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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유소 TV광고가 '사라진다'
소비자 유인효과 미미…시장 불확실성도 마케팅 활동 위축시켜
2016-02-24 09:57:15 2016-02-24 09:57:15
[뉴스토마토 남궁민관 기자] 국내 주요 정유사들의 TV광고가 자취를 감추고 있다. 한때 각종 캐릭터와 광고음악, 슬로건 등으로 소비자들의 눈과 귀를 사로 잡았지만 최근 국제유가의 변동성 확대, 중국 성장둔화 등 경영환경의 불확실성이 증대되며 TV광고 집행이 줄어드는 추세다.
 
2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TV광고를 대폭 축소한 국내 주요 4개 정유사가 올해에도 보수적인 마케팅 기조를 이어갈 예정이다. 정유 4사는 지난 2014년 유례없는 적자를 기록하며 지난해 TV광고를 대폭 줄였다. 지난해 높은 정제마진으로 반전에 성공했지만, 시장의 불확실성이 이어지고 있는 만큼 마케팅 비용 절감은 올해에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특히 소비자들이 주유소를 선택하는 주요 요인으로 가격이 결정적인 만큼 TV광고를 통한 브랜드 홍보가 시장 점유율 확대에 큰 효과가 없다는게 정유업계의 지배적 의견이다. 상품권 증정 등 경품 이벤트, 보너스 포인트 추가적립 등 주유소 이벤트 활동 역시 함께 사라졌다.
 
업계 관계자는 "TV광고는 정유사들의 주머니 사정이 좋을 때 브랜드 이미지 관리 차원에서 진행하는 것"이라며 "정유사들이 지난해 많은 이익을 냈지만 여전히 시장 변동성이 큰 만큼 마케팅 비용 절감 기조는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중요한 것은 가격인데, TV광고를 비롯해 신용카드 제휴, 보너스 포인트 적립 등은 결국 최종 소비자의 가격부담을 높일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아임 유어 에너지(I'm your energy)'라는 슬로건과 이를 이용한 광고음악으로 익숙한 GS칼텍스는 지난해 TV광고를 전면 중단했다. 올해에도 TV광고를 재개할 계획이 없는 상태다. 현대오일뱅크 역시 TV광고에 회의적이다. 회사 관계자는 "TV광고의 효과가 없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톡톡한 광고 효과를 얻었던 SK에너지의 '빨간모자 아가씨' 광고도 자취를 감췄다. SK에너지는 정유사업을 담당하고 있는 SK이노베이션의 자회사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 2014년 이후 '빨간모자 아가씨' 등 주유소 TV광고를 중단했으며, 지난해에는 윤활유 '지크' TV광고만 진행했다. 올해에는 "아직 확정된 내용은 없다"고 말했다.
 
다만 정유 4사 가운데 S-Oil만 꾸준하게 TV광고를 펼치고 있다. 휘발유의 기름방울을 형성화한 캐릭터 '구도일'을 통해 지속적으로 브랜드 홍보에 나서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모든 경쟁 방식이 가격에 매몰돼 있기 때문에 브랜드 차별화를 못 이루는 상황"이라면서도 "다만 내수 네트워크 강화를 위해 일관되게 TV광고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2012년 S-Oil 한 주유소에서 캐릭터 '구도일'을 앞세워 경품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최근 주유소에서는 이같은 모습을 찾아보기 어렵다.사진/뉴시스
 
 
남궁민관 기자 kunggij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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