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가습기살균제부터 인보사까지 반복되는 식약처발 '인재'
입력 : 2019-08-20 06:00:00 수정 : 2019-08-20 06:00:00
지난해 식품의약품안전처가 경피용 BCG(결핵예방) 백신의 비소 기준치 초과량 검출 사실을 알고도 발표를 미룬 의혹이 국회에서 제기됐다. 이를 기사화하면서 식약처 관계자가 부처 간 대책을 의논하는 데 시간이 걸렸다고 해명했다고 썼지만, 사실 기자는 통화 직후 아연실색했다. 그 관계자는 대안 없이 중지부터 시키면 안 되지 않냐고 반문했다. 비소는 1급 발암물질이다. 발표 다음날 기준으로 대상 영아 65%가 접종한 것으로 집계됐다. 발표를 미루는 새 발생할 추가 피해를 막는 것보다 우선한 대안은 도대체 누구와 무엇을 위한 것이었을까.
 
당시 식약처의 문제점을 제대로 기사화하지 못한 탓이었을까. 올해는 골관절염치료제 인보사케이주의혹으로 법조계가 시끄럽다. 코오롱 측을 상대로 한 피해자들의 집단 손해배상 청구소송부터 코오롱이 식약처의 허가취소처분에 불복해 제기한 행정소송까지 소송 난타전으로 번지고 있다. 피해자들은 15년 장기추적조사 등 식약처가 내놓은 대책의 허술함을 지적하고 나섰지만, “국민께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던 식약처는 코오롱을 단죄하듯 인보사 허가를 취소하고 허술한 대책을 명령한 채 뒤로 빠졌다. 그마저도 늑장이었단 지적이 나오지만 늦은 만큼 제대로 된 대응도 않는 모습이다. 이번엔 무슨 대안이 우선인 걸까.
 
피해자 규모와 정도를 정확히 수치화하는 것조차 어려운 인보사나 백신 사태의 앞선 예가 그리 오래전 일도 아니다. 2011년 조금씩 드러나 2016년 전사회적 문제로 불거졌음에도 영국계 기업인 옥시레킷벤키저 외엔 제대로 책임을 가려내지 못한 가습기살균제 사건이 있다. 이 사건들엔 모두 문제가 된 제품의 제조판매허가를 식약처에서 받았다는 공통점이 있다. 문제가 터지자 식약처 책임 규명은 유야무야됐다는 점도 같다. 식약처 허가의 본질은 기업에 제품 상업화를 허락해줄 권리가 아니라 기업의 이익추구 본질을 제어하고 국민안전을 지킬 의무다. 이를 방기한, 사실상 가장 막중한 책임을 묻지 않는 사이 유사 사건이 반복되고 있는 것이다.
 
당시 옥시 뒤에서 국민적 분노가 잠재워지기만 바랐을 SK케미칼과 애경산업, 이마트 관계자 등이 시민단체 고발로 이제야 법정에 섰다. 늦었지만 자본의 고삐 풀린 이익추구를 막고 재발방지를 다짐할 판결이 나오길 바라는 마음으로 재판을 지켜본다. 그러나 이것만으로 재발이 방지되긴 어려울 것 같다. 인보사로 반복된 가습기살균제 인재는 식약처의 행동을 촉구하고 있다.
  
최서윤 사회부 기자(sabiduri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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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서윤

사회부에 왔습니다. 법조계 소식을 전해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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