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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건설·CJ건설, 그룹 수주물량 빼고 '홀로서기' 힘겨워
"주택·공공임대 등 다양한 포트폴리오 구축 시급"
2017-05-23 06:00:00 2017-05-23 08:16:27
범 삼성가에서 분가해 유통업계에서 양대산맥을 이룬 신세계그룹과 CJ그룹의 건설 계열사인 신세계건설과 CJ건설이 ‘홀로서기’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그룹의 전폭적인 수주 지원을 받고 있지만 지속적인 수익 창출을 위한 사업을 발굴하지 못하면서 자발적 수주의 한계에 봉착하는 모습이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신세계건설의 지난 5년간 실적 추이를 살펴보면 2012년 매출 5998억원, 2013년 4413억원, 2014년 8360억원, 2015년 1조856억원, 2016년 1조4382억원으로 꾸준히 외형 성장을 이뤘다. 영업이익 역시 2012년 78억원, 2013년 202억원(영업손실), 2014년 247억원, 2015년 418억원, 2016년 519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CJ건설 역시 2012년 매출 2989억원, 2013년 2994억원, 2014년 3064억원, 2015년 5290억원, 2016년 6326억원을 달성했다. 영업이익은 2012년 14억원, 2013년 5억원, 2014년 36억원, 2015년 131억원, 2016년 121억원으로 집계됐다.
 
신세계건설과 CJ건설 모두 대형 건설사의 실적과 비교하면 초라하지만, 어려운 시장 여건 속에서도 성장세를 이어오면서 나름 선방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CJ건설이 건설 중인 CJ대한통운의 택배메가허브터미널 조감도다. 내년 6월30일 준공 예정이다. 사진/CJ건설 홈페이지 갈무리
 
하지만 이들 건설사가 계열사의 일감 몰아주기를 통해 성장하면서 실적을 쌓았다는 점은 문제다. 외형성장은 이뤘지만, 사업이 그룹사의 일감에 편중되면서 기업의 경쟁력이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신세계건설은 지난해 총 매출 1조4382억원 가운데, 특수관계자와의 거래 매출은 1조1832억원으로 약 82.27%를 차지했다. 소위 그룹의 일감을 몰아준 것이다. 
 
세부항목으로 살펴보면 신세계건설은 하남유니온스퀘어 2364억원, 신세계투자개발 1699억원, 이마트 1500억원, 스타필드고양 138억원 등 총 25곳의 계열사로부터 매출을 올렸다. 앞서 신세계건설은 2015년에도 80%를 웃도는 내부거래 비중을 유지한 바 있다.
 
CJ건설은 지난해 총 매출 6326억원 중 특수관계자와의 거래 매출은 1638억원으로 25.89%를 차지했다.
지난 2015년 37.3%와 비교하면 크게 감소하면서 의존도를 낮췄지만, 현대건설, 대우건설, GS건설, 한화건설 등 다른 대형 건설사와 비교하면 계열사를 통한 매출 비중은 월등히 높은 편이다.
 
신세계건설과 CJ건설은 그룹 내 사옥이나 공장, 시설 등의 공사를 별다른 어려움 없이 도맡아 왔다. 성장의 배경에 그룹 차원의 탄탄한 지원사격이 있었던 셈이다. 신세계건설과 CJ건설은 사업 다각화를 통해 체질 개선에 나서고 있지만,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워낙 낮아 미비한 실정이다.
 
실제로 신세계건설은 최근 2년간 공중목욕탕, 수영장, 고급사우나, 스파서비스업 등 건설업과 무관한 사업을 정관에 추가했다. CJ건설 역시 부동산컨설팅·자산관리 등 토탈 부동산 서비스 사업을 추가했다.
전문가들은 신세계건설과 CJ건설이 계열사 일감몰아주기 위주의 사업방식을 탈피하기 위해 다양한 포트폴리오 구성이 절실하다는 조언이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새 정부의 기조에 발맞춰 주택 및 공공사업을 적극적으로 시행해 그룹 의존도를 낮출 수 있다”면서 “또 서비스업과 결합된 새로운 형태의 프레스티지 주거 브랜드도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새 정부가 공정위에 기대감이 큰만큼 재벌기업에 대해 고른 정책변화가 있을 것”이라며 “합리적인 관련 정책으로 감시와 견제 등 모니터를 강화할 계획이다”고 전했다. 
김영택 기자 ykim98@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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