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가형 소상공인을 만나다)김진규 킴스테크 대표 "진짜 실크벽지, 재벌 전유물 넘어서길"
준불연 기술로 실크 가공…벽지·신발에 적용
올해 매출 10억 목표…기 계약만 3억
2023-03-17 06:00:00 2023-03-20 09:59:02
[뉴스토마토 변소인 기자] 친환경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는 요즘, 우리가 먹고 자고 휴식을 취하는 공간인 집안의 친환경에 대해서도 점검이 필요하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습니다. 오랜 시간 머물며 기력을 보충하는 공간인 집안에 환경·건강을 해치는 유해물질이 없는지 살펴봐야 한다는 겁니다.  
 
기능성 천연소재(실크) 전문업체인 킴스테크의 김진규 대표는 시중에 판매되고 있는 실크벽지가 제대로 된 진짜 실크벽지인지 살펴봐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지난 10일 부산 사상구 첨단신발융합허브센터에서 만난 김 대표는 "진짜 실크만 사용한 벽지는 우리나라에서 우리 기업뿐인 걸로 알고 있다"며 "대중들이 실크벽지로 알고 쓰는 벽지는 대개 실크가 아닌 소재에 PVC(폴리염화비닐)로 마감 처리된 '이름만 실크벽지'"라고 꼬집었습니다.
 
이런 사실을 대다수는 알지 못한다고 김 대표는 안타까워 했습니다. 그는 "벽지는 온 집안을 둘러싸고 있는 만큼, 환경과 건강을 위해서는 첨연섬유인 진짜 실크벽지를 사용해야 한다"며 "진짜 실크벽지를 사용하면 건강에 유해하지 않을 뿐더러 폐기처분할 때도 환경오염 없이 자연스럽게 썩는다"고 설명했습니다.
 
지난 10일 부산 사상구 첨단신발융합허브센터의 킴스테크 연구실에 실크벽지 샘플이 펼쳐져 있다. (사진=변소인 기자)
 
킴스테크는 실크를 친환경적으로 가공해 불, 물, 힘에 강하면서 아름답고 실생활에 편리한 비단 제품을 전문적으로 생산하고 있습니다. 특히 준불연 섬유보드 생산 기술과 셀룰로오스 준불연 가공기술을 갖고 있어 불이 붙어도 잘 타지 않는 제품을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일반 벽지에 비해 고가이지만 그만큼 값어치를 한다고 김 대표는 강조했습니다.
 
이름만 들어도 알만한 대기업의 회장, 대저택에 거주하는 부호들은 킴스테크의 실크벽지를 사용했습니다. 영업팀도 없는 킴스테크지만 진가를 알아보는 이들의 입소문을 통해 판매가 되고 있는 겁니다. 이번에는 한 종교단체 신전을 꾸미는데 3억원 규모의 킴스테크의 실크벽지가 사용된다고 합니다. 
 
지난 10일 부산 사상구 첨단신발융합허브센터의 킴스테크 공장에 실크신발과 실크가방 샘플이  (사진=변소인 기자)
 
킴스테크는 이처럼 자사기술을 입힌 벽지를 주력으로 판매하고 있습니다. 종이실벽지, 면벽지, 실크벽지로 3가지 라인업을 갖춰 가격대를 분포시켰습니다. 최근에는 신발제조업체인 아다지와 협업해 물세탁이 가능한 워셔블 실크신발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킴스테크는 앞서 2020년 중기부의 중소기업기술혁신개발사업에 참여해 물성을 만족하는 실크소재를 개발한 바 있습니다. 이를 통해 키즈, 비즈니스, 메디(의료) 라인업으로 신고 세탁하기 좋은 신개념 실크 신발을 제조할 예정입니다.
 
대아어패럴에서 20년 넘게 근무한 김 대표는 회사를 나와 창업하면서부터 실크 외길을 걷고 있습니다. 예복 렌탈업과 넥타이 제조를 병행하다가 독일 여행에서 한 성의 실크 커텐, 의자 등판의 실크, 실크벽지를 보고 감명 받은 뒤 기능성 실크에 대해 연구하게 됐습니다. 이후 종이를 석고보드처럼 불에 안붙도록 하는 셀룰로오스 준불연 가공기술을 연구해 냈지만 당시 시장성 부족과 막대한 설비 비용으로 결국 페업에 이르게 됐습니다. 그러다 2017년 킴스테크로 재창업하게 됐습니다.
 
김진규 킴스테크 대표가 지난 10일 부산 사상구 첨단신발융합허브센터에서 실크벽지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변소인 기자)
 
김 대표는 "내가 제일 잘할 수 있는 분야는 역시 실크였다. 젊어서는 시장이 적어서 버렸지만 10년 동안의 공백기 이후 다시와도 여전히 아무도 손을 대지 않고 있더라"면서 "차별화된 준불연 실크 아이템으로 다시 시장을 공략하려고 한다"고 포부를 밝혔습니다.
 
하이엔드에 국한된 시장이라는 약점은 극복해야 합니다. 김 대표는 "진짜 실크벽지를 재벌만 쓰는 것이 아니라 인테리어, 건강, 친환경에 관심이 있는 이들도 알고 사용했으면 좋겠다"며 "그러려면 많이 알려야 하는데 지방기업의 특성상 홍보와 영업에 취약했는데 올해부터는 심기일전해보겠다"고 했습니다. 
 
김 대표는 올해 매출 목표를 10억원 이상으로 잡았습니다. 이미 올 들어 이뤄진 계약의 계약금만 3억원이 넘기 때문입니다. 실크의 친환경적, 심미적, 기능적 우수함으로, 킴스테크를 세계에서 차별화된 실크소재 회사로 키우는 것이 김 대표의 장기 목표입니다.
 
변소인 기자 bylin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나볏 테크지식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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