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서윤 기자] 코로나19 확산으로 지난 달 해운업 경기실사지수가 역대 최대 폭으로 하락했다. 선사들은 불확실한 경제상황으로 인한 경영 애로와 물동량 부족을 호소하며 컨테이너·건화물·유조선 등 80개 업체 중 단 3개사만이 업황을 긍정적으로 전망하는 데 그쳤다.
8일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에 따르면 2월 해운업 경기실사지수(BSI)는 1월 대비 21포인트 떨어진 51을 기록했다. 이는 한진해운 구조조정설이 돌며 운임이 폭락했던 2016년 2월 이후 역대 두번째로 낮은 수치다. 해운업 BSI는 KMI가 매달 한국선주협회 회원사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해 발표하며, 100을 기준으로 긍정 응답이 많으면 100을 넘고 부정 응답이 많으면 못 미치게 된다.
컨테이너 부문의 하락이 가장 컸다. 중국의 생산과 수출이 위축됨에 따라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가 전월 대비 100포인트 하락하면서 체감경기지수는 전월 대비 42포인트 하락한 29를 기록했다. 컨테이너 기업 중 2월 업황에 대해 ‘좋다’고 응답한 기업은 한 곳도 없었으며, 29%는 ‘보통’, 71%는 ‘나쁘다’라고 응답한 것으로 조사됐다.
코로나19에 의한 물동량 부족 등 해운업계 타격으로 컨테이너선사들의 체감경기지수는 29까지 하락했다. 해운경기지수는 100을 기준으로 부정적인 응답이 많을 수록 100 아래로 떨어지게 된다. 사진/AP·뉴시스
건화물 부문은 중국내 원자재 수요가 급감함에 따라 건화물선운임지수(BDI)가 전월 대비 259포인트 하락하면서 체감경기지수는 전월보다 20포인트 하락한 50을 기록했다. 건화물선 기업 중 2월 업황에 대해 ‘좋다’고 응답한 기업은 한 곳도 없었으며, 50%는 ‘보통’, 50%는 ‘나쁘다’라고 응답했다.
유조선 부문도 전 세계적으로 연료 수요의 일시적 급감에 따라 초대형원유운반선(VLCC) 운임이 전월 대비 46.154포인트 하락하면서 체감경기지수는 1월보다 43포인트 하락한 43을 기록했다. 유조선 기업 중 2월 업황에 대해 ‘좋다’고 응답한 기업은 한 곳도 없었으며, 43%는 ‘보통’, 57%는 ‘나쁘다’라고 답했다.
경영부문에서도 △채산성이 1월보다 15포인트 하락한 63 △자금사정은 15포인트 하락한 66 △매출은 17포인트 하락한 65를 기록했다. 선사의 주요한 경영 애로사항으로는 △불확실한 경제 상황(31%) △물동량 부족(20%) △자금 부족(10%) 순으로 나타났다.
내달 해운업 BSI 전망치는 60으로, 응답 기업 80개사 중 단 3개사(2%)만이 다음 달 업황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55%는 ’보통‘, 43%는 ’나쁘다‘고 내다봤다. 또한 업종별로는 △컨테이너선 47(좋음 0%, 보통 47%, 나쁨 53%) △건화물선 66(좋음 3%, 보통 59%, 나쁨 38%) △유조선 43(좋음 0%, 보통 43%, 나쁨 57%)을 기록했다.
최서윤 기자 sabiduri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