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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테크스토리)안정적인 수입 챙기는 'P2P대출' 투자 주목
대출 채권에 투자해 고수익 노려…간접투자 가능한 사모펀드도 등장
2016-01-20 14:07:29 2016-01-21 10:06:06
금융시장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투자자 불안도 커지고 있다. 저유가 공포에 신흥국 환율이 급등하고 증시가 요동치자 투자자들은 달러나 금 등 안전자산에 돈을 옮기고 있다. 금융사에 문의하면 채권이나 배당상품에 투자하라는 조언을 받지만 마음이 내키지 않는다.
 
특히, 은퇴를 앞두거나 은퇴한 이들이라면 고민은 더욱 심각할 것이다. 금리상승도 쉽지 않을 것 같고 원자재에도 투자하기 어려운 상황. 이런 때일수록 정통자산을 대체할 투자에 대한 관심이 커질 때다. 이런 가운데 최근 미국에서 시장변수에 휘둘리지 않고 매월 안정적인 수입을 얻고자 하는 투자자에게 'P2P금융'이 대안이 될 수 있다는 의견이 나와 주목된다.
 
연 8% 수익 가능한 P2P대출 투자
필립벤 둔 투자칼럼니스트는 미국 경제매체 마켓워치에 쓴 글에서 "올해 금융시장은 미국 금리상승과 중국 경기둔화 우려, 국제유가 등 복잡한 변수가 산적해있다"며 "금융매체나 전문기관들은 대부분 주식이나 채권을 대상으로 단기기회를 얘기하지만 이를 듣고 투자수익으로 연결시키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특히 일정한 수입이 없어 투자를 통한 소득이 필요한 경우라면 단기투자는 오히려 득보다 실일 가능성이 크다. 채권이나 배당, 부동산투자의 경우 저금리 장기화로 기대수익률이 상당히 낮은 수준이다. 하지만 현재 P2P플랫폼을 통한 대출에 투자할 경우 현재 연 6~8%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국내에서도 P2P금융에 투자할 경우 기대되는 수익률은 연평균 8~10%수준이다.
 
대출채권 선택기준 ‘공인된 신용점수'
일각에서는 P2P금융에 대해 대출자와 투자자를 연결해주는 플랫폼일 뿐 투자자가 원금을 다 잃을 수 있다고 지적한다. 물론, 원금이 보장되지 않는 금융상품에 투자할 때는 신중해야 한다. 하지만 이는 펀드 혹은 채권 ,원자재 등 다른 금융상품에 투자했을 때도 해당된다. 주목할 점은 P2P대출은 투자를 결정하는 기준이 대출채권의 신용점수 혹은 등급이라는 점에서 더 안정적일 수 있다. 현재 미국에서 P2P금융을 주도하는 렌딩클럽은 대출건에 따라 상환기간이 다른데 최장 60개월까지 있다. 이 때 각 대출에 대한 승인이나 금리는 단계에 따라 엄격한 신용기준을 적용한다.
 
실제 렌딩클럽에 신용대출을 신청한 대출자들은 미국 신용평가기관 FICO 기준으로 크레딧점수 699점 이상인 경우가 다수였으며 연소득 역시 7만달러가 넘는 이들도 많다는 설명이다. 피코 기준으로 699점 이상이면 굿크레딧으로 카드발급이나 은행계좌신청에 아무런 문제가 없는 등급이다. 렌딩클럽은 이렇게 선정한 대출자 가운데서도 상환기간과 금리, 변동성을 고려해 A에서 G로 등급을 나누고 이자율 범위도 7,34%에서 25.34%까지 확대된다. 
 
