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수급 상황 개선”…비축유 상환 연기 불허에 정유업계 ‘반발’
정부, 원유 상환 연속 연기 불허
업계, 수급 개선 흐름 체감 못해
이익 극대화 시각에 “시황 안 돼”
2026-06-05 15:06:16 2026-06-05 15:06:16
[뉴스토마토 이원진 기자] 정부가 정유업계의 비축유 원유스와프 상환 연기 요청을 불허했습니다. 정유업계는 중동산 원유 공급 차질이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며, 상황을 불허한 정부의 입장이 현장 상황과 괴리가 있다고 주장합니다. 아울러 업계가 상환 연기로 영업이익 극대화를 노린다는 해석에도 선을 긋고 있습니다. 
 
중동전쟁으로 인한 원유 수급 차질로 유가가 급등해 5월 휘발유 1리터 가격이 2000원을 돌파했다. (사진=뉴시스)
 
5일 업계에 따르면 산업통상자원부는 최근 정유업계가 신청한 비축유 스와프 상환 연기 요청을 반려했습니다. 비축유 스와프린 정부가 원유를 정유사에 빌려주고 일정 기간 후 상환받는 제도입니다. 원칙상 기존 차입분 상환이 선행돼야 신규 스와프가 가능하지만, 원유 공급이 불안정해지면서 정부는 예외적으로 연속적인 스와프를 허용해왔습니다. 산업부는 이번 결정과 관련해 “수급 상황이 개선되고 있어 제도를 정상화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업계는 정부 판단이 현실 간 차이가 크다고 지적합니다. 지난 4월 기준 국내 원유 총 수급량은 6450만 배럴로, 이는 전년동기수치인 8223만 배럴 대비 21.57% 감소한 양입니다. 업계에서는 현재도 봉쇄가 이어지는 와중이다보니 당분간 수급 감소세를 피하기 어렵다는 목소리가 나옵니다. 
 
그마저의 수급분도 미국산 중심이라는 점에서 우려가 커집니다. 한국무역협회 자료에 의하면 지난해 기준 평균 16.3%에 불과했던 미국산 원유 의존도는 올해 5월~7월(잠정) 기준 35.6%까지 치솟았습니다.
 
문제는 미국산 원유의 가격 부담입니다. 운송에 20일 가량 소요되는 중동산과 달리 미국산은 약 50일 가량이 소요돼 수송 단가가 높아 실제 기업이 부담하는 가격은 미국산이 더 높습니다.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중동산 원유 수송 단가는 배럴당 1.87달러 였던것에 반해 미국산은 2배가 넘는 3.93달러로 집계됐습니다.
 
다수의 업계 관계자는 “원유 유입 절대량이 감소한 상황 속, 기대고 있는 미국산 원유 조차도 중동산 대비 부적합한 점이 많아 수급 여건이 정상화됐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설명했습니다.
 
비축유 상환 연기를 통해 정유업계가 판매를 극대화하려는 것 아니냐는 정부 경계에 대해서도, 업계는 현 시황을 고려하면 성립하기 어려운 해석이라며 선을 긋고 있습니다.
 
업계는 연초 기준 휘발유와 경유 가격은 각각 리터당 1700원, 1600원 수준이었지만 현재는 2000원 초반대까지 상승하며 소비 심리를 동결시키고 있다”며 “석유화학 업계도 감산 기조를 이어가면서 산업용 수요 역시 줄어드는 추세”라고 강조합니다.
 
실제 수출 여건도 녹록지 않습니다. 산업통상자원부가 공개한 ‘2026년 5월 수출입 동향’에 따르면 정부의 수출 통제 영향으로 휘발유·경유·등유 수출량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1.1%, 24.3%, 99.9% 감소했습니다. 이에 정유업계는 생산을 줄이고 있습니다. 국가데이터처 통계에 따르면 지난 4월 석유정제 생산량은 전월 대비 19.4% 감소했습니다.
 
업계 관계자는 “생산을 늘려도 판매처가 마땅치 않은 상황에서 영업이익 극대화를 노린다는 해석은 현실과 거리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원진 기자 blue451@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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