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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분기 주요 상장건설사 실적, 해외사업이 또 발목 잡나
국내 주택사업 바탕으로 '턴어라운드' 기대
해외원가율 등 해외 부실의 암운이 '발목'
2016-01-13 16:35:08 2016-01-13 16:35:22
[뉴스토마토 성재용기자] 오는 21일 대림산업(000210)을 시작으로 건설업종의 4분기 실적이 발표될 예정인 가운데 주요 상장건설사들의 영업이익이 대체로 개선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다만 여전한 해외건설 부실이 실적 '턴어라운드'의 발목을 잡을 것으로 보인다.
 
13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현대건설(000720), 대우건설(047040), GS건설(006360), 대림산업, 현대산업(012630)개발 등 5개 주요 상장건설사의 최근 3개월간 증권사에서 발표한 예상 영업이익은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건설사별로는 대림산업이 크게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대림산업의 매출 증가는 작년 3분기부터 나타났는데 이는 주택을 포함한 건축 부문과 해외 플랜트의 매출 증가가 동반되면서 나타난 현상으로 보인다. 지난해 양호했던 화학 부문 외에도 건축 부문이 3분기에 이어 해외플랜트 원가율이 비교적으로 인식될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관건은 사우디아라비아 현지법인인 DSA의 적자 규모인데, 3분기에 공기지연, 예정원가율 상승분 등으로 944억원의 비용을 반영한 바 있다. 저수익 프로젝트에서의 적자 지속 및 별도 기준 저수익 프로젝트들의 준공 임박에 따른 비용 반영 가능성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채상욱 하나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화학과 건설(발전) 부문의 디벨로퍼로서 비전을 수립하고 차곡차곡 갈 길을 가고 있지만, 해외건설 부실 등 지난 사업의 암운이 여전히 드리워져 있다"라고 분석했다.
 
GS건설도 영업이익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GS건설의 경우 미청구공사 급증에 따른 실적 불안 확대와 순차입금 증가 등 유동성 악화, 그리고 이들 리스크 요인의 근원인 해외 저수익 프로젝트의 공기 지연이 3개 핵심 현안이다.
 
미청구공사는 3분기 말 기준 3조1739억원으로 전년 말 대비 33% 급증하면서 신용평가기관을 중심으로 우려가 제기됐지만, 4분기 들어 한 분기 만에 30% 가까이 급감한 것으로 추정된다. 진행 단계의 대형 프로젝트들이 계획된 공정에 도달한데다 완공 단계의 저수익 프로젝트들은 대금회수에 탄력이 붙고 있기 때문이다.
 
해외 프로젝트 진행이 가속화되고 주택 착공현장이 급증하던 작년 1분기 순차입금은 연중 최대인 2조3324어원에 달한다. 이후로는 잇단 주택분양의 성공으로 대규모 계약금이 유입되면서 유동성이 점차 개선되고 있는 추세다. 4분기 순차입금은 1분기에 비해 감소한 1조3000억원 안팎으로 추정된다. 3분기에 있었던 파르나스호텔 지분 매각이 큰 역할을 하기도 했지만, 매출채권 회수도 적잖은 공헌을 했다는 분석이다.
 
현대산업개발 역시 4분기 55%가량 증가한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3분기 일시적으로 감소했던 주택매출이 증가하고 미분양 단지인 '수원 2차' 재판매분 매출 인식으로 자체사업 원가율이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특히, 1분기 저수익 사업장이 마무리되고 정상 사업장 분양 가구 수가 증가하면서 현금 유동성이 풍부해지기 시작했다. 2014년 말 1조5000억원 규모였던 순차입금이 2015년 말 8000억원 규모로 감소할 전망이다.
 
조윤호 동부증권(016610) 애널리스트는 "4분기 실적이 컨세서스를 상회하면서 3분기 실적 부진으로 인한 실적 신뢰도 하락을 만회할 수 있을 것"이라며 "뿐만 아니라 풍부해진 유동성을 통해 디벨로퍼 역량이 강화되면서 주택경기 변동성에 대한 리스크를 낮출 수도 있게 된다"라고 내다봤다.
 
현대건설은 소폭 상승하는데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다. 3분기까지 주택사업을 중심으로 안정적인 영업흑자에도 불구하고, 플랜트·전력 누적총매출이익이 2110억원으로 전년대비 5% 성장에 그치면서 연초 기대에 못 미치는 모습을 보였다. 주요 대형 프로젝트들의 착공 지연으로 매출액이 역성장하면서 이익개선이 발목을 잡힌 것이다.
 
또 자회사 현대엔지니어링의 경우 빠른 매출 성장에도 수익성이 점점 떨어지고 있어 이익측면에서 정체 상태가 지속될 전망이다.
 
이재원 유안타증권(003470) 연구원은 "건설업종은 현재 국내 주택경기 둔화, 해외 플랜트 발주 감소, 회계투명성에 대한 낮은 신뢰도라는 삼중고를 겪고 있는 상황"이라며 "탄탄한 이익창출능력에도 불구하고 현대건설 역시 이 같은 문제들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기 때문에 해외수주 회복에 대한 가능성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대우건설은 영업이익이 전년에 비해 6%가량 하락할 것으로 예상됐다. 주택분양 증가와 국내 대형플랜트 착공 효과로 주택과 국내 플랜트 매출이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지만, 동남아시아 지역 건축 프로젝트에서 추가 공사비가 발생하면서 해외원가율이 전분기 대비 상승해 100% 이상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되면서다.
 
장문준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주택, 건축, 플랜트를 중심으로 하는 국내 부문의 안정적인 포트폴리오가 인상적이지만, 해외 부문의 불확실성은 지속되고 있다"며 "향후 성장동력을 해외시장에서 찾고 있는 만큼 조속한 해외원가율 정상화를 통해 기본적인 경쟁력을 증명해야 비로소 국내 사업 포트폴리오의 안정성도 재평가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주요 상장건설사들의 4분기 실적 발표 시즌이 도래하는 가운데, 해외 부실사업장이 또 다시 발목을 잡을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자료/에프앤가이드
 
성재용 기자 jay111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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