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노조, '상표권 관련 배임 혐의' 조양호·조원태 고발
"한진칼에 상표권 승계로 1364억 손해" 주장
입력 : 2018-07-04 11:41:37 수정 : 2018-07-04 11:41:37
[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과 조현태 대한항공(003490) 사장이 상표권과 관련한 배임 혐의로 노동조합과 시민단체로부터 고발됐다. 대한항공 조종사노동조합, 대한항공 직원연대, 참여연대는 4일 조 회장 등을 특정경제범죄법 위반(배임) 혐의로 수사해 달라는 내용의 고발장을 서울중앙지검에 제출했다.
 
이들은 고발장에서 "조양호 회장과 조원태 사장은 대한항공의 대표이사로서 오로지 대한항공에 이익이 되도록 업무를 집행하고, 대한항공의 재산상 손해를 최소화해야 할 업무상 임무가 있는데도 그에 위배해 기업분할을 통해 대한항공의 상표권을 한진칼에 승계했다"며 "이로써 2013년부터 2017년 말까지 상표권 사용료 명목으로 1364억여원을 제3자인 한진칼에 지급해 이익을 얻게 하고, 피해자인 대한항공에 같은 액수에 해당하는 손해를 가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무형자산인 상표권 등의 산업재산권이 당시 기업분할신고서 내 승계대산 재산목록에 기재되지 않은 점, 한진칼이 보유한 대한항공 지분이 29.96%인 상황에서 한진칼의 최대주주인 조양호 회장 등이 2014년부터 2017년까지 현금배당으로 37억원을 수령하는 등 대한항공 상표권 승계의 최종 수혜자가 총수 일가란 점, 대한항공의 브랜드 가치는 임직원의 노력으로 쌓아 올린 것이며, 한진칼이 이에 기여한 바가 없다는 점에서 조 회장과 조 사장은 상표권의 부당한 이전으로 재산상 이익을 취득한 것이 명백하다"고 지적했다.
 
이들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지난 2013년 3월22일 이사회 결의를 통해 대한항공과 한진칼로 회사분할을 결정하고, 그해 8월1일 지주회사인 한진칼을 설립했다. 대한항공은 '대한항공, 'KOREAN AIR' 등의 상표권자였으나, 회사분할을 원인으로 보유 중이던 한글(대한항공)과 영문(KOREAN AIR) 이름, 태극문양 로고 등 일체의 상표권 전부를 산업재산권 승계대상으로 해 한진칼에 귀속시켰다. 그해 8월6일 상표권 이전 이후 대한항공은 당해 사업연도 분기별 매출액에서 광고선전비를 차감한 금액의 0.25%를 매 분기 한진칼에 지급하고 있고, 그 액수는 매년 300억여원에 달한다.
 
김남근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부회장은 이날 고발장 제출에 앞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이러한 불법 행위가 자행된다면 이사회가 형사 고발하고, 총수 일가에 손해배상을 제기해야 한다"며 "하지만 지금 대한항공의 이사회는 마치 거수기처럼 이 문제에 대해 아무런 논의도 하고 있지 않고, 책임을 묻기 위한 아무런 조처도 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러한 점 때문에 공익적 차원에서 노동조합과 함께 재벌의 불법적 행위에 대한 책임을 묻기 위한 고발을 진행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창진 대한항공 직원연대 공동대표는 "이번에 조씨 일가를 행동을 보면 사익을 위해서 수천억원에 다다르는 회사 자금을 본인의 주머니에 넣는 행위는 묵과하고, 내부 노동자가 열심히 일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사소한 손해는 극악한 행동으로 보상과 징계를 요구하고 있다"며 "이것은 대한항공이란 회사를 공적인 개념으로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사익 추구를 위한 수단으로밖에 생각하지 않는 그들의 경영 철학이 묻어나는 행위라고 할 수 있다"고 비판했다.
 
서울남부지검 형사6부(부장 김종오)는 지난 2일 조 회장에 대해 국제조세조정법 위반·특정경제범죄법 위반(횡령·배임·사기)·약사법 위반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조 회장은 외국 금융계좌를 과세 당국에 신고하지 않고, 면세품 중개업체를 통해 이른바 '통행세'를 편취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개인 법률 비용을 내는 과정에서 회사 자금을 유용하고, 사무장 약국을 운영한 것으로도 조사됐다. 조 회장에 대한 영장심사는 오는 5일 오전 10시30분 김병철 서울남부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의 심리로 진행될 예정이다.
 
탈세 및 횡령 혐의를 받고 있는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6월28일 오전 서울 양천구 서울 남부지방검찰청으로 출석 중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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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해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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