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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강력 환경규제 한달앞…해운사 "연료전환보단 설비투자"
저유황유 가격 크게 증가…기존 연료와 200달러 이상 벌어져
개방형 스크러버 제한 불구 설치량 오히려 증가
2019-12-06 06:00:00 2019-12-06 06:00:00
[뉴스토마토 최유라 기자] 전에 없던 강력한 해양환경 규제가 한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친환경 설비를 장착하는 선박이 늘어나고 있다. 해운선사들은 선박 연료를 바꾸기 보다는 장기적으로는 스크러버 등 신규 설비 투자가 가장 경제적이라고 판단한 것이다. 
 
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제해사기구(IMO)는 2020년 1월1일부터 황산화물(SOx) 규제를 강제화한다. 선박 연료의 황함량을 기존 3.5%에서 0.5%로 대폭 낮추는 것이다. 이에 해운선사들은 황함량이 낮은 저유황유(VLSFO, Very Low Sulfur Fuel Oil)를 사용하거나, 배기가스 세정장치 스크러버를 장착해야 한다. 친환경연료인 액화천연가스(LNG)연료추진선을 신조 발주하는 방법도 있다. 
 
해운선사들은 저유황유에 대한 선호도가 가장 높다. 스크러버와 LNG연료추진선은 초기 투자비용이 들어가는 탓이다. 통상적으로 스크러버 설치비용은 적게는 20억원 많게는 100억원에 달한다. 그러나 최근 에는 스크러버 설치량의 상승세가 무섭다. 조선해운 분석기관 클락슨에 따르면 올 11월까지 스크러버를 장착하거나 설치가 예정된 선박은 3379척에 달한다. 전년 동기 1387척에서 2000척 가량 증가한 것이다. 
 
주목할 점은 개방형 스크러버 설치 비중이 전달 51%에서 60%로 늘어난 점이다. 싱가포르, 중국 등은 연안내 개방형 스크러버 사용을 금지한 상태다. 배기가스 세척 후 바다로 배출되는 해수가 해양 환경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보고 있다. 또 중국은 개방형뿐 만아니라, 폐쇄형, 하이브리드형 등을 막론하고 모든 스크러버 설치를 권하지 않고 있다. 
 
2020년 해양환경 규제를 한달 앞두고 연료 전환이 아닌 설비 투자가 보다 경제적이라고 판단하는  해운선사들이 늘어나고 있다.  현대상선 1만1000TEU급 컨테이너선 'HMM 블레싱'에 장착된 오픈형 스크러버. 사진/뉴스토마토
 
그럼에도 해운선사들은 스크러버를 장착하는 것이 경제적이라고 판단한 것이다. 대체 연료인 저유황유 가격이 쉽게 떨어지지 않는 탓이다. 4일 기준 VLSFO 가격은 톤당 562.5달러인데 같은 기간 고유황유(IFO 380)는 308.5달러로 200달러 이상 벌어졌다. 
 
국내 해운업계도 환경규제에 신속하게 대응하고 있다. 현대상선은 2021년 상반기까지 선대 90척 중 70척에 스크러버를 장착하겠다는 계획이며 KSS해운도 대형선 LPG선 3척에 스크러버를 설치할 방침이다. 
 
스크러버 장착시 운임도 높게 거래 되는 모양새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용선시장에서 스크러버가 장착돼 있으면 운임을 더 높여주겠다는 화주도 있어 스크러버 장착률이 올라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스크러버 장착이 운임 향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면서 해운선사들이 규제 대응을 위해 스크러버 설치를 더욱 늘려갈지 주목된다. 
 
2020년 해양환경 규제를 한달 앞두고 연료 전환이 아닌 설비 투자가 보다 경제적이라고 판단하는 해운선사들이 늘어나고 있다.  선박에 장착되고 있는 알파라바 스크러버 모습. 사진/ 사진. 배기가스정화장치협회(EGCAS) 홈페이지
 
최유라 기자 cyoora1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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