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전 핵심 ‘드론’…한국은 걸음마 단계
한국 드론, 수출시장 점유율 0.48% 그쳐
정부 드론 수요 늘려도…적자 상황 계속
성장도 제한적…“군이 생태계 지원해야”
2026-10-19 16:33:58 ㅣ 2026-10-19 16:52:44
[뉴스토마토 안정훈 기자] 현대전에서 드론이 핵심 무기로 부상했지만 정작 국내 산업 현장은 아직 걸음마 단계에 머물러 있다는 지적이 나왔습니다. 대다수 중소업체들이 가격경쟁력에서 밀리면서 중국산 부품에 의존하고, 기술개발보다 중국산 부품을 조립하는 데 그치면서 경쟁력까지 약해지는 악순환에 빠졌다는 것입니다. 결국 최대 고객인 한국군이 내부적으로 필요한 역량과 부족한 분야를 파악해 관련 기업과 기술에 투자하고, 해외 기업과의 협력을 지원하는 등 기업 육성 방식을 바꿔야 한다는 제언이 나옵니다. 
 
지난 14일 육군이 경기 양평훈련장에서 Army TIGER+ 미래전 통합전투수행 훈련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19일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에 따르면 지난 2024년 기준 한국의 세계 드론 수출시장 점유율은 0.48%에 그쳤습니다. 국내 방산업체들이 유럽 등 해외에서 수주 실적을 올리고 있지만, 현대전의 ‘게임체인저’로 부상한 드론 등 무인체계 분야에서는 국제 무대에서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하는 것으로 해석되는 대목입니다.
 
물론 국내 기업들도 무인체계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HD현대(267250)는 미국 인공지능(AI) 방산 기업 안두릴과 무인수상함 자율운항 기술을 선보였으며, 한국항공우주산업(047810·KAI)은 최근 경공격기 FA-50과 인공지능(AI) 파일럿을 적용한 다목적 무인기 AAP 편대비행에 성공했습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012450)는 글로벌 무인기 전문 기업 제너럴 아토믹스 에어로노티컬 시스템과 무인기 ‘모하비 STOL’을 공동 개발하는 중입니다. LIG디펜스앤에어로스페이스(079550·LIG D&A)도 무인수상정 개발에 나서고 있습니다.
 
정부 역시 국내 드론 경쟁력 확보를 지원하고 있습니다. 앞서 국방부는 지난 6월 △2만대 이상의 저비용 드론 확보 △장거리 자폭무인기(K-LUCAS) 전력화 △50만 드론 전사 양성 △드론작전사 개편 등을 골자로 한 ‘국방 드론·대드론 발전 정책’을 발표했습니다. 또 2027년도 국방예산안에서 드론·대드론 역량 강화 예산을 8061억원으로 편성했습니다. 이는 올해 6788억원보다 18.8% 늘어난 규모로, 업계의 수요 확대 기대감을 키웠습니다.
 
다만 업계에서는 정부의 구매 확대가 기업의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지기는 어렵다고 보고 있습니다. 최대 고객인 국방부에 납품하는 과정에서 적자를 보는 기업이 적지 않은 까닭입니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에서 (드론) 납품 가격 기준을 중국산 제품으로 세우는 경우가 있다”며 “국내 기업들은 가격경쟁력에서 상대가 안 되는데 중국산 수준의 가격을 요구하는 정책적 괴리 상태에 놓인 기업들도 많은 상황”이라고 했습니다.
 
지난 8일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의 경공격기 FA-50과 다목적 무인기 AAP가 편대비행을 하고 있다. (사진=KAI)
 
중국산에 맞춰진 납품가는 국내 업체들의 ‘중국 의존도’를 심화시키는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기업들이 적자를 줄이기 위해 단가를 맞추는 과정에서 중국산 부품 사용을 늘릴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최기일 상지대 군사학과 교수 겸 한국방위산업연구소장은 “중국이 (국내 기업들에게) 핵심 구성품을 거의 무상에 가깝게 제공하고 있다”며 “단기간에 물량 공세를 통해 시장을 잠식하려는 전략”이라고 했습니다.
 
이러한 조건이 바뀌지 않는다면 국내 업체들의 기술경쟁력 약화는 시간문제입니다. 장원준 전북대학교 첨단방산학과 교수는 “중소기업 입장에서는 개발이 아닌 부품을 사서 조립하는 식으로밖에 갈 수 없다”며 “지금 필요한 건 ‘몇만 대 구매’가 아니라 어떤 분야를 투자하고 연구할지 정해줄 명확한 로드맵”이라고 했습니다.
 
장 교수는 “어느 부분이 필요한지, 정부와 군이 수요를 확실히 해줘야 기업도 조립을 넘어서 연구개발(R&D) 등 기술 확보를 위한 투자에 나설 수 있다”며 “나아가 정부도 해외 기업과 국내 기업을 매칭시켜 주는 등 지원해 줘야 한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결국 한국의 최종 목표는 경쟁력 있는 제품의 저비용 대량생산”이라며 “수요처에서 나아가 생태계를 봐줘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안정훈 기자 ajh76063111@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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