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하기 거버넌스 3일 전

리박스쿨의 방과후학교 사업, 왜 논란이 되었나

며칠 전 한 유튜브 채널에서 리박스쿨이 대형교회와 손잡고 방과후학교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는 주장을 접했다. 처음에는 사실인지가 궁금했다. 그러나 자료를 찾아볼수록 내 관심은 교회와의 연계보다 리박스쿨이 아이들에게 어떤 역사관을 가르치려 했는지로 옮겨갔다.

리박스쿨은 '이승만(리)·박정희(박) 스쿨'의 약칭이다. 대한민국의 건국과 산업화를 긍정적으로 재평가하고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강조하는 교육을 내세운다. 이러한 접근을 두고 역사학계와 교육계에서는 민주화운동과 권위주의 체제에 대한 평가가 축소될 수 있다는 비판이 제기돼 왔다. 특정한 역사관을 갖는 것 자체는 자유다. 민주사회에서는 다양한 역사 해석이 공존하고 토론될 수 있어야 한다. 실제로 역사교육에서는 건국절 논쟁이나 5·18 민주화운동에 대한 해석처럼 다양한 쟁점이 존재한다.

하지만 공교육은 다르다. 학교는 특정한 역사관을 전달하는 곳이 아니라 학생들이 다양한 관점을 접하고 스스로 판단하는 힘을 기르는 공간이어야 한다. 특히 초등학생은 역사적 사실과 해석을 구분하기 어려운 시기인 만큼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과 객관성은 더욱 중요하다.

그런 점에서 리박스쿨이 늘봄학교 프로그램에 참여했다는 사실은 적지 않은 우려를 낳았다. 리박스쿨은 2025년 '한국늘봄교육연합회' 명의로 서울교육대학교와 업무협약을 맺고 일부 초등학교 늘봄학교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늘봄학교는 국가가 운영하는 공교육 프로그램이다. 참여 단체와 교육 내용은 그만큼 엄격하게 검증돼야 한다. 이후 리박스쿨 관계자들의 온라인 댓글 활동과 정치적 편향성 논란이 불거졌고, 교육부도 관련 프로그램 운영을 중단한 뒤 전국 단위 점검에 나섰다. 개별 수업의 위법성이나 정치적 편향 여부는 아직 조사가 필요한 사안이지만, 이번 논란은 공교육의 검증 절차가 충분했는지 돌아보게 만들었다.

일부에서는 대형교회와의 연계 의혹도 제기됐다. 보수 성향 기독교 시민단체와의 교류는 확인됐지만, 현재까지 공개된 자료만으로는 주요 대형교회가 전국적인 방과후학교 사업을 공식 추진했다는 근거는 확인되지 않았다. 오히려 이 논란에만 관심이 집중되면서 정작 역사교육의 내용과 공교육의 정치적 중립성이라는 본질이 가려진 것은 아닌지 아쉬움이 남는다.

나는 역사교육이 과거를 미화하거나 부정하는 과정이 아니라 민주주의를 배우는 과정이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산업화의 성과는 성과대로 평가하고 민주화운동의 의미와 독재의 책임도 함께 가르쳐야 한다. 어느 한쪽만 강조하는 순간 역사는 교육이 아니라 이념이 될 수 있다.

민간단체의 교육 참여 자체를 반대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공교육에 참여하려면 무엇보다 정치적 중립성과 역사교육의 객관성을 지켜야 한다. 학생들에게 필요한 것은 특정한 신념이 아니라 스스로 질문하고 판단하는 힘이다. 어떤 역사교육을 아이들에게 남길 것인지는 결국 우리 사회가 어떤 민주주의를 지향하는지와도 연결된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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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2
짜고미 G · 2일 전

방과후 교육도 수업의 연장으로 봐야하고 정치적 중립성과 객관성 유지 또한 중요하게 다뤄져야 합니다..

전남친 P · 2일 전

공교육은 특정 이념을 주입하는 곳이 아니라 다양한 관점을 배우고 스스로 판단하는 힘을 기르는 곳이어야 한다는 말에 공감합니다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