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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채·부동산 리스크 중국경제 경착륙 가능성 제한적"
한국은행, 해외경제 포커스 발표
2019-03-10 12:00:00 2019-03-10 12:00:00
[뉴스토마토 백주아 기자] 미·중간 무역 갈등으로 중국 경제의 대내외 불확실성이 확대되는 가운데, 중국 경제 위기의 뇌관으로 꼽히던 기업 부채와 부동산 거품 관련 위험이 당장 경제 위기로 번질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분석이 나왔다.
 
지난해 12월 8일(현지시간)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중국 개혁개방정책 40주년 경축 행사가 열려 시진핑 국가주석이 행사 중 박수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한국은행은 10일 해외경제 포커스에 실은 '미중 무역갈등 이후 중국의 경제상황 및 리스크 요인 평가' 보고서에서 "무역갈등과 성장세 감속으로 우려를 낳던 부채 부실화와 부동산 리스크가 경착륙 위험으로 확대될 가능성은 제한적"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지난해 중국경제는 미·중간 무역갈등 여파로 경제성장률이 1990(3.9%) 이후 28년 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중국인민은행이 지난해 4분기 통화정책보고서에서 중소·민영기업의 자금난 심화 등으로 경제성장의 하방압력에 직면했다고 평가하며, 여러 전문가들을 중심으로 과도한 성장세 둔화와 맞물려 누적된 부채의 부실화와 부동산 경착륙으로 경제 위기가 초래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았다.
 
부채의 경우 한은은 중국 기업 부채 부실화 위험이 일부 나타나고 있다고 봤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중국의 기업부채는 꾸준히 늘어나 최근 세계 최상위 수준에 도달했다. 중국의 지난해 2분기 기준 명목GDP 대비 기업부채 비율은 155.1%로 국제결제은행(BIS) 조사 대상국(43개국) 6위이며 신흥국 평균(97.3%)을 크게 웃도는 수치다.   
 
실제로 높은 불확실성에 따라 차입 여건 악화되면서 자체 자금조달이 어려운 한계 기업을 중심으로 최근 부실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2018년 중국 회사채 지급불능규모는 1206억위안으로 전년(338억위안) 대비 큰 폭으로 증가했다. 특히 2014년에서 2016년 중 급증한 회사채 신규발행분 만기가 금년에 도래하는 점을 감안할 때 회사채 부실 사례는 더욱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한은은 중국 정부의 적극적 대응 덕에 대규모 부실화 우려는 낮다고 판단했다. 중국 정부는 취약부문 부실화 리스크 대응을 위해 선별적 자금공급 수단을 활용해 대처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은 통화정책 측면에서 금융완화 기조 전환을 의미하는 기준금리 조정을 지양하고 지급준비율 인하 등을 통해 유동성 공급여건을 개선 중이다. 지난해 네 차례 인하(250bp)됐던 지급준비율은 금년 1월중에만 100bp 인하되면서 3천억위안 가량의 신규 자금이 금융시장에 순공급됐다.
 
금융정책으로는 재정건전성이 취약한 중소·민간기업을 대상으로 자금지원을 강화하고 있다. 올해 1 1일부터 인민은행이 시중은행에 대한 지준율 추가 인하 혜택을 제공하는 보혜금융의 대상기업을 확대해 중소기업에 대한 시중은행의 자금공급 확대를 유도하고 있다. 또한 지난 1월에는 중앙은행증권 스왑제도를 도입해 시중은행 영구채 발행 확대와 자본 확충을 도모하며 민간 기업에 대한 시중은행 지원여력을 강화 중이라고 한은은 분석했다.
 
중국 부동산 시장도 지난 2016 9월 부동산 규제 정책이 시행된 이후 안정적인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대다수 1~3선 도시의 주택가격 오름세 둔화는 지난 2017년 하반기에 대부분 마무리됐다. 다만 상업용 부동산은 부동산 개발 기업의 자금난과 함께 미·중 무역갈등에 따른 경기 불확실성이 투자 심리가 떨어져 거래 부진이 나타나고 있다.
 
한은은 중국 정부가 부동산 시장 규제 기조를 이어가겠지만 높은 불확실성을 감안해 부분적이고 선제적 완화 조치를 취해 추가 부진에 대응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신도시 조성이나 기업 이전에 따른 개발 수요가 높고 가격이 비교적 안정된 중소도시에 대해서는 보조금을 지급하거나 주택구매요건 완화하는 등 수요 유인 조치를 병행해 관리하겠다는 방침이다.
 
한은은 성장구조 전환 과정에서 중국경제가 상당기간 높은 불확실성에 노출될 것이기 때문에 주요 리스크 요인에 대해서는 면밀한 모니터링을 지속하겠다고 밝혔다.  
 
백주아 기자 clockwork@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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