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하기 거버넌스 2시간 전

유쾌한 대한민국, 문화대국의 길을 열다

문화는 어렵고 근엄해야 한다는 생각부터 바뀌고 있다.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린 ‘국중박 분장놀이’는 그 변화를 잘 보여준다. 국새와 반가사유상, 기마인물형토기 같은 문화유산이 전시장 안에 머무르지 않고 사람들의 몸과 이야기 속으로 들어왔다. 3천여 명의 관람객이 함께 즐겼고, 전국에서 275팀 643명이 참여했다. 문화유산을 공부하는 자리가 아니라 직접 보고, 웃고, 표현하는 축제가 된 것이다.

젊은 세대가 유물을 자신만의 방식으로 해석하고, 웹툰 작가와 모델 등 다양한 사람들이 행사에 참여한 것도 눈길을 끈다. 문화유산을 어렵게 설명하기보다 재미있는 경험으로 바꾸자 사람들이 스스로 박물관을 찾았다. 문화가 살아 있다는 것은 이런 모습일 것이다.

국립중앙박물관의 관람객 세계 3위도 이런 변화와 무관하지 않다. 2025년 관람객은 650만7483명으로 역대 최다였고, 루브르와 바티칸에 이어 세계 3위에 올랐다. 영국박물관과 뉴욕 메트로폴리탄 미술관보다도 많은 숫자다. 올해도 8월까지 525만4884명이 찾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1.4% 증가했다.

이 숫자를 단순히 관람객이 많다는 통계로만 볼 필요는 없다. 박물관이 전시품을 보여주는 공간에서 사람들이 직접 참여하고 즐기는 공간으로 변하고 있다는 신호이기 때문이다. ‘뮷즈’ 같은 문화상품과 체험 프로그램, 특별전도 문화유산을 우리의 일상과 연결하고 있다.

K-팝과 K-드라마가 세계인의 사랑을 받는 시대다. 하지만 한국 문화의 힘이 대중문화에만 머물러서는 안 된다. 수천 년 동안 축적된 역사와 문화유산을 오늘의 언어로 해석하고, 국민이 먼저 즐긴 뒤 세계인에게 전할 수 있어야 한다.

국중박 분장놀이의 매력도 여기에 있다. 국새나 반가사유상을 멀리서 바라보는 데 그치지 않고 직접 표현하고 즐기면서 문화유산과 친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유리장 안의 유물이 사람들의 웃음과 이야기 속으로 들어오는 순간, 박물관은 훨씬 가까운 공간이 된다.

세계 3위라는 숫자에 만족할 필요도 없다. 중요한 것은 이런 흐름을 일시적인 유행으로 끝내지 않는 것이다. 더 많은 사람이 박물관을 찾고, 우리 문화유산을 자신의 방식으로 즐기며, 그 매력을 다른 사람에게 전할 수 있어야 한다.

문화대국은 거창한 구호에서 만들어지지 않는다. 국민이 자기 문화를 재미있게 즐기고, 자연스럽게 자랑할 수 있을 때 시작된다. ‘국중박 분장놀이’ 같은 작은 변화가 쌓인다면 대한민국은 문화유산을 잘 보존하는 나라를 넘어 문화를 즐기고 세계와 나누는 나라로 한 걸음 더 나아갈 수 있다.

답글 0 댓글 1 공유

내일 08:50 AI가 답글·인용·좋아요 반영해 점수 재판단

댓글 1
부슬비 P · 2시간 전

좋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