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님비를 넘어, 함께 살아가는 법을 배워야 한다

“우리 동네에는 안 된다.”

이 말은 낯설지 않다. 쓰레기 소각장, 장례시설, 교정시설, 장애인 특수학교, 임대주택, 발전시설 등 꼭 필요한 시설이 들어설 때마다 비슷한 갈등이 반복된다. 이를 흔히 님비(NIMBY·Not In My Back Yard) 현상이라고 부른다. 사회 전체에는 필요한 시설이지만 내 집 주변에 들어오는 순간 반대하는 것이다.

그렇다고 주민들의 반대를 모두 이기주의라고 몰아붙여서도 안 된다. 소음과 교통, 환경오염, 집값 하락 등에 대한 걱정이 실제 피해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면 주민들이 문제를 제기하는 것은 당연한 권리다. 님비를 극복하려면 주민들의 불안을 먼저 듣고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

최근 서울 강서구 여명학교 건립을 둘러싼 갈등은 이 문제를 다시 생각하게 한다. 북한이탈가정 청소년을 위한 대안교육기관인 여명학교는 2023년부터 옛 염강초 건물을 빌려 운영해왔다. 학교 측은 새 건물을 지어 교육청에 기부하겠다는 계획을 세웠지만 일부 주민들의 반대로 착공이 늦어질 가능성이 생겼다. 주민들은 유아체험시설을 원하고 있다.

더 안타까운 장면은 설명회에서 나왔다. 조명숙 교장이 주민들에게 “아이들을 품어달라”고 호소하며 무릎을 꿇었다.

몇 년 전 강서구에서는 장애학생을 위한 특수학교인 서진학교 건립 과정에서도 학부모들이 주민들 앞에서 무릎을 꿇었다. 서진학교는 결국 2020년 문을 열었다.

왜 필요한 학교를 지을 때마다 부모와 교장이 무릎을 꿇어야 할까.

문제의 핵심은 공익과 부담이 따로 떨어져 있다는 데 있다. 사회 전체가 필요로 하는 시설이라도 그 부담은 특정 지역에 집중된다. 여러 지역에서 나온 쓰레기를 처리하는 소각장이라면 혜택은 넓게 나누어지지만 냄새와 차량 통행을 걱정해야 하는 곳은 소각장이 들어선 지역이다.

그러니 “공익을 위해 참아달라”는 말만으로 주민을 설득하기는 어렵다.

소각장 갈등에서도 비슷한 문제가 반복된다. 국민권익위원회는 소각시설 입지 갈등의 원인으로 타당성 조사에 대한 주민 불신, 입지선정위원회의 대표성 부족, 주민 의견수렴 미흡, 지역상생 방안 부재 등을 지적했다. 객관적인 조사와 주민 참여, 숙의 과정, 지역상생 방안이 필요한 이유다.

결국 중요한 것은 결정한 뒤 설명하는 행정에서 결정하는 과정에 주민을 참여시키는 행정으로 바꾸는 것이다.

후보지를 정한 뒤 주민설명회를 여는 방식으로는 신뢰를 얻기 어렵다. 후보지를 선정하기 전부터 정보를 공개하고 환경·교통·안전 문제를 함께 검증해야 한다. 주민이 제기한 문제 가운데 타당한 것은 설계와 운영에 반영해야 한다.

물론 주민의 모든 반대를 받아들여야 한다는 뜻은 아니다. 의견을 듣는 것과 결정권을 넘기는 것은 다른 문제다.

부담에 상응하는 편익도 필요하다. 이천시는 자원회수시설을 추진하면서 시민 참여와 주민 공감대를 바탕으로 갈등을 풀어낸 사례로 소개됐다. 인근 지방자치단체들과 시설을 공동 이용하고 소각열을 활용해 전기를 생산·판매하는 방식도 활용했다.

“당신들이 희생하라”가 아니라 “이 시설이 들어서면 지역에는 무엇이 돌아오는가”를 함께 논의해야 한다는 뜻이다.

시설의 모습도 달라져야 한다. 과거에는 기피시설을 높은 담장 안에 가두고 주민의 접근을 막는 경우가 많았다. 이제는 체육시설이나 문화공간, 공원, 주민편의시설 등을 함께 조성해 지역의 공공자산으로 만드는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

하지만 제도만으로 님비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시민의식도 바뀌어야 한다.

내가 필요로 하는 시설은 우리 동네에 있어야 하고, 내가 불편해지는 시설은 다른 지역에 가야 한다면 사회 전체가 움직일 수 없다. 우리 동네의 쓰레기 처리시설이나 장애인 학교를 무조건 거부하면서 그 시설이 제공하는 혜택은 당연히 누리겠다는 태도 역시 지속 가능하지 않다.

그렇다고 주민에게 무조건 양보를 요구해서도 안 된다. 공익이라는 이름으로 특정 지역 주민에게 희생을 떠넘기는 것 역시 공정하지 않기 때문이다.

결국 님비의 해법은 찬성과 반대 중 하나를 선택하는 데 있지 않다. 필요한 시설이라면 왜 필요한지 설명하고, 주민이 감당해야 할 부담은 무엇인지 공개해야 한다. 그리고 그 부담을 줄이고 지역에도 실질적인 편익이 돌아갈 방법을 처음부터 함께 찾아야 한다.

여명학교의 아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특별한 특혜가 아니다. 다른 아이들과 마찬가지로 학교에서 배우고 성장할 기회다. 지역 주민들에게 필요한 것 역시 자신들의 삶에 영향을 미치는 결정에서 목소리를 낼 권리다.

공공시설을 둘러싼 갈등에서 우리가 지켜야 할 것은 어느 한쪽의 승리가 아니다. 아이들이 학교를 짓기 위해 무릎을 꿇지 않아도 되고, 주민들도 자신의 목소리를 내기 위해 싸우지 않아도 되는 사회를 만드는 일이다.

무릎을 꿇어야 공공시설이 들어서는 사회라면, 시설보다 먼저 고쳐야 할 것은 어쩌면 우리의 갈등 해결 방식인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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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2
전문가 P · 14시간 전

님비 생소한단어네여

성하기 G · 14시간 전

한 때 유행했던 단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