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보라 기자] 금융감독원이 올해 사모펀드 불건전영업행위에 대해 집중검사한다. 무자본인수합병(M&A)사건 전담기구를 운영해 불공정거래를 감시하는 한편 회계취약부문에 대한 심사를 강화하기로 했다. 총선 테마주 기획조사도 이뤄진다. 금감원은 12일 이러한 내용을 담은 '2020년 금감원 업무계획'을 발표했다.
금감원은 전문사모운용사의 불건전영업행위에 대해 집중점검한다. 지난해 파생결합펀드(DLF) 사태와 라임자산운용 펀드환매중단 등의 사태로 인해 사모운용사들에 대한 점검 필요성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불공정거래조사 분야에서는 △무자본 M&A 사건 전담조사기구 운영 △투자조합과 사모펀드를 통한 불공정거래 △총선 테마주 등에 대한 기획조사를 실시한다.
지난해 처음으로 발족한 특별사법경찰의 수사역량도 강화한다. 섭테크(SupTech) 기반의 차세대 불공정거래 조사시스템 구축도 계획하고 있다. 섭테크란 감독(Supervision)과 기술(Technology)의 합성어로 감독과 검사의 효율적 수행을 돕는 기술을 뜻하는 용어다.
공시분야에서는 외부평가와 주관사 기업실사 등 점검을 통해 공시 신뢰성을 제고하고 이용자 친화적인 전자공시(DART)시스템을 만든다. 특히 합병 시 외부평가 객관성을 높이기 위해 외부평가보고서 작성실태를 점검한다. 인수(주관)업무에서 기업실사의무 이행 여부도 들여다 본다. 제약·바이오기업 임상 진행현황 등 공시모범사례 적용실태를 평가하고 심사를 강화하기로 했다.
금감원은 회계투명성 제고를 위해 분식위험 측정시스템을 개발할 계획이다.. 4대 회계취약부문인 △한계기업 △주식연계증권 발행 과다기업 △최대주주 사익편취 △업황악화 등 취약업종 등의 재무제표 심사를 강화한다. 분식회계 혐의 적발과 입증 강화를 위해 디지털 감리업무를 활성화한다는 방침이다.
금융회사 건전성 분야에서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관련 채무보증과 대출 같은 자본규제와 건전성 강화방안을 마련한다. 해외부동산 투자와 펀드 쏠림 현상에 대해서도 점검한다. 지난해 독일 헤리티지(Heritage) DLS 상환 연기 등으로 인해 증권사의 해외부동산 투자과정에서 리스크 관리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금감원은 지난해 12월 열린 '금융투자회사 내부통제 강화 워크숍'에서 이미 이 부분에 대해 경고한 바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2020년 업무계획을 차질없이 추진해 안정적인 금융시스템을 유지하고, 공정경쟁과 혁신으로 소비자 요구에 충족하는 발전적인 금융환경을 조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금융감독원
이보라 기자 bora11@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