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성과 급급하다 '소통' 놓친 4차산업위
입력 : 2018-02-12 18:38:09 수정 : 2018-02-13 09:10:22
대통령 직속 4차산업혁명위원회가 내달로 예정한 3차 해커톤에서 ‘승차공유’ 문제가 다뤄질지 의문이다. 지난 1차, 2차 해커톤과 마찬가지로 힘들어 보인다. 4차산업위는 3월15~16일 열릴 ‘제3차 규제·제도혁신 해커톤’ 주제로 ‘4차 산업혁명과 택시산업 발전방안’을 내세웠지만, 정작 당사자인 택시업계는 이전 해커톤 때와 마찬가지로 불참을 선언한 상태다.
 
4차산업위가 지난 1일 해커톤의 택시업계 참여를 알린 지 불과 하루 만에 택시업계는 불참의사를 밝혔다. 전국택시노동조합연맹, 전국개인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 등 택시업계는 성명서를 통해 4차산업위가 이번 해커톤 주제에서 승차공유를 제외하기로 한 합의를 깼다고 주장했다.
 
택시업계에 따르면 앞서 4차산업위는 택시업계와의 협의를 통해 해커톤에서 승차공유 문제를 제외하고 택시산업 발전방안으로 의제를 변경했다. 하지만 결국 당초 의제대로 승차공유와 함께 교통서비스 개선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보여 협의 결과를 왜곡했다는 게 업계의 주장이다.
 
4차산업위는 논의 주제가 ‘4차 산업혁명과 택시산업’인 만큼 4차 산업혁명의 IT 기술 관련 논의를 하다보면 자연스럽게 ‘승차공유’ 논의도 하지 않겠냐는 입장인 것으로 보인다. 택시업계가 ‘승차공유는 제외’ 입장을 고수하고 있었음에도 안일한 대처로 논란만 키운 꼴이 됐다.
 
4차산업위에 불만이 있는 곳은 택시업계만이 아니다. 승차공유 문제의 또다른 당사자인 카풀 서비스를 개발하는 IT 스타트업들도 마찬가지로 4차산업위에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 카풀업계는 해커톤 참여에서 아예 배제돼 불만이다.
 
4차산업위는 해커톤에 카풀업계 기업이 직접 참여하는 대신 협회나 학회 등이 이들 입장을 대신하는 방식으로 논의를 진행하고자 한다. 카플업계에서는 관련 스타트업이 참여하지 못한 채 논의가 얼마나 심도 있게 진행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한다.
 
카풀업계는 승차공유 문제가 기존 규제에 막혀 불법 서비스로 규정 당하는 상황에서 ‘규제혁신’ 해커톤이 제 역할을 다하지 못한다고 주장한다. 카풀업계는 해커톤이 사회적 공론의 장 역할을 충실히 하고, 다양한 사용자들의 요구를 충족시키기 위한 규제 완화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낸다.
 
4차산업위가 지난해부터 카풀 서비스와 관련, 택시업계와 카풀업계가 토론하는 자리를 만들기 위해 노력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양자간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대립하는 현실에서는 쉽지 않은 일이었다. 그래서 논의의 장으로 만든 해커톤이지만, 4차산업위는 택시업계를 참여시켰다는 가시적 성과를 내세우려, 오히려 토론과 합의를 어렵게 만들고 있는 건 아닌지 돌아봐야한다.
 
안창현 산업1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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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안창현

산업1부에서 ICT 분야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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