짜고미 거버넌스 2026.07.08

누구보고 꼰대라고 하는거야!

'꼰대 같다'는 말을 듣고 기분 좋을 사람은 없을 것이다. 원래는 아버지나 선생님처럼 나이가 많은 사람을 속되게 부르던 말이었지만, 지금은 나이와 관계없이 다른 사람의 의견을 받아들이지 않는 사람을 가리킨다. 꼰대는 나이가 아니라 소통을 거부하는 태도에서 시작된다. 경험을 앞세워 자신의 방식만 옳다고 하는 선배도, 선배의 경험은 낡았다며 들으려 하지 않는 젊은 세대도 다르지 않다.

그런데 요즘 '꼰대'라는 말은 권위주의를 비판하는 표현을 넘어 불편한 조언 자체를 차단하는 방패처럼 사용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상대의 말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꼰대 같다"는 한마디로 대화를 끝내 버린다. 물론 원하지 않는 충고를 반복하거나 자신의 생각을 강요하는 태도는 비판받아 마땅하다. 그러나 꼰대를 경계하다가 경험까지 배척하는 사회가 되어버린 것은 아닌지 돌아볼 필요도 있다. 경험은 권위가 될 때 문제이지 경험 자체가 무시되어서도 안 된다. 문제는 '꼰대'라는 용어가 아니라 서로의 경험과 생각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소통의 부재이다.

얼마 전 60대 중반의 선배 주선으로 40대 지역 시민활동가 두 명을 만나 지난 20여 년 간의 지역 시민사회 활동에 대한 이야기를 들을 기회가 있었다. 이들은 지역 단체장들의 권위적인 조직 운영을 가장 큰 문제로 꼽았다. 한 단체장은 "내가 시민운동만 20년 해봤는데 새로운 아이디어는 여러 어려움이 있으니 당분간 접어두고, 지금은 시키는 대로 하면 된다"는 말을 반복했다고 한다. 결국 젊은 활동가는 회의에서 더 이상 자신의 의견을 내지 않게 되었고 결국 그 단체를 떠났다. 조직의 새로운 변화는 시작조차 하기 어려웠다고 털어놓았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이런 생각도 들었다. 혹시 조직 내 활동가 사이에서 상호 불통의 문화와 소통 능력의 부재는 없었는지. 조직을 떠난 젊은 활동가들 역시 선배 세대의 경험을 처음부터 낡은 것으로 치부하며 귀를 닫지는 않았을지. 조직의 발전은 어느 한쪽의 책임만으로 설명되지 않는다. 권위를 앞세우는 선배도 문제지만, 경험 자체를 무시하는 후배 역시 건강한 조직문화를 만들기는 어렵다. 결국 조직을 살리는 것은 말을 많이 하는 사람이 아니라 잘 듣는 사람이다. 직급과 나이를 떠나 타인의 이야기를 먼저 듣고 자신의 경험을 강요하지 않는 사람이라면 운이 좋게도 '유쾌한 꼰대'라는 별명을 얻을지도 모른다.

후배가 선배와의 자리를 피하거나 선배가 후배의 의견을 들으려 하지 않으면 제대로 된 조직을 만들어 가기 어렵다. 떠난 사람만 탓할 것이 아니라 왜 떠날 수밖에 없었는지, 또 남은 사람은 왜 귀를 닫게 되었는지를 함께 성찰해야 한다. 시민 사회든, 일반 조직이든 경청과 존중이 있는 문화를 만들어 가야 한다. 꼰대를 만드는 것은 나이가 아니라 상대의 말을 들으려 하지 않는 태도이다. 듣지 않으면 누구나 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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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하기 G · 2026.07.08

입은 닫고 주머니는 열고~

호정 G · 6일 전

그 주머니는 지갑이겠죠?

열린창문 G · 2026.07.09

사람다운 처신이 점점 힘들어지는 세상

재재파더 G · 2026.07.09

들을 줄 아는 사람 만이 진정한 리더가 될 수 있습니다.

호정 G · 6일 전

앞에서는 듣는척하고 돌아서면 잊어버리는 사람도 많은데.. 이상하게 그런 사람은 칭찬을 받더라고요 ㅠㅠ

감귤조아 G · 6일 전

또한 스스로 꼰대라고 인정하며 돌아보는 것도 필요해보여요.

전남친 P · 5일 전

권위를 앞세우는 것도 문제지만 경험 자체를 무시하는 태도 역시 경계해야 한다는 균형 잡힌 짜고미님의 시각이 인상적입니다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