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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 정상회담)대북제재 완화 땐 곧바로 개성공단·금강산관광 재개
공식적 명문화 의의…중기·입주기업 "남북경협 활성화 기대"
2018-09-19 16:01:56 2018-09-20 09:31:04
[뉴스토마토 최원석·강명연 기자]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대북제재가 완화되면 개성공단과 금강산관광 사업을 즉각 재개하기로 합의했다. 양 정상이 19일 서명하고 공동발표한 '9월 평양공동선언'에는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해 남북 경제협력 재추진이 주 내용으로 담겼다. 
 
사업이 중단된 지 각각 2년, 10년 만에 정상화되는 셈이다. 개성공단과 금강산관광이 재가동되면서 남북 경제협력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개성공단 입주 업체들과 중소기업계에선 일제히 환영의 뜻을 밝히며 대북 사업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내는 모습이다. 
 
개성공단과 금강산관광은 경제협력의 상징적인 사업으로 꼽힌다. 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이 1998년 소떼 방북으로 물꼬 튼 이후 대북사업이 본격화됐다. 같은 해 현대와 북한과의 합의로 금강산관광이 시작됐으며, 2003년 개성공단 개발로 이어지게 됐다. 
 
금강산관광은 남북경협 및 남북교류협력 활성화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금강산관광에서 구축된 남북 간 신뢰는 2000년 남북정상회담(6.15공동선언)을 견인했다. 청소년·대학생·여성·노동자·농민 등 각계 각층의 남북공동행사 등 민간교류의 장도 금강산관광이 불씨가 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개성공단은 남측의 자본과 기술, 북측의 자원과 노동력을 결합해 남북 공동 번영을 모색한 사업모델로 꼽힌다. 현대아산이 개발사업권자로 참여했다. 2005년 1단계 분양을 모두 완료하면서 본격적인 성장 궤도에 진입했다. 2015년 12월 현재 누적생산액 32억 달러를 돌파하는 등 새로운 경협 모델로 주목을 받았다. 같은 해 기준, 124개사의 남측 기업이 개성공단에 진출했으며, 북한 근로자는 5만4000여명에 달했다. 
 
개성공단과 금강산관광은 모두 남북 화해를 평화 구축에 이바지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한반도 긴장완화 및 평화분위기 조성에 기여, 남북교류와 상생의 시대를 여는 역사적인 전환점으로 여겨진다. 하지만 남북 관계의 순풍은 그리 오래 가지 못했다. 
 
2008년 7월 북한 초병에 의해 관광객이 피살되면서 금강산관광은 중단됐다. 이후 부단한 관광재개 노력에도 불구하고, 북한의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에 따른 우리나라 정부의 대북 제재·압박 정책의 심화로 10년째 실현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남북 관계가 경색되면서 개성공단도 잠정중단과 재가동을 오가다가 2016년 2월 전면 폐쇄됐다. 
 
유엔의 대북제재가 여전한 가운데 남북경제협력이 본궤도에 오르기까지 시간이 다소 걸리겠지만 일단 남북 양 정상이 '9월 평양공동선언'을 통해 개성공단과 금강산관광 재개를 공식적으로 명문화했다는 것은 의미 있는 진전으로 평가된다. 특히 공단 패쇄에 따라 원·부자재, 완제품 등 미반출로 피해를 입은 개성공단 입주 업체들은 조기 정상화를 기대하고 있다. 
 
개성공단기업 비상대책위원회는 "이번 회담에서 핵문제 해결을 위한 큰 진전을 이룬 만큼, 북미간 협의도 잘 진행되기를 희망한다"며 "공동선언에서 언급한 남북 평화번영의 상징인 개성공단이 조속히 재개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개성공단 입주기업 모 대표는 "정상회담 선언문에 개성공단 재개가 들어가 재가동에 분명히 의지를 가지고 있다는 게 확인됐다"며 "조속한 시일내에 들어가서 보고 빨리 정상화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김익겸 개성공단기업협회 팀장은 "공동선언에서 남북 간 합의가 어느 정도 이뤄졌고, 개성공단 재가동이 포함돼 환영한다"며 "다만 북미 간 정상회담도 어느 정도 진전을 보여야 대북제재 해제도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중소기업계도 이번 공동선언이 남북경협 활성화로 이어지길 기대하는 분위기다. 9월 평양공동선언에는 개성공단과 금강산관광을 우선 정상화하고, 차후 서해경제공동특구 및 동해관광동공특구 조성도 협의해 나가겠다며 남북경협 확대를 시사하기도 했다. 
 
중소기업중앙회 관계자는 "이번 공동선언은 남과 북이 처음으로 한반도를 항구적인 평화지대로 만들어 나가기 위한 비핵화의 단계적 추진과 군사합의, 김정은 위원장의 가까운 시일 안의 서울방문, 민족경제의 균형발전을 위한 다방면의 실질적인 대책들이 논의된 것에 큰 의의가 있다"며 "올해 내 철도 및 도로 연결을 위한 착공식 개최, 개성공단 가동과 금강산 관광사업의 조기 재개 노력, 서해경제공동특구 등을 조성하는 문제를 협의하기로 한 것은 향후 경제협력 활성화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사진/뉴시스
 
 
최원석·강명연 기자 soulch39@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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