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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 오르자 부채 늘리는 카드사…절반이 레버리지 6배 도달
롯데카드, 카드사 중 처음으로 6배 초과
2021-09-05 06:00:00 2021-09-05 06:00:00
[뉴스토마토 김응태 기자] 올 상반기를 기점으로 7개 전업 카드사 중 절반은 레버리지비율(자기자본 대비 자산 비율)이 6배에 도달했다. 금리 인상을 대비해 자금 조달을 서두른 데다 신사업 투자를 가속화하며 자산 규모가 크게 상승한 탓이다.
 
5일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6월 말 기준 7개 전업 카드사(신한·삼성·국민·현대·롯데·우리·하나) 중 4곳의 레버리지비율이 6배 이상이었다. 국민·현대·우리카드 등 3개사는 6배였다. 롯데카드는 6.1배로 가장 먼저 6배를 넘어섰다. 지난해 10월 레버리지비율 한도가 6배에서 8배로 완화된 이후 기존 한도를 초과한 첫 사례다. 신한카드도 5.9배로 사실상 6배 문턱에 다다랐다. 하나카드는 4.9배, 삼성카드는 3.5배로 나타났다. 해당 수치는 금융감독원이 정한 레버리지비율 산정 기준이 적용된 지표로 총자산 계산 시 가계 및 기업대출에 다른 가중치가 반영된다.
 
카드사 평균 레버리지비율도 꾸준히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2017년 4.5배 △2018년 4.8배 △2019년 4.9배 △2020년 5.0배 △2021년6월 5.3배 등으로 확인됐다.
 
이처럼 카드사의 레버리지비율이 오름세를 보이는 것은 기준금리 인상을 대비해 자본 조달을 서두르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 한국은행은 15개월 만에 기준금리를 0.75%로 인상한 데 이어 연내 추가 인상을 시사한 바 있다. 카드사들이 채권 발행을 앞당길 경우 부채 규모가 급증하면 레버리지비율은 상승한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금리가 인상되면 조달 비용이 높아져 조달을 서두르는 유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신사업 투자를 위해 자금 조달을 확대한 것 역시 지표를 상승시킨 이유로 꼽힌다. 최근 카드사들은 가맹점 수수료와 법정 최고금리가 인하되면 신용판매 및 대출 사업 등이 위축될 여지에 놓였다. 네이버페이 등 간편결제 업체가 성장하며 결제 사업 주도권도 흔들리고 있다. 이에 카드사들은 리스 및 할부금융, 해외사업, 데이터 등 신사업을 본격화하고 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수익 다각화 차원에서 해외 진출, 할부금융 취급을 확대하고 있다"며 "마이데이터 사업 등 데이터 및 디지털 관련 신사업도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 여파로 여신전문금융채권(여전채) 발행 규모는 전년에 비해 크게 급증했다. 한국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에 따르면 올 초부터 8월말까지 여전채 순발행액은 13조6551억원을 기록했다. 
 
다만 카드사 레버리지비율이 7배를 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직전 회계연도 당기순이익의 30% 이상을 배당금으로 지급할 경우에는 레버리지 한도가 8배에서 7배로 하향 적용되기 때문이다. 신한·삼성·국민·현대·롯데카드의 경우 지난해 기준 결산배당을 실시한 바 있다. 아울러 최근 당국이 대출총량 규제를 적용하며 대출 자산을 확대하기 어려운 점도 레버리지비율 상승을 제한하는 요소로 꼽히고 있다.
 
카드사들이 기준금리 인상에 대비해 자금 조달을 서두르면서 레버리지비율이 상승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사진/뉴시스
 
김응태 기자 eung102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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