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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물가의 역설)①지표는 '低低' vs 체감은 '高高'
1월 소비자물가 전년比 0.8% 상승..두 달 연속 0%대
체감물가 고공행진..설 앞두고 장바구니 부담↑
2015-02-13 14:00:00 2015-02-13 14:00:00
[뉴스토마토 박진아기자]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년 연속 1%대에 이어 올해는 0%대로 떨어지면서 저물가 흐름이 지속되고 있다. 저물가 흐름이 이어지면서 디플레이션(물가 하락)에 대한 우려도 점점 커지고 있다. 지표상 수치는 저물가이지만 실제 소비자들이 느끼는 체감 물가는 여전히 높다. 뉴스토마토는 저물가가 보여주는 각종 이면을 세 차례에 걸쳐 짚어본다. <편집자주>
 
"월급 빼고 다 올랐어요. '저물가, 저물가'라고 해도 실제 느껴지는 체감 물가는 고공행진 중입니다. 설도 다가오는 데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에요." (삼전동, 60대 주부)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15년 만에 최저 수준이지만 지표상 수치와 소비자들이 피부로 느끼는 체감 물가와의 괴리가 커지고 있다.
 
지표상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국제유가 하락 영향으로 두 달 연속 0%대 저물가 행진을 이어가고 있지만, 소비자들이 느끼는 체감 물가는 고물가 흐름인 것.
 
(자료=기획재정부)
 
◇두 달 연속 0%대 물가 상승..국제유가 하락 영향
 
13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같은 달보다 0.8% 오르는데 그쳤다. 지난해 12월(0.8%)에 이어 2개월 연속 0%대 흐름이다.
 
통계청은 올해부터 2000원 인상된 담뱃값이 소비자물가를 그나마 0.58%포인트 끌어올렸다고 분석하고 있다. 담뱃값을 인상하지 않았다면 지난달 물가상승률은 0.22%에 그쳤다는 의미다. 사실상 제자리걸음이다.
 
이처럼 지표상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0%대의 낮은 수준을 보이고 있는 것은 국제유가를 비롯한 원자재 가격이 하락한 영향이 크다. 지난달 휘발유와 경유, 자동차용 액화석유가스(LPG) 가격은 각각 20.0%, 21.6%, 21.0% 떨어졌다.
 
손웅기 기획재정부 물가정책과장은 "지금의 저물가는 유가 하락의 영향이 워낙 크다"면서 "국제유가 등 공급여건은 양호한 수급여건으로 인해 당분간 안정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체감 물가 '고공행진'..월급 빼고 다 올랐다
 
하지만 소비자들이 느끼는 체감 물가는 지표상의 수치와는 다르게 고공행진 중이다. 월급 빼고 다 올랐다는 서민들의 한숨 소리만 더 깊어진 것.
 
실제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두 달 연속 0%대를 기록했음에도 일상과 밀접한 품목인 돼지고기, 의류, 신발 등의 가격은 오히려 상승했고, 전기 및 수도 요금 등 공공요금도 잇따라 올랐다.
 
통계청의 '2015년 1월 소비자물가동향'을 보면 우선 연초부터 담뱃값이 2000원에서 4500원으로 뛰면서 주류 및 담배 가격이 지난해 같은 달보다 49.7%로 껑충 뛰었다.
 
여기에 설을 앞두고 채소값도 큰 폭으로 올라 상추와 시금치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각각 58.0%, 52.3% 상승했다. 육류의 경우 돼지고기는 10.5%, 수입쇠고기 6.0%, 국산쇠고기 5.2% 각각 올랐다.
 
손웅기 물가정책과장은 "겨울철을 맞아 기상 악화로 주요 농산물 공급이 감소하면서 농산물 가격이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서울 송파구에 사는 주부 김모(62)씨는 "정부에서 저물가라고 해도 실제 피부로 느껴지는 체감 물가는 매우 높다"면서 "설도 곧 다가오는데 물가가 하도 높아서 조상님 차례상에 올릴 음식도 줄일 판"이라고 토로했다.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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