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해운업계, '인수합병' 폭풍속으로
초대형 선사, 화주와의 협상력 높여 시장 지위 강화
입력 : 2017-02-17 06:00:00 수정 : 2017-02-17 06:00:00
전세계 해운업계가 30년만에 찾아온 불황 탓에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글로벌 7위인 한진해운이 역사의 뒤안길로 흔적 없이 사라져 버리는가 하면 글로벌 순위권 기업이 인수합병 등으로 생존에 나서고 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한때 한진해운은 법원의 파산선고를 하루 앞두고 홈페이지를 폐쇄했다. 지난 1977년 설립된 국내 1위 해운사 한진해운이 40년만에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됐다. 지난해 9월 법정관리에 돌입한 뒤 파산선고까지 걸린 기간은 단 6개월이다. 
 
지난해 12월 세계 최대 선사인 덴마크 머스크라인은 세계 7위인 독일 함부르크수드를 인수하기로 했다. 사진은 머스크라인의 초대형 컨테이너선 모습. 사진/뉴시스
 
다른 글로벌 해운업체들 역시 사정은 마찬가지다. 현재로써 생존을 위해 선사간 인수합병에 나서는 게 최선책이다. 지난해 12월 세계 최대 선사인 덴마크 머스크라인은 세계 7위인 독일 함부르크수드를 인수하기로 했다. 함부르크수드는 칠레 선사 CCNI와 브라질 선사 알리안카를 인수한 바 있다.
 
함부르크수드의 매각가는 4조6800억원 안팍으로 머스크라인에서 실사를 마친 뒤 이달 중으로 최종 계약을 체결할 것으로 알려졌다. 함부르크수드는 전세계 250여개 지사에 600여명의 직원이 근무 중이며, 지난해 매출 7조4000억원 수준을 달성했다.
 
지난해 하반기 세계 6위인 하팍로이드는 범아랍선사인 세계 10위 UASC 인수를 발표했다. 하팍로이드는 지난 2014년 칠레 CSAV에 이어 UASC까지 인수하면서 총 120억 달러 규모의 선박 237척을 운영하는 대형 선사로 발돋움하게 됐다.
 
아시아에서는 중국 COSCO가 자국의 CSCL을 인수합병하면서 세계 4위 선사로 급부상했고, 일본 3대 정기선사들도 통합하면서 몸집을 불리고 있다. 최근에는 홍콩 선사인 OOCL이 인수합병 시장에 나오면서 중국 COSCO와 프랑스 CMA CGM, 대만 Evergreen 등이 인수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올초까지 세계 10위권 내 대형 선사들이 쉼 없이 인수합병에 나서면서 초대형 선사와 중소 선사간의 간격이 더욱 뚜렷해지고 있다. 실제로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에 따르면 글로벌 상위 5대 선사의 지난 2015년 공급 점유율은 47%에서 지난해 9월 54%까지 높아졌다. 현재 선사들간 인수합병이 마무리되면 7대 선사의 공급 점유율은 71%까지 치솟을 전망이다.
  
이처럼 선사들이 앞다퉈 몸집을 키우면서 해운동맹(얼라이언스)에 대한 개념도 사라질 것이란 관측이다. 초대형 선사들은 선복량과 영업망 등을 스스로 갖춤으로써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고, 화주와의 협상력 강화를 통해 운임을 높일 수 있다.
 
기존 해운동맹은 선사들이 모여 자신이 서비스하지 못하는 노선의 화주를 확보하고, 선복을 조절해 원가를 낮추는 차원이었지만, 초대형 선사는 누구의 도움 없이 스스로 선복·노선·운임·운영 등을 결정하는 구조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 몇 년간 선사간 치킨게임으로 운임이 추락해 어려움을 겪었지만, 지난해부터 체력이 떨어진 선사들이 버티지 못하고, 인수합병 매물로 나오면서 빠르게 시장이 재편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초대형 선사들이 등장하면서 시장에서 막강한 지위를 누리는 동시에 중소 선사들은 경쟁력 하락으로 더 힘들어질 수밖에 없다”고 전망했다.
 
김영택 기자 ykim98@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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