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하기 거버넌스 2일 전

부동산정책, 방향과 일관성이 중요하다

오는 7월 23일 이재명 대통령이 주관하는 '대국민 부동산 토론회'가 열린다. 이번 토론회는 단순한 정책 설명회가 아니다. 새 정부가 어떤 원칙과 철학으로 부동산 시장을 운영할 것인지 국민에게 처음 제시하는 자리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정책을 확정하기에 앞서 국민과 전문가의 의견을 듣겠다는 절차 역시 이전 정부들과는 다른 접근으로 평가할 만하다.

부동산은 단순한 자산시장이 아니다. 국민의 주거와 가계 자산은 물론 금융, 세제, 지역 균형발전까지 맞물린 국가적 과제다. 그래서 정책의 방향이 흔들리면 시장도 불안해진다. 시장은 규제의 강도보다 정부가 어떤 원칙을 얼마나 일관되게 유지하는지를 더 민감하게 살핀다.

문재인 정부의 경험은 이를 잘 보여준다. 집값 안정을 위해 수차례 대책을 내놓았지만 규제와 완화가 반복되면서 정책의 예측 가능성이 떨어졌다. 공급 확대 정책도 시장이 체감하기까지 시간이 필요했지만, 그 사이 시장은 정책의 효과보다 다음 대책이 무엇인지에 더 관심을 기울였다. 결과적으로 시장의 불안 심리는 쉽게 가라앉지 못했다.

새 정부가 내세운 원칙은 실수요자는 보호하고 투기는 억제하며 필요한 곳에는 충분한 주택을 공급하겠다는 것이다. 이러한 방향은 특별히 새로운 내용이라기보다 그동안 여러 정부가 추구해 온 목표와 크게 다르지 않다. 결국 정책의 성패는 원칙을 얼마나 흔들림 없이 실천하느냐에 달려 있다.

그 원칙을 현실에서 구현하려면 공급 정책부터 지역별 상황에 맞게 달라져야 한다. 수도권은 여전히 공급 부족이 가장 큰 문제인 만큼 3기 신도시 조성, 도심 고밀개발, 역세권 복합개발 등을 속도감 있게 추진할 필요가 있다. 반대로 지방은 미분양 증가와 인구 감소라는 전혀 다른 과제를 안고 있다. 수도권과 동일한 처방을 적용하기보다 지역의 수요와 여건을 반영한 맞춤형 공급 정책이 효과적이다.

금융정책도 같은 원칙이 적용돼야 한다. 수도권에서는 투기성 대출을 엄격하게 관리하되, 지방까지 동일한 규제를 적용하면 실수요자의 내 집 마련까지 위축될 수 있다. 미분양이 많은 지역은 실수요자를 중심으로 LTV와 DSR 규제를 탄력적으로 운영하고, 청년·신혼부부·생애 최초 주택 구입자에 대한 금융 지원도 보다 적극적으로 확대할 필요가 있다.

투기 수요는 철저히 차단하되 실거주자는 확실히 보호해야 한다. 공공주택 역시 공급 물량만 늘리는 데 그쳐서는 안 된다. 교통과 교육, 생활 인프라까지 갖춘 양질의 주거환경을 제공해야 국민의 선택을 받을 수 있다. 부동산 정책의 궁극적인 목표는 집값을 인위적으로 누르는 것이 아니라 국민의 주거 안정을 높이는 데 있어야 한다.

물론 부동산 시장은 금리와 경기, 인구구조 같은 다양한 변수의 영향을 받는다. 정부가 모든 변수를 통제할 수는 없다. 그러나 정책의 방향과 일관성만큼은 정부가 책임져야 할 영역이다. 시장은 불확실성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이다.

이재명 정부의 부동산 정책도 결국 신뢰를 얻느냐에 성패가 달려 있다. 국민은 새로운 대책이 쏟아지는 것을 기대하기보다 처음 제시한 원칙이 끝까지 유지되기를 바란다. 시장 역시 마찬가지다. 정책은 자주 바뀔수록 신뢰를 잃고, 신뢰를 잃은 정책은 시장을 안정시키기 어렵다. 부동산 시장을 움직이는 것은 수많은 대책이 아니라, 정부가 스스로 세운 원칙을 끝까지 지켜낼 것이라는 믿음이다.

답글 0 댓글 0 공유

내일 08:50 AI가 답글·인용·좋아요 반영해 점수 재판단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