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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군, 헤르손 철수는 전략적 판단? "휴전 진정성 부각"
2022-11-10 15:17:36 2022-11-10 15:17:36
(사진=뉴시스)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
 
[뉴스토마토 박창욱 기자]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남부 점령지 헤르손 철수 결정을 내린 가운데 이를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전략적 판단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뉴욕타임스(NYT)는 9일(현지시간) 러시아의 헤르손 철수 결정은 미국이 비밀리에 우크라이나에 평화 협상을 촉구하는 시점에 나왔다는 점에서 푸틴 대통령이 휴전 협상의 진정성을 국제사회에 확인하려는 정치적 목적이 담겨 있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헤르손 철수로 인해 러시아는 전술핵무기 사용 가능성에 대한 국제사회의 비판으로부터 시선을 돌렸고, 우크라이나와의 휴전 협상에 진정성을 부각시켰다는 것.
 
러시아 정치컨설팅 회사 폴리티크 설립자 타티아나 스타노바야는 "오직 국방부와 총사령관 등 군부를 통해 헤르손 철수 발표하도록 했다"며 "푸틴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만큼 미치지 않았다. 헤르손에서의 철수는 푸틴이 얼마나 실용적인지 확인시켜 준다"고 평가했다.
 
다만 서방의 평가는 완전히 다르다.
 
옌스 스톨텐베르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무총장은 "전투 동력을 완전히 상실한 것"이라고 평가했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날 "러시아 군대가 (헤르손에서) 현실적 문제를 겪고 있다는 증거"라고 말했다.
 
러시아 내에서도 의견이 분분하다.
 
러시아 정치 분석가 세르게이 마르코프는 "헤르손 철수는 옛 소련의 붕괴 이후 러시아가 겪은 가장 큰 지정학적 패배"라고 비판했다.
 
친러 군사 분석가인 보리스 로진은 텔레그램에서 "러시아군이 겨울 공세 동안 진격하지 못하는 등 성공이 보장되지 않는다면 일련의 군사적 차질은 군 내부에 훨씬 더 많은 불만을 축적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러시아 국영방송 RT 보도국장 마르가리타 시모냔은 트위터를 통해 "러시아군의 더 이상의 손실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올바른 선택이었다"면서 "병력을 더 잃지 않는다면 러시아는 전쟁에서 패배하지 않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앞서 러시아군은 그동안 사수해오던 우크라이나 남부 점령지 헤르손 지역에서의 부분 철수를 결정했다.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은 이날 헤르손에서 철수하고 드니프로 강 남측 후방에 새 방어선을 구축하기로 했다.
 
박창욱 기자 pbtkd@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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