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한동인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12일 "밤을 새워서라도, 최대한 신속하게 준비하라"며 '추가경정예산(추경)'의 신속 집행을 지시했습니다. 중동 상황에 따른 국민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조치인데요. 반도체 호황에 주식 및 부동산 시장 활성화로 발생 '초과 세수' 여유가 추경을 최대 20조원 규모로 뒷받침할 전망입니다.
이재명 대통령이 12일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위기일수록 재정 신속 투입"
이 대통령은 이날 오후 청와대에서 수석·보좌관 회의를 주재하고 "위기일수록 민생 안정과 경제 회복이 뒷걸음질 치지 않게 재정의 신속한 투입도 필요하다"며 "결국 추경 편성을 하지 않을 수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어 "보통 추경을 편성하기로 결정하면 빠르게 한다고 하는 게 한두 달씩 걸리는 게 기존 관행인데, 어렵더라도 밤을 새서, 최대한 신속하게 (해달라)"며 "우리가 국민들께 해드릴 수 있는 일이 이런 거다. 똑같은 역량을 갖고 일을 하되 시간을 최소한으로 줄이고 중간에 새는 데 없게 치밀하게 안도 만들고, 어렵기는 하겠지만 그렇게 하는 게 실력이자 역량"이라고 덧붙였습니다.
그러면서 "중동 상황이 지속되면서 국제 에너지 수급 불안정성이 심화되고 있다"며 "국내 역시 유가 상승, 핵심 원자재 수급 등 여파로 민생과 경제, 산업 전반에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이 대통령은 "민생경제 충격 완화를 위한 골든타임을 절대로 허비해선 안 된다"며 "모든 정책 수단을 다각도로 총동원해서 신속하고 정교하게 집행하는 데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이를 위해 △상반기 공공요금 동결 △농축수산물 할인 지원 확대 △유류세 인하 △화물차·대중교통·농업인 유가보조금 지원 등을 해법으로 제시했습니다.
이 대통령은 추경의 지원 방식에 대해서도 직접 언급했습니다. 그는 "지원 방식이 직접 지원, 간접 지원, 조세 지출, 재정 지출 등 다양한데, 일률적으로 하게 되면 양극화 심화를 막기 어렵다"며 "직접 지원 방향으로 바꾸고, 차등 지원을 통해 어려운 쪽에 더 많은 지원이 될 수 있도록 하는 게 필요하다"고 설명했습니다.
일각의 '포퓰리즘' 비판에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선을 그으며 "직접 지원을 하더라도 현금 지원보다는 지역화폐 형태로 지급해서 전액 지역 상권 매출로 전환하면 이중 효과가 있는 게 아닌가 싶다"고 제안했습니다.
추경 편성에 "밤을 새워서라도"를 언급한 이 대통령은 청와대 근무 인력 보강도 지시했습니다. 이 대통령은 "병원 간 직원이 있다고 들었다. 청와대 업무가 워낙 격무라서 새벽부터 밤까지, 주말도 없이 너무 오랫동안 강행군을 했다"면서 "일을 놓거나 떠밀 수도 없는 상황이라 이해는 하지만 비서실장이 대책을 강구하라"고 했습니다.
특히 "필요하면 정원 규정에 문제가 없으면, 정원 규정을 고쳐서라도 인력 보강을 하도록 하라"며 "장기전을 해야 하는데, 초기야 견딘다고 하지만 계속 이러면 견디기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국채 대신 '초과세수'…지급 '지역화폐' 유력
이번 추경 편성은 기존처럼 국채를 발행하는 방식 대신 초과 세수를 활용할 것으로 보입니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지난 11일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관련 질문에 초과 세수 만으로 추경 편성이 가능하다고 답했습니다. 구 부총리는 "석유류 가격 인상에 따라 어려움을 겪고 있는 화물자동차 운송업자, 택배업자, 농어민, 수출 중소기업, 일반 취약계층 등 민생경제를 회복하는 데 필요한 사업을 추경으로 편성하려고 한다"고 예고했습니다.
기획예산처가 발간한 '월간 재정동향 3월호'에 따르면 1월 말 기준 누계 총수입은 74조7000억원으로 지난해 대비 8조5000억원이 증가했습니다. 국세 수입의 경우 52조9000억원을 기록해 지난해 대비 6조2000억원이 늘었습니다.
국세 수입을 세목별로 보면 소득세가 취업자 수 증가와 부동산 거래량의 상승에 따라 1조5000억원이 증가했고, 주식시장 활황에 따라 증권거래세가 2000억원 증가했습니다. 또 부가가치세는 환급 감소와 수입액 증가에 따라 3조8000억원 늘어났습니다.
1월 기준 관리재정수지는 11조3000억원 흑자를 기록했으며 같은 기간 통합재정수지도 14조3000억원 흑자였습니다. 나라 살림이 11조원대 흑자를 기록한 건 부동산 거래 증가와 증시 활황에 따라 국세 수입이 증가한 영향입니다.
이뿐만 아닙니다. 3월에는 반도체 호황으로 법인세 수입이 크게 늘어 흑자 규모는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빚을 내서 편성하던 추경을, 초과 세수로 대체할 가능성이 커진 겁니다.
추경을 위한 '실탄'이 마련된 만큼 국제유가 급등에 따른 민생 및 산업 부담 완화를 위해서는 최소 10조원 규모의 재정이 편성될 것으로 보입니다. 여기에 유가 상승의 장기화까지 겹치게 될 경우 최대 20조원 수준의 추경 편성 가능성도 거론됩니다. 또 이 대통령이 '양극화'를 언급한 만큼 '지역화폐' 지급을 방식으로 하는 취약계층 지원이 주를 이룰 전망입니다. 고유가·고물가·고환율의 파고에서 추경이 '소방수'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한동인 기자 bbha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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