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서윤 기자] 포스코가 철강융합신기술연구조합을 통해 중소 고객사의 연구개발(R&D) 지원을 확대한다고 5일 밝혔다.
연구조합은 강건재, 표면처리, 특수강, 엔지니어링, 자동화, 정보통신, 환경, 에너지 등의 분야에서 기술적 애로사항을 해결하기 위한 연구개발 공동 협력체다. 1995년 설립해 포스코 그룹 내부적으로 운영해 오던 방식을 바꿔 2014년부터는 중소·중견 고객사에도 개방했다.
참여하는 중소 고객사에는 포스코 기술연구원, 포항산업과학연구원(RIST), 포스텍 등의 전문 연구인력을 지원하고, 이용기술, 성능평가, 지적재산권 확보 등 비즈니스 솔루션 지원도 병행한다. 중소 고객사의 연구과제 수행 부담을 덜기 위해 비용을 30% 이내로 줄였다. 전문인력 및 연구개발 시설 등 인프라가 부족한 중소 고객사에 실질적인 도움을 주기 위한 조치다.
포스코에 따르면 중소 고객사의 연구개발 참여가 크게 확대되는 추세다. 2017년 3건에 불과하던 고객사 연구과제는 지난해 13건으로 대폭 증가해 전체 수행과제의 34%를 차지했다. 중소 고객사에 대한 연구개발비 할당 비중은 더 크게 늘어나 지난해 연구과제비의 43%인 59억원 수준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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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강융합신기술연구조합'의 중소 고객사 연구비 지원현황(2017-2019년). 자료/포스코
연구과제를 수행한 고객사의 성과도 가시화하고 있다. 콘크리트 제품 생산용 몰드베이스(mould base)를 생산하는 중소기업인 ㈜삼정산업은 포스코 고내식강을 적용한 경량스틸 몰드베이스를 개발해 21억원 규모의 신규 매출을 올렸다. 포스코는 기존 목재 소재만큼이나 가벼운 초경량 스틸 몰드베이스를 생산할 수 있도록 얇고 가볍지만 강도 높고 부식에 강한 철강 소재(POS1006, 1007소재)와 이의 활용 기술을 지원했다.
이 같은 성과를 바탕으로 삼정산업은 지난해 ‘대구경북 중소기업인대회’에서 동탑산업훈장을 받기도 했다. 당시 이희만 대표는 “포스코와의 공동연구과제를 통해 많은 기술개발을 진행할 수 있었다. 일반 정부과제와는 달리 사업 가능성이 높은 아이템을 자유롭게 개발할 수 있도록 지원을 받았고 상생하는 기회였다”고 밝힌 바 있다.
또 이동형 감시시스템, CCTV 등을 생산하는 중소기업 ㈜이스온은 기존 도금강판 대비 5배 이상 부식이 강한 포스맥(PosMAC)을 활용해 승하강 기능을 갖춘 카메라 폴(Pole)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이를 발판으로 해안가 등 고온 다습한 환경에서도 녹슬지 않는 제품 개발로 국방부 등 신규 수요처도 발굴했다.
㈜삼정산업의 신제품인 와우보드알파로 콘크리트 블록 제조용 몰드베이스로 사용된다. 사진/포스코
현재 연구조합에 회원으로 가입한 중소 고객사는 총 34개사. 연구개발 니즈가 있으나 인력 등 인프라가 취약해 기술 경쟁력 확보에 애로가 있는 중소 고객사에는 항시 문호가 개방돼 있다는 설명이다. 연구과제 계획서만 준비해 소정의 심사를 통과하면 된다.
올해는 내달부터 연구조합 홈페이지 등을 통해 신규과제를 제안 받을 예정이다. 총 연구과제비는 112억원 규모다. 포스코는 이중 60% 수준인 64억원을, 나머지 상당부분도 그룹사에서 분담할 예정이다.
한편 포스코 측은 2023년까지 5년간 QSS(Quick Six Sigma) 컨설팅을 통한 중소기업 스마트화 역량강화 및 공장 구축 등에 총 200억원을 지원, 중소기업 경쟁력 제고에 지속 힘써 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최서윤 기자 sabiduri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