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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지부진한 키코 협의체…"금융당국 중재 나서야"
입력 : 2020-09-03 오후 3:03:36
[뉴스토마토 안창현 기자] 키코(KIKO) 공동대책위원회가 제안한 상생기금 조성이 은행 자율협의체 논의가 표류하면서 성사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은행권 논의가 지지부진한 만큼 금융당국이 나서 중재 역할을 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키코 공동위는 키코 사태 해결을 위해 은행들이 출연하는 공동기금을 조성하는 방안을 자율협의체에 전달했다. 금융감독원에도 지난달 키코 상생기금 조성에 대한 의견을 제안한 바 있다. 은행과 정부가 출연한 상생재단을 설립하고 피해기업과 은행·정부가 각각 의결권을 갖은 이사회를 통해 기금을 운영해 피해기업 재기와 정상화를 돕자는 취지다.
 
은행 자율협의체가 출범한 지 두 달여가 지났지만 배상 논의에 별다른 진척이 없자 공대위가 상생기금 중재안을 내놓았다. 공대위 관계자는 "금감원 권고를 받은 은행들이 자율협의체에서도 여전히 배임을 핑계로 무책임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며 "백번 양보해 배임 문제를 비켜갈 수 있는 은행권 공동의 상생기금 조성 중재안을 제안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은행 자율협의체는 지난 7월 첫 회의를 연 이후 현재까지 추가 논의 일정조차 정해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개별 은행들도 공대위 중재안은 아직 검토하지 않고 있다는 입장이다. 협의체에 참여하는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그동안 키코 외에도 라임펀드와 코로나 재확산 등 상황이 겹쳐 향후 회의 일정이 결정되지 않았다"며 "은행별로 이해관계가 달라서 먼저 의견을 내기도 힘들다"고 언급했다.
 
금감원은 이달 중 키코 자율배상 여부를 결정해달라고 은행들에 요청한 상태다. 당초 금감원은 은행들이 협의체를 자율적으로 운영하도록 했지만, 더 이상 결정을 미룰 수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나아가 금감원이 공대위의 상생기금 제안에 대해 적극적으로 중재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피해기업, 은행과 함께 정부가 상생재단에 참여하는 제안인 만큼 금융당국이 역할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김득의 금융정의연대 대표는 "은행권이 금감원 권고안을 거부하고 자율협의를 선택했는데, 이마저도 논의에 진척이 없다"며 "협의체가 유명무실한 상황에서 금융당국이 개입해 중재 역할을 하는 투 트랙으로 배상 논의가 진행되는 게 현실적 방안"이라고 지적했다.
 
금융당국이 키코 사태 해결을 위해 적극적인 중재 역할을 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사진/뉴시스
 
안창현 기자 chahn@etomato.com
안창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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