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하락세가 뚜렸하다. 한국은행이 25일 발표한 올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SP)성장률은 꺾이고 있는 경제 성장세를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실질 국내총소득(GDI)도 1분기 마이너스로 오히려 뒷걸음질한 것으로 나타나 체감경기도 싸늘하게 식고 있음을 반영했다.
그러나 부진한 경기는 역설적이게도 정부에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힘을 잃어가고 있는 경기에 활력을 넣기 위한 금리인하와 추가경정 예산 편성에 대한 명분이 추가됐기 때문이다.
◇ 금리인하, 추경 힘받는다
한은에 따르면 지난 1분기 실질 GDP 성장률은 지난해 4분기 대비 0.7% 상승에 불과했다. 지난 2004년 4분기이후 최저수준의 성적표다.
정부는 연일 부르짖던 금리인하와 추경 편성에 대한 명분을 얻게 됐다.
경제 전문가 대다수도 금융통화위원회의가 금리를 인하해야 한다는 의견을 피력하고 있다.
권순우 삼성경제연구소 연구원은 “이번 발표를 통해 우리 경기, 특히 내수 위축이 심각하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이제는 경기 둔화가 물가 상승보다 더 심각한 과제”라고 주장했다.
권 연구원은 “추가 내수 위축을 막기 위해서는 거시적인 대응책이 필요하다”고 설명하며 금리 인하가 필요하다는 쪽에 무게를 실었다.
허찬국 한국경제연구원 연구원은 “물가 상승이 부담으로 작용하지만 금리를 내리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허 연구원은 “민간 소비와 투자에 대한 지출이 떨어지고 있는 것은 큰 문제”라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 기준금리 인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 신중론도 만만치 않아
금리 인하는 필요하지만 다음 달은 너무 이르다는 의견도 있다.
조영무 LG경제연구소 연구원은 “국내 경기 둔화가 예상보다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지만 물가 급등 위험도 여전히 높다”며 “금리인하는 6월 이후에 실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김완중 하나금융연구소 연구원도 “향후 경제전망을 고려했을 때 금리 인하는 필요하다”면서도 다음 달 기준금리 인하에 대해서는 신중한 입장을 취했다.
김 연구원은 “물가 상승압력도 높기 때문에 3월 산업생산활동 지수와 4월 소비자 물가 지수를 확인하고 난 후 기준금리의 방향성이 결정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물가 상승 압력을 고려하면 경기가 꺾였다고 해서 무조건 금리를 내리는 것이 옳은 것인가에 대한 회의론도 제기됐다.
이규복 금융연구원 연구원은 “GDP 증가 둔화는 이미 충분히 예상되고 있었던 일”이라고 말하며 “이번 발표로 경기 둔화와 물가 상승 사이에서 기준 금리의 방향성을 결정하기는 여전히 어려운 일”이라고 신중한 입장을 제시했다.
뉴스토마토 김현우 기자(dreamofan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