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가장 매운 라면·검은색 면발, 할랄 뚫은 '대박라면' 비결이죠"
임은아 신세계푸드 연구원 "제한된 할랄 원재료로 한국의 맛 내는 게 가장 큰 도전"
"할랄시장도 빠르게 변화…합작 법인으로 발빠른 대응, 최적화된 제품 생산 가능"
입력 : 2019-04-19 06:00:00 수정 : 2019-04-19 06:00:00
[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말레이시아가 할랄(Halal) 시장의 거점으로 주목받고 있다. 동남아시아 국가 중에서 높은 구매력과 문화 수준을 갖추고 있으며, 국민의 62%가 무슬림이다. 정부 차원에서도 글로벌 할랄 허브를 목표로 인증 사업을 육성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지난달 대통령의 말레이시아 순방에서는 양국이 할랄 시장 진출에 협력하기로 합의했다. 신세계푸드는 할랄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말레이시아 현지 업체와 합작법인을 설립하고, 할랄 인증을 받은 '대박라면'을 선보였다. 특히 지난달 출시된 '대박라면 고스트 페퍼 스파이시 치킨 맛'은 초도 물량이 완판될 정도로 뜨거운 인기를 얻고 있다. 한국과 말레이시아를 오가면서 이 제품 개발에 참여한 임은아 신세계푸드 올반LAB 연구원은 현지 소비자에 대한 정보 분석을 바탕으로 제품을 만든 것이 호응을 얻게 된 비결이라고 설명했다. 임은아 연구원은 이를 토대로 세계 소비자에게 사랑받는 한국식 가정 간편식을 만들고 싶다는 포부도 밝혔다.
 
신세계푸드가 말레이시아에서 지난달 출시한 '대박라면 고스트 페퍼 스파이시 치킨 맛'이 초도 물량이 조기에 완판되는 등 호응을 얻고 있다. 이 제품이 현지에서 인기를 얻고 있는 이유는 무엇이라고 보나.
 
지난달 1일 말레이시아에 있는 2200여개 세븐일레븐 편의점에서 판매를 시작한 '대박라면 고스트 페퍼 스파이시 치킨 맛'은 2주 만에 10만개의 초도 물량이 완판됐고, 최근 4주 만에 20만개가 팔렸다. 이는 처음 세웠던 계획보다 3배 이상 빠른 수치다. 당초 15만개를 추가해 35만개까지 생산량을 높이기로 했으나, 최근 말레이시아 세븐일레븐에서는 70만개 이상으로 생산량을 늘려달라고 요청할 정도로 인기를 얻고 있다. 이러한 인기는 말레이시아 대표 식품기업인 마미 더블 데커(Mamee Double Decker)와 함께 현지 소비자의 식습관, 소비 행태, 선호하는 맛에 대한 정보를 바탕으로 체계적으로 제품을 개발한 것이 성공 요인이라고 생각한다. 또 말레이시아의 젊은 층이 한국식 매운 라면에 열광하고, 이를 SNS를 통해 적극적으로 알린다는 것에 주목해 현지에서 가장 매운 라면을 출시한 것도 잘 맞아떨어진 것으로 판단한다. 특히 맛뿐만 아니라 비주얼에서도 극도로 매운맛을 느끼도록 검은색 면발로 만든 것이 기존 하얀색 면발을 접했던 소비자에게 참신하게 느껴진 것 같다.
 
임은아 신세계푸드 올반LAB 연구원이 '대박라면 고스트 페퍼 스파이시 치킨 맛'을 선보이고 있다. 사진/신세계푸드
 
이 제품이 출시되기 전인 지난해 3월 말레이시아에서 선보인 '대박라면 김치 맛'과 '대박라면 양념치킨 맛'도 좋은 반응을 얻었다. 이들 제품이 출시되기 전까지의 과정을 간략히 설명해 달라.
 
처음 '대박라면'을 개발할 때 말레이시아 소비자에 대한 사전 지식도 부족했고, 현지 할랄 인증인 자킴(JAKIM) 인증을 받을 수 있도록 제품을 개발해야 한다는 부담감이 컸다. 현지에서 소비자가 제품 구매 시 가장 중시하는 것이 할랄 인증이기 때문이다. 할랄 인증은 이슬람 율법에 따라 만든 식품에만 부여되기 때문에 인증을 받기 위해 제한된 원재료만으로 한국의 맛을 낸다는 것이 가장 큰 도전이었다. 맛에서도 국산 고추와 맛이 다른 현지 고추를 활용해 한국의 김치찌개와 같은 맛을 내야 했던 것, 현지 라면과 다른 '대박라면'만의 굵고 쫄깃한 면발을 만들기 위해 수백차례 시험 생산하면서 제품을 테스트했던 것 등이 기억에 가장 남는다.
 
