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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뚜기, 부진한 신사업 재시동
삼화식품 흡수합병으로 '차' 사업 재정비
2016-12-13 14:10:54 2016-12-13 14:10:54
[뉴스토마토 이광표기자] 오뚜기(007310)가 지지부진한 사업다각화에 재시동을 걸고 나섰다. 수익성이 악화된 자회사를 흡수합병하고 신사업 재정비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1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오뚜기는 자회사인 오뚜기삼화식품을 흡수합병하기로 결정했다.
 
오뚜기가 지난 2010년 인수한 오뚜기삼화식품(옛 삼화한양식품)은 차(茶)류 가공업을 영위하는 회사다. 인수 당시 오뚜기는 2세 함영준 대표 체제가 시작될 때였다.
 
함 회장은 삼화한양식품 인수하고 오뚜기삼화식품으로 재출범해 본격적인 차 사업을 시작했다. 보수적 경영구조를 탈피한 사업다각화의 일환이었다. 차는 생활필수품이 아니지만, 차 품질의 고급화 및 다양화로 이어지고 있어 잠재적 발전가능성이 있다는 판단에서였다.
 
출시 이후 오뚜기는 유자차와 궁중한차, 율무차 등의 전통차뿐 아니라 헛개차, 마테차, 도라치차 등 민감한 소비 트렌드를 반영해 신제품을 잇따라 출시했다. 
 
하지만 오뚜기삼화식품의 실적은 인수 이후 오히려 뒷걸음질을 쳤다. 기대했던 시너지를 내지 못한 것이다. 2013년 201억원이던 매출액은 2014년 196억원, 지난해 191억원을 기록했다. 올 상반기 매출 역시 67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10% 가까이 감소했으며 당기순이익은 16% 줄었다. 
 
이번 인수 배경도 더 이상 수익성 악화를 지켜볼 수 없다는 판단에 경영 효율성을 높이고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합병이라는 게 오뚜기 측 설명이다.
 
실제 오뚜기는 사업다각화가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적극 추진한 일부 신사업이 회사의 애물단지가 되고 있어서다. 
 
함 회장은 차 사업 외에도 건강기능식품 시장에 야심차게 뛰어들었다. 가공식품에 주력하던 기존 이미지에서 벗어나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갖추고, 국내외 시장에 발 빠르게 대응하려는 복안이었다.
 
그러나 2012년 초에 시작한 건강기능식품 사업 역시 성과가 미미하다. 당시 오뚜기는 '네이처바이'라는 건강기능식품 브랜드를 론칭하고 이듬해 미국 1위 건강기능식품 브랜드 '네이처메이드'도 함께 선보이기 시작했다. 
 
하지만 건기식 진출 5년을 앞둔 현재 네이처바이의 건강기능식품은 1종에 불과하고 네이처메이드 8종을 함께 판매하며 건기식 사업의 명맥만 겨우 유지하고 있는 상황이다. 자사 온라인몰과 본사 1층 매장에서만 구입이 가능해 건기식 시장 포화 속에 유통망 확보 등 면밀한 사전 검토 없이 섣불리 시장에 진출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이에 업계에선 차 사업도 흡수합병을 통해 재정비에 나선만큼 건기식 사업도 어떤 형태로든 재점검이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오뚜기가 주력 가공식품을 통해 내실 있는 경영으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사업다각화는 늘 풀지 못한 숙제"라며 "시장 변화가 빠르게 진행되는만큼 신사업 재정비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고 관측했다.
 
 
(사진제공=오뚜기)
 
이광표 기자 pyoyo8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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