법관들의 재판도 이달 중 본격화한다. 검찰이 지난 3월 기소한 전·현직 법관 10명에 대한 재판은 혐의별로 5개의 사건으로 진행된다. 이중 지난 달 가장 먼저 공판준비기일을 연 유해용 전 판사의 재판은 오는 27일 첫 공판기일을 열고, 임성근 서울고법 부장판사를 제외한 나머지 8명에 대한 3건의 재판도 오는 20일과 22, 27일 각각 공판준비기일을 시작한다.
 
우선 지난 달 공판준비기일을 마친 유해용 전 서울고법 부장판사의 본격 재판이 오는 27일 시작한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8(재판장 박남천)는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 혐의를 받는 유 전 판사에 대해 지난 달 10일과 24일 두 차례 공판준비기일을 통해 법정에서 심리할 증거와 증인에 대한 의견 조율을 마쳤다. 현재로서 확정된 증인은 총 4명으로, ‘사법농단핵심 인물이자 이미 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고 있는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이 첫 증인으로 출석할 전망이다.
 
유 전 부장판사는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공무상 비밀누설 절도·공공기록물관리법 및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변호사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됐다. 20142~20162월 대법원 선임재판연구관 및 20162~20172월 수석재판연구관으로 근무하면서, 박근혜 전 대통령의 미용성형 시술을 해주던 박채윤씨의 의료기기업체 와이제이콥스메디칼의 특허분쟁 사건 내용을 알아봐주고, 대법원 검토보고서 상당 분량을 무단 반출해 보관하다 퇴직 후 변호사 영업에 활용하고, 대법원 재직 시절 취급한 사건을 퇴직 후 수임한 혐의를 받는다.
 
대법원 기밀 유출 의혹을 받고 있는 유해용 전 대법원 선임재판연구관이 지난해 9월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공무상비밀누설 혐의로 기소된 신광렬 서울고법 부장판사·조의연 서울북부지법 수석부장판사·성창호 서울동부지법 부장판사의 공판준비기일은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재판장 유영근) 심리로 오는 20일 시작한다. 전관 변호사와 현직 법관이 결탁한 법조비리 의혹인 이른바 정운호 게이트사건이 불거진 20164월 당시 서울중앙지법에서 각각 형사수석부장판사와 영장전담부장판사로 근무하면서 법원행정처의 지시에 따라 수사상황과 방향을 보고하고, 영장재판 가이드라인을 공유하는 등 사건 은폐·축소를 위해 공모한 혐의를 받는다.
 
이태종 서울고법 부장판사의 첫 공판준비기일은 22일이다. 심리는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6(재판장 정문성)가 맡는다. 유 부장판사는 서울서부지방법원장으로 재직 중이던 20168월 검찰이 서부지법 소속 집행관사무소 사무원 비리에 대한 수사를 개시하자, ‘정운호 게이트등 연이은 법조비리로 사법부의 신뢰가 추락하고 대법원의 사법정책 추진에 걸림돌이 될 것을 우려한 양승태 전 대법원장 등의 지시를 받아, 수사 확대 저지에 가담하는 과정에서 수사 진행상황 보고를 하부에 지시하고 상부에 전달한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및 공무상 비밀누설 혐의를 받는다.
 
27일에는 이민걸 서울고법 부장판사와 이규진 전 서울고법 부장판사, 방창현 대전지법·심상철 수원지법 성남지원 부장판사에 대한 첫 공판준비기일이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2(재판장 윤종섭) 심리로 열린다. 이민걸 부장판사와 이규진 전 부장판사는 각각 법원행정처 기획조정실장과 대법원 양형위원회 상임위원 재직 중 통합진보당 행정소송 재판에 개입하고, 국제인권법연구회와 그 소모임인 인사모 활동을 저지하는 등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 혐의를 받는다. 방창현·심상철 부장판사도 각 전주지방법원장·서울고등법원장 재직 중 통진당 의원 행정소송에 관여한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 혐의로 기소됐다.
 
·현직 법관들의 공소사실은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과 양승태 전 대법원장 등 대법관들의 200~300여 페이지에 달하는 공소장에 적시된 혐의점 중 지시와 보고가 오고 간 일부 내용에 해당한다. 가담한 범죄사실 별로 대개 20페이지 이내다. 반면 이민걸 부장판사 등 4명에 대한 공소장은 100페이지를 상회한다. 겹치는 혐의점이 많다는 의미다. 이 부장판사 등의 사건을 심리하는 형사합의32부와 임 전 차장 사건을 심리하는 형사합의36부 모두 윤종섭 부장판사가 재판장을 겸임하고 있는 점이 이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한편 임성근 부장판사의 공판준비기일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임 부장판사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세월호 7시간 의혹을 보도해 명예훼손으로 기소됐던 카토 타쓰야 산케이신문 전 서울지국장 사건 재판 개입 등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를 받는다.
 

 
최서윤 기자 sabiduria@etomato.com
 
최서윤 기자


- 경제전문 멀티미디어 뉴스통신 뉴스토마토

관련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