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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계 주류, 잇단 수장교체로 분위기 쇄신
'불안한 1위' 디아지오·오비맥주, 나란히 신임대표 체제로
2018-02-05 06:00:00 2018-02-05 06:00:00
[뉴스토마토 이광표 기자] 국내 위스키와 맥주시장에서 나란히 1위를 달리고 있는 외국계 주류업체들이 수장 교체에 잇따라 나서며 분위기 쇄신에 나섰다.
 
우선 위스키 시장 1위이지만 시장 침체로 몇 년째 실적 하락세를 면치 못하던 디아지오코리아는 5년만에 대표이사를 교체하는 초강수를 뒀다.
 
4일 업계에 따르면 디아지오는 오는 12일자로 이경우 신임 대표이사를 선임한다.
 
이 신임 대표는 1966년생으로 서강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아이오와 대학교에서 MBA를 마친 후 존슨앤존슨, 레킷 벤키저 영국본사 및 아태지역본부, CJ 제일제당에서 근무했다. 또 컨버스코리아에서 대표이사직을 수행한 후 최근에는 홈플러스 몰사업부문장을 지내는 등 다양한 사업분야에서 경영노하우를 쌓았다. 특히 영업과 마케팅 및 유통 등에 정통하다는 평이다.
 
디아지오코리아의 이같은 움직임은 내리막길을 거듭중인 실적과 무관치 않다. 디아지오코리아는 지난해 회계연도 매출이 2007년 이후 9년만에 최저치를 기록하고, 로컬 위스키 시장에서 오랫동안 선두를 지키던 '윈저'마저 토종 위스키인 '골든블루'에 자리를 내주는 등 어려움을 겪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디아지오코리아의 지난해 회계연도(2016년 7월~2017년 6월) 매출액은 3257억원으로 전년 실적(3421억원)에 비해 4.8%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568억원을 기록해 전년(801억원)에 비해 29.1% 급감했다.
 
이에 디아지오는 신임 대표를 앞세워 새로운 전략으로 무장해 국내 시장 공략에 다시한번 고삐를 당긴다는 각오다.
 
디아지오 관계자는 "한국시장의 중요성이 더욱 부각돼 그 동안 한국 일본을 묶어 북아시아로 관리하던 조직구조를 한국과 일본으로 각각 분리해 경영키로 했다"며 "디아지오코리아는 이경우 대표를 중심으로 한국에만 더욱 전념할 수 있게 돼 국내 위스키시장 내 리더십을 더욱 공고히 하고, 수입 맥주와 다양한 카테고리 내에서 새로운 흐름을 만들어 낼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오비맥주도 무술년 시작 함께 브루노 코센티노 신임 사장을 선임해 눈길을 끌었다. 김도훈 사장의 뒤를 잇게 된 그는 지난 1997년 AB인베브 입사 이후 20여 년 동안 안데스 지역 마케팅 총괄, 브라마 맥주 마케팅 임원 등을 거친 글로벌 맥주 전문가다. 최근엔 아시아태평양지역본부 마케팅 담당 부사장을 거쳤고 지난 8일부터 오비맥주 사장직을 수행하고 있다.
 
특히 그의 선임과 함께 오비맥주가 1년 2개월 만에 다시 희망퇴직에 나서며 배경에 관심이 쏠리기도 했다. 오비맥주는 일각에서 제기된 '조직 슬림화'에 지적에 대해 '인력 선순환 차원'이라고 명확하게 선을 그었지만 '희망퇴직'이 신임 수장 취임 후 첫 행보였다는 점에서 조직 혁신에 나서겠다는 의지로 평가됐다.
 
업계 안팎에선 지난해 오비맥주가 성수기에 노조 파업으로 맥주 생산에 차질을 빚었고, 전반적으로 침체기를 걷고 있는 국내 맥주시장을 반영해 수장 교체와 구조조정을 동시에 병행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디아지오와 오비맥주 모두 시장 선두를 달리고 있지만, 경쟁브랜드의 추격과 업황 침체 등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수장 교체가 영업을 근간으로 한 조직 기강과 분위기 쇄신에 효과적 수단인만큼 연초부터 새로운 대표들이 포진된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브루노 오비맥주 신임대표(왼쪽)와 이경우 디아지오코리아 신임대표. 사진/각 사
이광표 기자 pyoyo8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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