또 다른 제품 출시를 준비하기 위해 현재도 한국과 말레이시아를 오가면서 연구개발 업무를 계속해서 담당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직접 체험한 K-푸드, 한류 등에 대한 말레이시아 소비자의 선호도는 어떻다고 보나.
 
말레이시아 현지에 가기 전까지는 한류가 이렇게 인기가 있는지 상상도 하지 못했다. 이미 말레이시아에서 대중화된 중식이나 일식과 달리 한식은 최근 10대~30대의 젊은 층에 트렌디한 음식으로 인식되고 있다. 지금도 현지에 가면 유명 쇼핑몰의 한식 레스토랑 앞에서 줄을 서서 기다리는 풍경을 자주 볼 수 있다. 그만큼 많은 현지 소비자가 한식을 선호하고, 즐기고 있다. 또 라디오를 틀면 자주 K-팝을 들을 수 있을 정도로 말레이시아에서의 한류는 이미 자연스럽게 현지 문화와 섞여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할랄 시장의 성장에 주목해 이미 다른 국내 식품업체도 말레이시아에 진출해 라면 등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이들 제품과 비교해 현지에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전략으로는 어떤 게 있는가. 
 
다른 식품업체와 달리 신세계푸드는 마미 더블 데커와 합작법인 신세계 마미(Shinsegae Mamee)를 설립한 만큼 현지 트렌드의 변화에 빠른 대응이 가능하다는 점이 가장 큰 경쟁력이라고 생각한다. 현재 신세계 마미는 말레이시아 현지에서 트렌드의 변화를 바로 파악하고, 이를 만족시킬 수 있는 제품 개발에 바로 들어간다. 또 현지 마미 더블 데커의 공장에서 즉시 생산하므로 국내에서 제조해 수출하는 기업보다 속도 면에서 압도적으로 빠르게 진행할 수 있는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다. 최근 한국 시장에서 식품, 외식 트렌드가 급변하는 것처럼 말레이시아 역시 동남아시아에서 높은 소득 수준을 갖추고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이런 흐름에 발 빠르게 대응해 최적의 제품을 개발한다는 방침이다.
 
할랄 시장 공략을 위한 거점으로 말레이시아 시장을 선택했다. 할랄 시장에서 말레이시아가 갖는 중요성은 어떤가. 
 
말레이시아는 동남아 지역에서 위치적으로나, 문화적으로나 허브 역할을 한다고 생각한다. 또 중동, 아프리카 등 다른 무슬림 국가와도 활발하게 교류하고 있다. 그런 점에서 말레이시아 시장에서 제품이 인기를 얻어 성공하면 바로 인도네시아, 싱가포르 등 동남아 지역 소비자의 구매 요청으로 이어지고, 중동, 아프리카의 무슬림 국가까지 진출하는 것도 가능하게 된다. 이번에 세 번째로 출시한 '대박라면 고스트 페퍼 스파이시 치킨 맛'의 경우 대만, 인도네시아, 태국 등 주변 국가에서 수입 문의가 쇄도하고 있지만, 현지에서 생산량이 부족할 정도로 인기를 얻고 있다. 이러한 상황을 볼 때 말레이시아를 시작으로 할랄 시장을 확대할 수 있는 것은 충분히 가능하다고 예상한다.
 
10년 넘는 기간 식품 연구개발 업무를 담당했고, 신세계푸드에 입사해 가정 간편식 등 다양한 제품 개발에 참여했다. 앞으로 식품 관련 업무를 지속하면서 꼭 이루고 싶은 것이 있다면.
 
10여년 동안 식품소재를 개발했던 경험이 '대박라면' 개발에 많이 도움이 됐다. 식품소재에 대한 기초지식을 활용해 최대한 현지 원재료를 이용하는 방식으로 한국식 라면의 맛을 낼 수 있었던 것 같다. 현재 신세계푸드 종합식품연구소 올반LAB에서 국탕류, 소스류 등 가정 간편식을 개발하고 있다. 최근 가정 간편식 시장이 점차 성장하는 가운데 올반 가정 간편식을 통해 기존 식품유통회사의 이미지가 강했던 신세계푸드가 제조 영역에서 성장하며 종합식품기업으로 발돋움하는 데 도움이 된 것 같아 기쁘게 생각한다. 특히 이번 '대박라면'이 말레이시아에 진출한 것을 토대로 전 세계 사람을 소비자로 삼고, 세계 어느 곳에서나 구매할 수 있는 누구나 아는 한국식 가정 간편식을 개발하고 싶다. 한국의 맛이 전 세계의 맛이 되도록 더 노력하겠다.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 있는 한 쇼핑몰 내 '대박라면' 홍보 부스에서 현지 소비자들이 제품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신세계푸드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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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해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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