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국영기업에 "美 컨설팅회사랑 일하지마"
2014-05-26 10:07:02 2014-05-26 10:11:34
[뉴스토마토 원수경기자] 중국 정부가 미국의 스파이 행위를 우려해 국영기업들에 맥킨지나 보스톤컨설팅그룹(BCG) 같은 미국계 컨설팅회사와의 관계를 끊을 것을 명령했다.
 
25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즈(FT)는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미 법무부가 중국 군인 5명을 미국 기업에 대한 간첩혐의로 기소한 직후 중국 정부가 이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보도했다.
 
미 법무부는 지난 19일 중국 인민해방군 장교 5명을 컴퓨터 사기, 기업비밀 절도, 산업스파이 혐의 등으로 기사한 바 있다. 당시 중국은 국영 매체를 통해 미국은 "고상한척하는 악당"이자 "고위급 훌리건"이라는 비난을 서슴지 않았다.
 
(사진=로이터통신)
이번 미국계 컨설팅 회사에 대한 업무금지 조치는 구두의 반발에 이어 실질적으로 맞대응을 하겠다는 뜻으로 보인다.
 
중국 당국 관계자는 "정권 핵심에서 외국계 회사에 빼앗겼던 일을 되찾기 위해서는 정보시스템에 중점을 둔 국내 컨설팅 팀을 꾸려야 한다는 제안이 나왔다"며 "현재는 중국 국영 회사의 정보를 얻기 위해 외국 기업이나 기업인들이 자국 회사를 이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 동안 맥킨지와 BCG, 배인앤컴퍼니, 스트래터지앤(전 부즈앤컴퍼니) 등 미국 컨설팅회사들은 급성장하는 중국 시장에서 활동영역을 꾸준히 넓혀왔다.
 
이들 컨설팅회사들은 중국의 이번 조치와 관련해 공식 입장을 내놓지는 않았으나 아직 일부 중국 국영 기업들과의 업무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들의 중국내 주요 고객은 대부분 사기업과 다국적 기업인만큼 이번 업무중단 조치로 인한 일부 손해는 있을 수 있겠지만 중국내 활동을 심각하게 저해할만한 수준은 아닌 것으로 예상됐다.
 
이 밖에도 중국은 앞서 지난 22일 중국에 제공되는 모든 외국계 IT 제품 및 서비스는 새로운 보안검열절차를 거치게 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검열을 통과하지 못하는 제품이나 서비스는 중국내 사용이 금지될 예정이다. 특히 통신과 금융, 에너지 등 국가 보안이나 공공 이익과 관련된 분야에 대한 집중 검열이 이뤄질 전망이다.
 
실제로 마이크로소프트의 최신 컴퓨터 운영체제인 '윈도우8'은 이미 지난주 보안상의 이유로 중국내 사용이 중단됐다.
 
하지만 중국이 서구의 소프트웨어 등에 크게 의존하고 있어 미국 IT 기업들을 업무에서 완전히 배제시키는 것은 힘들 것으로 보인다.
 
FT는 "중국은 지난 10여년간 정부차원에서 미국의 IT 기업에 맞설 수 있는 자국 기업을 키우고자 노력해왔으나 실패했다"며 "마이크로소프트의 대항마로 키우기 위해 중국과학원(CAS)에서 지원했던 '레드플레그소프트웨어'도 지난 2월 자금난으로 문을 닫고 말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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