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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 본궤도 신세계면세점…정유경의 승부수
흩어진 면세조직 통합 박차…총괄사장 '면세점 빅3' 굳히기 주도
2018-01-09 06:00:00 2018-01-09 06:00:00
[뉴스토마토 이광표 기자] 신세계(004170)그룹이 그룹 내 흩어져 있던 면세사업을 하나로 통합하는 작업에 가속도를 내며 올해 사업확대에 탄력을 가할 것으로 보인다. 정유경 신세계백화점 총괄사장이 진두지휘하는 신세계면세점은 지난해 신규 면세점 중 1위를 달리며 흑자전환한데 이어 최근엔 조직 일원화를 통한 '면세점 빅3' 굳히기에 한창이다.
 
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신세계는 최근 보세판매 및 무역사업을 하는 '신세계면세점글로벌'을 계열회사로 편입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신세계조선호텔 안에 있던 면세사업을 물적분할 해 그룹 내 신규계열회사로 신세계면세점글로벌을 추가하는 작업을 마무리했다.
 
앞서 지난해 말 신세계그룹은 서울 시내 면세점인 신세계면세점 명동점을 운영하는 신세계디에프와 신세계조선호텔로 이원화된 면세점 사업을 통합하겠다는 방침을 밝히며 조직통합을 예고한 바 있다.
 
신세계의 이같은 행보는 그룹 내 정용진 부회장과 정유경 총괄사장 간 분리경영이 안착된 이후 정 총괄사장이 면세점 사업을 독자적으로 맡게 되며 본격화됐다. 지난해 면세업계 불황 속에서도 신세계가 면세점사업에서 가능성을 확인한만큼 정 총괄사장이 본격적인 승부수로 '조직일원화'를 첫 단추로 택한 셈이다.
 
이로써 신세계 면세사업은 이마트가 대주주인 신세계디에프와 신세계백화점이 대주주인 신세계면세점글로벌이 담당하게 된다. 업계에선 정 총괄사장이 향후 이 두 조직까지도 합병을 이뤄내 규모를 키우고 효율화를 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면세점업계 후발 주자인 신세계면세점은 관광업계 체질 개선에 발 빠르게 적응하며 약진하고 있다.
 
신세계의 면세사업 공략은 그리 오래 되지 않았다. 신세계디에프는 지난 2015년 '2차 면세대전'으로 불리는 서울 시내면세점 특허권 경쟁에서 티켓을 따냈다. 그 결과 지난 2016년 5월 명동점을 개점하게 됐다. 신세계면세점 명동점을 운영 중인 신세계디에프는 사드 여파로 지난해 상반기까지 60억원의 적자를 냈다.
 
하지만 지난해 3분기에 영업이익 97억원을 거두며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전년 동기 신세계디에프 영업적자가 200억원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면세사업에서만 영업이익이 297억원 증가한 셈이다. 이는 신규 시내면세점 중 유일하게 흑자 전환에 성공한 것으로, 아직 공시전이지만 지난해 4분기까지 이같은 성장세가 이어졌을 것이라는 게 업계 관측이다.
 
신세계면세점의 도약은 정 총괄사장의 차별화 전략이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특히 '명품 브랜드 확보'가 톡톡한 효과를 본 것으로 풀이된다. 신세계면세점 명동점은 신규 시내면세점 중 유일하게 중국인들이 선호하는 루이비통 매장을 유치하면서 매출 급상승의 견인차 역할을 했다. 실제 정 총괄사장은 남매 분리 경영 이후 패션과 화장품 분야에서도 명품 브랜드를 확보하는 데 주력하고 있고 면세사업에서 이같은 일관된 승부수가 통한 셈이다.
 
또 지난해엔 중국의 사드 배치 보복 여파로 중국인 단체 관광객(유커) 발길이 뚝 끊기자 중국인 개별 여행객(싼커)은 물론 이슬람과 유럽 등 다국적 관광객을 공략해 가시적인 성과를 냈다. 그결과 신세계디에프는 지난해 실적기준으로 업계 3강에 진입했다. 면세사업을 하는 신세계디에프를 독립법인으로 설립한 것이 2015년 4월임을 고려하면 단기간에 괄목할만한 성과를 낸 셈이다.
 
전문가들은 신세계가 그룹에 흩어져 있던 면세사업 부문을 신세계 100% 자회사인 신세계디에프로 집중시키는 작업까지 마무리되면 더 가파른 성장곡선을 그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남성현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 면세점과 신세계면세점 강남점 개장이 예정돼 있다"며 "향후 면세사업 통합작업이 마무리되면 2019년 면세점 매출액은 2조7000억원 수준에 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서울 중구 신세계면세점을 유커들(왼쪽)과 정유경 신세계백화점 총괄사장. 사진/뉴시스·신세계
이광표 기자 pyoyo8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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