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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가풍경)'탈국가'·'초연결' 백남준이 내다본 30년
영국 테이트모던 열풍에 서울 곳곳에서도 전시 흐름
2019-12-03 10:04:47 2019-12-03 10:04:47
 
 
[뉴스토마토 권익도 기자] '탈국가', '연결성'을 평생에 화두로 내건 국제적 예술가 백남준을 조명하는 회고전이 국내외로 활발합니다. 지난달 영국 테이트모던에서 시작된 기획 전시 'The Future is Now'가 세계적으로 주목 받는 가운데 최근 서울 곳곳에서도 그를 회고하는 전시가 열리고 있습니다. 세계적 거장 예술가들과 함께 한 작품부터, 사진, 1970년대 뉴욕 모습을 담은 비디오까지 다양한 작품 세계를 통해 그의 발자취를 돌아볼 수 있습니다.
 
서울 종로구 종로타워빌딩에서는 '백남준이 꿈 꾼 미래'란 이름의 회고전이 열리고 있습니다. '테크노토피아'란 부제가 붙은 이 전시는 비디오아트로 전 세계를 넘나든 백남준의 예술 세계를 현대적 시각으로 조망하는 전시입니다. 유튜브와 인스타그램 시대가 된 오늘날을 이미 30년 전 일찌감치 예견한 백남준의 창조적 상상력을 느껴볼 수 있습니다.
 
입구에 들어서면 백남준이 창조한 신조어, '이동하지 않는 유목민'부터 만나게 됩니다. 움직이지 않고 제 자리에서 정보를 멀리 보낼 수 있다는 이 개념은 백남준의 예술 세계를 꿰뚫는 주제입니다. 빛의 속도로 질주하는 정보가 수많은 개인 채널을 양산하고 경계를 허물 것임을 일찌감치 그는 예견했습니다. 유튜브, 인스타그램 같이 제자리에서 정보를 공유하고 있는 오늘날 모습을 정확히 꿰뚫어본 듯합니다.
 
전시는 음악, 전위적 퍼포먼스 등을 영상 작품과 접목시킨 그의 발자취를 탐색합니다. 그의 영상 작품을 평면화시킨 여러 사진 작품들이 걸려 있습니다. 존 케이지, 머스 커닝햄 등 세계적 거장들과 영향을 주고 받으며 완성시킨 작업들이 특히 많습니다.
 
특히 존 케이지는 백남준이 "만남 이전과 이후 생이 바뀌었다"고 할 정도로 예술 세계에 영향을 많이 준 인물. 부스럭거리는 소리, 기침 소리 등의 소음으로 채운 음악, '4분 33초'로 유명한 예술가 입니다.
 
백남준은 20세기 대표적 무용가 머스 커닝햄과도 많은 공동작업을 했습니다. 그 외에도 데이비드 보위, 마릴린 멀로, 로렌 바콜, 험프리 보가트 등 유명 대중 예술인을 소재로 한 다양한 작품들도 이 전시에서 공개됩니다. 1970년대부터 대중매체 파급효과, 미디어의 이미지 소비, 시간을 예술이라 칭한 그의 미디어적 감각과 예술 사유를 살펴볼 수 있습니다.
 
서울 중구 충정로역 인근 서울로미디어캔버스에서는 백남준 아트센터와 서울특별시가 협력하는 '백남준의 도시' 전이 열리고 있습니다. '뉴욕에서 서울까지'를 부제로 건 전시는 1970년대 뉴욕을 전자콜라주 방식으로 편집한 백남준의 대표작들이 매일 저녁 상영됩니다. 뉴욕이란 거대 도시를 모티브로 제작된 작품이 또 다른 도시 서울에서 상영됨으로써 40년의 시간차를 뛰어넘습니다. 국경을 넘고 시간을 넘는 도시 모습에서 평생에 걸쳐 '탈경계'를 외쳐온 그의 사색을 엿볼 수 있습니다.
 
백남준의 도시는 다음달 19일까지, 백남준이 꿈 꾼 미래는 내년 1월 30일까지 진행됩니다.
 
권익도 기자 ikdokw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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