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이재명 대통령의 최근 메시지는 거침이 없습니다. 오히려 자신을 향해 비판하는 목소리가 높아질수록 이 대통령은 자신의 입장을 관철시키기 위해 끊임없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메시지를 내고 있습니다. 특히 범여권 강경파와 국민의힘이 비판할수록 이 대통령의 발언 수위는 더욱 세지는 상황입니다. 강경 메시지를 내세운 이 대통령의 방어기제는 비주류 정치인의 태생적 한계로 볼 수 있지만, 이러한 행보가 국민을 통합하며 설득해야 할 대통령에게는 국정 운영의 걸림돌로 작용할 것이란 비판도 많습니다. 결국 이 대통령이 SNS를 자제하거나 메시지 수위를 조절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변방의 장수'서 '대통령'까지…이 대통령 키운 'SNS'
12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지난 9일부터 전날까지 이어진 연휴 동안 자신의 X(엑스·옛 트위터)에 13건의 게시물을 올렸습니다. 이 가운데 전날 하루에만 7건의 글을 쏟아냈습니다. SNS를 주요 소통 창구로 활용하고 있는 이 대통령은 SNS 활동을 이어가는 이유로 국민과의 직접 소통을 강조했습니다. 이 대통령은 지난 10일엔 노무현 전 대통령의 댓글 소통을 언급하며 "SNS 소통을 계속할 것"이라고 못 박았습니다.
SNS 메시지의 수위도 높아졌습니다. 이 대통령은 각 부처의 성과를 공개적으로 칭찬하거나 정책에 대한 오해를 바로잡는 한편, 검찰 개혁과 관련해서는 김지용 중대범죄수사청장 후보자에 반발하는 여권 내 일부 강경파, 이른바 '무극파'(무책임 극단주의자들)를 겨냥한 메시지를 잇달아 내놨습니다. 지난 5일엔 "검찰 개혁을 빙자해 사심으로 인사를 좌지우지하려 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했고, 9일엔 "능력도 안 되면서 큰 자리를 요구하고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습니다.
이 대통령이 개혁 방향과 인사 문제를 둘러싼 여권 내부의 반발에도 공개적으로 경고 메시지를 내놓으면서, SNS를 국정 운영과 개혁의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한 정치적 창구로 활용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옵니다.
이 대통령의 메시지 수위가 갈수록 더 높아지고 있는 배경엔 비주류 정치인의 태생적 한계 때문이란 지적이 제기됩니다. 이 대통령의 정치적 뿌리는 기본적으로 민주당의 주류인 친노(친노무현)·친문(친문재인)과는 달랐는데요. 이 대통령은 당내 비주류 정치인으로서 늘 자신의 존재 가치를 증명해야 했습니다. 이를 위해 적극 활용한 것이 SNS였는데요.
비주류의 한계를 딛고 최고의 자리에 오른 이 대통령은 성남시장 시절부터 해온 '사이다 SNS'가 정치적 성장의 무기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 대통령은 성남시장과 경기지사를 거치면서 대중과 직접 연결되는 SNS를 적극 활용해 주류 기득권에 맞서는 개혁성과 강한 대중적 팬덤을 기반으로 정상에 올랐습니다.
성남시장 시절 운영한 'SNS 시민소통관제'는 이 대통령이 SNS를 대표적으로 활용한 예입니다. 생활밀착형 민원 처리에 따른 행정 효능감으로 성남 시민들의 많은 지지를 얻었습니다. 또 청년배당·무상교복·공공산후조리원 등 3대 무상복지 정책을 알리고 비판에 반론을 펴는 창구로 SNS를 활용했습니다. 경기지사 시절 계곡 정비 사업 및 코로나19 재난기본소득 추진 때도 이 대통령은 SNS로 시민 의견을 듣고 반응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일 잘하는 행정가 이미지도 구축됐습니다. 민주당 대표 시절에도 입장을 전달하고 지지층을 결집하는 수단으로 삼았습니다.
이 대통령의 SNS에 대한 집착에 가까운 관심은 김현지 청와대 제1부속실장의 녹취록에서도 확인됩니다. 최근 공개된 김현지 실장의 2018년 녹취록에 따르면, 당시 성남시장이던 이 대통령은 SNS에 과도한 시간을 쏟는다는 우려에 대해 "유인물 백만 장을 뿌린다고 생각하고 하라"고 했다고 합니다. 이 대통령에게 SNS는 과거 종이 유인물을 통해 주민들을 설득하던 방식을 온라인으로 옮긴 수단이었던 셈입니다.
한병도 민주당 원내대표가 지난 1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대통령 SNS에 호불호 엇갈려"…여권 내부서도 자제 당부
다만 과거 대통령이 아니었을 때와 현재 대통령 재임 중임을 비교하면 이 대통령의 역할과 책임감이 확연히 다른 만큼 SNS 활용 방식의 변화에 대해서도 신중히 고민해야 될 때란 의견이 나오는데요.
대통령의 언어는 개인의 의사 표시가 아니라 대한민국의 정책과 직결된 국정 메시지로 읽힌다는 점에서 SNS를 자제하거나 메시지의 수위를 조절할 필요성이 있다는 지적이 제기됩니다. 특히 대통령의 메시지는 국민 통합과 설득을 위한 것이어야 한다는 점에서 지지층이 아닌 국민 전체를 바라보고 결과까지 세심하게 고려해 절제되고 정제된 메시지를 내야 혼란을 줄일 수 있다는 겁니다.
여권 내부에서도 이 대통령의 SNS 활용을 줄이거나 메시지 수위를 고민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나옵니다. 민주당 한 의원은 <뉴스토마토>와 통화에서 "국민들이 SNS에 대해서 갖고 있는 호불호가 이 대통령의 워딩에 그대로 반영될 수밖에 없기 때문에 SNS 사용 여부를 심각하게 고민할 필요가 있다"며 "SNS라는 매체의 공신력이 청와대 대변인을 능가하면 안 되지 않겠느냐"고 꼬집었습니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