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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사, 4분기 실적 보수적으로…회계기준 강화로 고삐 죌 듯
대형사 미청구공사액 전분기 대비 10% 이상 감소 전망
건설사 미수금 회수 집중, 계절적 요인도 한 몫
2016-01-12 15:35:21 2016-01-12 15:35:45
[뉴스토마토 최승근기자] 대형 건설사들이 4분기 실적 발표를 한 달 가량 앞두고 재무관리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올 1분기부터 적용되는 정부의 수주산업 회계기준강화에 대비해 보수적으로 회계기준을 설정하고, 미수금 회수에 집중하는 등 재무부서와 영업부서를 중심으로 분주한 모습이다.
 
이에 따라 대형사의 4분기 실적은 해외 프로젝트 손실에 따른 수익성 악화에도 불구하고 미청구공사액 감소 등으로 향후 실적 악화에 대한 불안감은 다소 해소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4분기 실적의 관건은 미청구공사 잔액의 규모와 저가수주 손실 반영 여부다. 지난해 대우조선해양(042660)삼성엔지니어링(028050) 사태로 수주산업의 미청구공사 규모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미청구공사 규모가 신용평가의 가장 중요한 잣대로 인식되기 때문이다.
 
저가수주 손실 규모를 얼마나 실적에 반영할 지도 4분기 실적의 향방을 결정짓는 요소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올 1분기 실적부터 '수주산업 회계투명성 강화 방안'이 적용됨에 따라 기존 손실을 지난해 4분기 실적에 반영할 가능성이 높아서다.
 
정부와 금융당국이 지난해 10월 발표한 '수주산업 회계투명성 강화 방안'에 따르면 건설사들은 올 1분기부터 계약금액이 매출 5% 이상되는 사업장의 ▲공사 진행률 ▲미청구공사 잔액 ▲매출채권(대손충당금) 등을 공시해야 한다. 하반기부터는 핵심감사제도 적용될 예정이다. 다만 업계의 반발이 컸던 원가율 공개는 제외될 전망이다.
 
4분기 대형사들의 미청구공사 규모는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상장 대형사를 중심으로 미수금 회수에 집중하고 있는 데다 4분기의 경우 연말 기성금이 몰리는 계절적 이유도 영향을 미쳤다.
 
미래에셋증권은 지난 11일 발표한 업종보고서에서 대형 건설사 6개사의 미청구공사 잔액은 지난해 3분기 평균 2조1026억원에서 올해 말 1조8407억원으로 12.5%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국내 대형 건설사 중에서는 GS건설(006360)현대건설(000720)이 해외건설 규모와 비중이 큰 편이다. GS건설의 경우 지난해 4분기 미청구공사 잔액은 지난해 고점 대비 30% 감소한 2조2600억원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아랍에미리트 루와이스 정제소 현장의 공사대금 회수 등 진행단계의 대형 프로젝트들이 대금을 회수할 수 있는 마일즈스톤에 도달한데다 쿠웨이트 와라 프로젝트 등 원가율이 높은 악성 사업장의 대금회수에도 탄력이 붙고 있다.
 
아울러 대표적인 저가 현장 중 우즈벡 우스튜르트 가스화학 플랜트(UGCC), 인도네시아 중질유 분해 시설(RFCC)이 지난해 말 완공돼 미청구공사액 감소세는 상반기에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올 1분기부터 적용되는 정부의 수주산업 회계기준강화에 대비해 대형 건설사들이 재무관리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사진은 GS건설이 완공한 UAE 루와이스 정유공사 건설현장. 사진/GS건설.
 
현대건설은 아랍에미리트 원전, 우즈벡 탈리마잔, 쿠웨이트 코즈웨이 교량 등에서 미청구공사액이 감소하면서 지난해 4분기 약 5000억원가량의 미청구공사 잔액을 줄인 것으로 알려졌다.
 
박상연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4분기 건설업체의 이슈는 정부의 수주산업 회계기준강화 적용으로 인한 국내외 부문의 보수적인 회계처리 여부"라며 "중동 해외 저가물량의 완공 진입 시기와 맞물려 시장의 우려는 큰 상황이지만 지난 3년간의 지속적인 손실 처리로 과거와 같은 대규모 손실 반영 가능성은 희박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최승근 기자 painap@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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