잘 갚을 대출자 선별하는 시스템 중요
국내 핀테크 P2P대출 업계도 대출심사에 가장 많은 신경을 쓴다고 한다. 8퍼센트의 경우 KCB신용평가시스템을 활용한 다음 자체적으로 소셜데이터를 더해 신용점수를 데이터화한다. 투자자와 대출자를 연결시켜주는 시스템인 만큼 대출자의 자산보다 현금흐름이 가능한 구조인지를 파악하는 데 중점을 둔다는 설명이다. 렌딧은 자체 개발한 신용평가시스템인 ‘렌딧CSS등급’을 바탕으로 금리를 정한 다음 돈을 빌려준다. 렌딧CSS(Credit Scoring System)는 이 회사 고유의 개인신용평가 시스템이다.
 
신용평가사 신용등급과 대출자 금융기록, 소셜데이터를 종합해 세부적으로 대출자 신용도를 분석하고 평가해 등급을 산출한다. 등급은 총 20개로 나뉘며, 렌딧은 10등급 이하 판정을 받은 대출자를 대상으로만 돈을 빌려준다. 이와함께 피플펀드는 자제 개발한 신용평가시스템과 글로벌비신용평가기관인 '렌도'를 함께 활용한다. 초저금리에도 매력적인 수익률이 유지되려면 상환에 문제없는 대출자를 잘 추려내는 기술이 필요한 것이다. P2P금융이 단순 플랫폼이 아닌 핀테크로 불리는 이유다.
 
소액으로 여러 채권에 분산 투자해야 
그래도 원금손실 위험을 우려하는 이들이 있다. 금융당국이 P2P플랫폼이라도 자기자본대비 10배 이상 대출을 집행하지 못하도록 방침을 정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생면부지의 대출자가 돈을 갚지 않으면 투자자는 돈을 날릴 수 있다는 우려다. 그래서 투자 포트폴리오가 나온 것이다. 위험을 반드시 인지하고 작은 금액 단위로 여러 채권에 분산투자하라는 얘기다. 이를 증명하는 데이터는 많다. 미국 렌딩클럽이나 영국의 소파에 따르면 최소 100개 이상 채권을 투자할 경우 10%내외의 긍정적인 수익을 얻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금융위기 직전인 2007년까지 시간을 확대해보면 렌딩클럽의 경우 수수료와 신용정보 수집비용 등 1%를 제외한 수익률은 평균 7%로 수렴했다. 통상 금융위기가 시작되는 경기침체 국면에는 연체율 상승과 손실 증가를 예상하지만 전 구간에서 회수율과 투자수익률은 비슷했다는 설명이다. 영국 P2P금융 조파(ZOPA)대표 자일러스도 이코노미스트에 쓴 글에서 "금융위기 당시 은행보다 P2P를 통한 대출회수율이 양호했는데 기관으로부터 빌린 돈보다 개인에게 빌렸다는 책임감이 오히려 상환에 도움이 됐다"고 언급한 바 있다. 
 
P2P금융 관련 사모펀드도 등장 
이처럼 P2P금융에 대한 인식이 달라지면서 영국이나 미국 등 선진국에서는 P2P대출에 직접 투자하기 어려운 이들을 위한 사모펀드도 개발되고 있다. 은행 내 프라이빗머니 매니저나 보험사내 사모펀드가 렌딩클럽에 있는 특정 대출을 묶어 포트폴리오에 투자를 하는 것이다.
 
필라델피아에 위치한 금융투자자문 블루스톤 캐피탈 창업자 리 칼포는 "P2P대출과 같은 비전통적인 신용대출은 시간이 지날수록 기존 대출의 자리를 차지하게 될 것"이라며 "전문투자자의 참여가 늘고 있다는 것은 P2P대출이 자산가나 기관에게 좋은 소득이 되고 있다는 증거"라고 얘기했다. P2P업계 관계자는 "시장이 성장한 이후에는 모두에게 기회가 열려있지 않을 수 있다"며 "아직은 수익률도 매력적인 수준이어서 위험 관리가 가능하다면 좋은 수익을 얻을 수 있는 기회임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명정선 기자 cecilia102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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