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신월성원전 2호기, `한국 원전`의 새역사 쓴다
삼성물산의 원전 `첫 작품`..안전성 최고 실현
최고의 기술력·공법으로 해외원전시장 진출 박차
2012-11-05 10:51:27 2012-11-05 18:40:50
[뉴스토마토 원나래기자] 지난 1일 울산공항에서 차로 30여분을 달려 도착한 경북 경주시 양북면 해안가. 국내 24번째 원전인 신월성 원전의 대형돔 2개가 웅장한 자태로 눈길을 확 잡아끈다.
 
현 월성원자력본부 인접 부지에 건설된 신월성원자력발전소 1·2호기 현장이다. 지난 2005년 공사를 시작한 1호기는 지난 7월 이미 상업운전을 시작했고, 2호기는 공사 마무리 단계로 접어들면서 본격적인 시운전 준비에 한창이었다.
 
시운전은 실제 연료장전 직전에 모든 설비시설에 대해 실시하는 최종 점검 작업으로, 이달 중 신월성 원전 2호기에 대한 운영허가를 마치면 바로 시운전에 들어갈 계획이다. 연료장전이 이뤄진 후 신뢰성 운전을 거치면 내년 5월에는 준공과 함께 본격적인 상업운전에 들어간다.
 
특히 원전 공사에 첫 주간사로 참여한 삼성물산(000830)은 이번 신월성 원전 2호기에 국내 최고의 전문기술을 총 동원했다. 가장 주력한 부분은 다름 아닌 ‘안전’이다. 일본의 후쿠시마 원전사고 이후 안전에 대한 기술을 대폭 개선해 ‘우리나라에서는 절대 일어날 수 없다’는 강력한 의지가 담겼다.
 
경북 경주시 양북면 '신월성 원자력 발전소 1·2호기' 전경. 사진 앞쪽 건물이 2호기.
 
◇'한국형 원전'의 안전성 실현.."후쿠시마는 없다"
 
신월성 원전은 설비용량 100만㎾급 2기의 가압경수로형(PWR) 개선형 한국표준원전이다. 2호기가 상업운전에 들어갈 경우 연간발전량은 경상북도 전체가 5개월간, 대전광역시가 1년간 사용하고도 남을 전력량과 맞먹는다.
 
무엇보다도 신월성원전 2호기를 둘러보니 후쿠시마원전 사고를 계기로 국내 원전의 안전성을 높이는 데 온갖 노력을 기울이는 모습이 역력했다.
 
원전의 가장 중요한 시설인 원자로와 관련해 원전 연료 펠렛, 원전연료 피복관, 원자로 용기, 원자로 건물 내벽의 철판(6mm)과 외벽의 철근 콘크리트(120cm)까지 총 5개의 보호막을 설치했다. 이는 미국식 안전 기준에 따른 것이다.
 
이같은 원자로 외벽의 안정성을 입증코자 외벽과 동일조건으로 만든 철근 콘크리트 구조물에 무게 27톤의 F4팬텀 전투기를 시속 800km로 충돌시킨 시험영상물을 보여줬을 때는 그야말로 보는 이들의 탄성이 절로 나왔다.
 
미국에서 실험한 이 동영상에서 충돌후 팬텀기는 산산조각이 나서 흔적조차 찾아볼 수 없었으나 콘크리트 외벽은 5cm 정도의 가벼운 찰과상(?)을 입는데 그쳤다.
 
이와 함께 기본적으로 한국형 원전은 일본 후쿠시마 원전과 증기발생기 유무에서 큰 차이가 있다.
 
국내 원전의 경우 증기발생기가 있어 많은 양의 냉각수가 전력공급 없이도 핵연료 냉각수를 공급할 수 있다. 증기발생기는 원자로 냉각수를 격납용기 안에서만 순환시키기 때문에 방사선의 외부노출 가능성이 거의 없다. 반면, 후쿠시마 원전의 경우에는 증기발생기가 없어 원자로에서 발생되는 증기로 바로 터빈을 돌리기 때문에 방사선의 외부노출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다.
 
원자로 내 격납 용기의 크기에서도 그 차이점을 찾을 수 있다. 사고 발생시 방사성 물질의 외부 누출을 방지하는 마지막 안전 방어 장치인 격납 용기가 국내 원전은 일본 후쿠시마원전 크기의 5배 이상이나 크다.
 
격납건물 크기가 클수록 사고 발생시 수소가 발생해도 폭발하는 확률이 그만큼 줄어든다. 또 원자로 격납 건물 역시 특수 철근 콘크리트 등 2중 구조로 만들어져 내부 폭발이 일어나도 견딜 수 있도록 했다.
 
원자로건물 내부에 전원공급 없이도 작동 가능한 수소제거설비 21개가 설치됐다. 이동형 발전차량을 설치해 지진이나 해일 발생시 전원상실에 대비한 것은 물론, 원자로 냉각시스템에는 원자로에 비상냉각수를 외부에서 주입할 수 있도록 하는 설비를 추가로 설치한 것. 사용 후 핵연료 저장 수조에도 비상 냉각수를 외부에서 주입할 수 있도록 했다.
 
아울러 해저 15m 수중에서 냉각수를 취수하고 온배수류를 방류해 냉각효율은 높이고 환경피해는 최소화했다. 실제로 원자로 냉각수로 이용된 후 방류된 물은 어류양식장에 이용돼 방문객들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했다. 광어, 참돔, 전복 등 수십여 종의 수산물이 양식장을 통해 신선하게 유지돼 청정성과 안전성을 입증했다.
 
이승헌 삼성물산 현장소장은 "신월성 원전 2호기는 비상전원이 상실되더라도 냉각수를 공급할 수 있는 설비와 전원공급 없이도 수소를 제거할 수 있는 수소제거설비가 설치돼 후쿠시마 원전보다 훨씬 안전하다"며 "삼성물산의 첫 작품인 만큼 최고의 기술력과 공법으로 최고 수준의 안전성을 갖췄다"고 강조했다.
 
◇삼성물산의 한국형 원전, 핀란드 수출 준비 만전
 
삼성물산은 신월성 2호기 주시공 과정에서 쌓은 노하우을 바탕으로 해외 원전시장 진출에도 최선을 다할 계획이다.
 
이미 가시적인 성과가 나오고 있다. 삼성물산이 주간사로 한수원과 컨소시엄을 이뤄 내년초 핀란드 원전 국제입찰에 참여할 예정이다. 핀란드 민간전력회사인 TVO가 발주한 사업비 6조원 규모 1400㎿급 올킬루오토 4호기에 대한 입찰이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현재 핀란드 입찰에 일본 등의 선진국이 경쟁상대로 참여하고 있으나 후쿠시마 원전사고 이후 '한국 원전'의 안전성이 세계에서 입증되고 있는 만큼 삼성물산 컨소시엄의 수주 가능성이 상당히 높은 상황"이라고 기대했다.
 
그는 또 "신월성 원전 2호기 건설에 최고의 기술력과 공법을 적용, 원전건설에 있어 국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노력했다"며 "원자력 발전분야의 EPC 역량을 글로벌 선진 수준으로 끌어 올려 적극적으로 해외시장 확대에 매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신월성 원전1·2호기는 대우건설(047040)삼성물산(000830), GS건설(006360)이 컨소시엄을 구성해 시공사로 참여하고 있다. 대우건설이 51%, 삼성물산이 35.5%의 지분으로 참여하고 있으며 삼성물산은 2호기의 주 시공사를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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