짜고미 거버넌스 3일 전

AI 시대를 넘어 민주주의는 살아남을 수 있는가

정부는 총 4755조 원 규모의 미래산업 투자 구상을 내놓았다. 반도체와 인공지능으로 국가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키우겠다는 강한 의지를 담았다. 초국가적 기술 경쟁의 시대를 앞서겠다는 이재명 정부의 이러한 투자 계획은 국가의 생존을 위한 피하기 어려운 선택인지도 모른다. 그러나 우리는 이 막대한 투자의 숫자에 압도되는 것에 그치지 말고,  AI가 대한민국의 경제를 얼마나 성장시킬 것인가가 아니라, AI가 대한민국을 어떤 사회로 만들어 갈 것인가를 질문해야 한다.


인공지능이 이끌어갈 미래는 이전의 그 어떤 기술이 가져온 것보다 강력하다. AI는 단순히 사람의 노동을 대신하는 데 그치지 않고, 인간의 판단까지 대체하는 영역으로 빠르게 확장하고 있다. 그래서 AI 혁명은 산업혁명보다 훨씬 더 우리의 민주주의 작동 방식을 바꿀 것이며 그러기에 가장 강력한 정치적인 사건이 될 지도 모른다.


AI 경쟁은 이미 기업 간 경쟁을 넘어 국가 간 경쟁으로 바뀌고 있다. 막대한 데이터와 전력 수요만 봐도 국가의 지원 없이는 구축하기 어렵다. 미국은 AI를 국가 안보 전략의 핵심으로 삼았고, 중국은 국가가 직접 AI 산업을 육성하며 감시 체계를 고도화하고 있다. 기술이 발전할수록 국가의 개입은 더욱 커지고 기업과 국가의 결합은 필연적이다. 문제는 그 과정에서 국민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국가는 언제나 국민과 공공의 이익을 말하지만, 역사에서 권력이 스스로를 견제한 경우가 거의 없음을 보여준다.


AI는 우리의 생활을 기대 이상으로 더 편리하게 만들 수 있지만 우리를 더 투명한 존재로 만들 수도 있다. SNS활동, 전자 거래 등의 편리함의 대가로 우리의 자유를 조금씩 내어주는 사회가 이미 시작되었고 개인정보는 보전하기 힘들어지고 우리를 불안하게 하고 있다. 알고리즘은 우리가 의식하지 못하는 사이 우리의 선택을 유도하고 때로는 우리 대신 판단하기까지 한다. 효율은 높아질지 모르지만 판단을 기계에 맡기면 민주주의 역시 조금씩 약해질 수 있다. 민주주의는 가장 효율적인 방식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느리지만 인간이 스스로 결정하는 제도이기 때문에 존중하는 것이다.


그래서 AI 시대의 가장 중요한 쟁점은 AI가 가져올 거대한 권력을 누가 가질 것인가를 둘러싼 경쟁이 될 것이다. 무한한 기술 발전을 누가 통제하고 시장을 지배하는 거대 기업을 누가 제어할 것인가. 과연 시민이 민주적 제도를 통해 그 힘을 견제할 수 있을 것인가, 또 어떻게 견제할 지를 논의해야 한다.


4755조 원이라는 거대한 돈으로 AI는 만들 수 있어도 민주주의를 살 수는 없다. 미래 사회를 결정하는 것은 투자 규모가 아니다. AI가 인간보다 더 똑똑해지는 시대에도 끝내 지켜야 할 것은 계산 속도와 기계적 능력이 아니라 우리의 민주주의의 힘이 그 AI 기술의 속도를 따라갈 수 있느냐이고, 우리의 자유를 확대해 나갈 수 있느냐이다. 인공지능 시대의 진정한 경쟁력은 가장 뛰어난 AI를 가진 나라가 아니라 가장 끝까지 국민의 판단을 포기하지 않고 강한 민주주의를 지켜낸 나라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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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3
전남친 P · 3일 전

AI 경쟁도 중요하지만, 기술의 발전 속도만큼 민주주의와 개인정보 보호 장치도 함께 발전해야 한다는 점에 공감합니다. 결국 기술은 사람을 위한 것이어야 하니까용ㅋ

짜고미 G · 3일 전

기술은 사람을 위한 것이어야 한다는 공감 감사합니다.

성하기 G · 3일 전

AI시대는 국가자본주의가 나타날 가능성이 높습니다. 국가자본주의에서는 국민이 소외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부분을 경계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