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5·18 유공자 딸에 "아빠 자랑스럽게 생각해 달라"
시민군 고 이연씨 묘역 참배…트라우마 치료 필요에도 공감
입력 : 2020-05-18 17:12:24 수정 : 2020-05-18 17:12:24
[뉴스토마토 이성휘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18일 5·18민주화운동 40주년을 맞아 광주 국립 5·18 민주묘지를 방문해 헌화·분향하고 유가족들을 위로했다. 이 자리에서 문 대통령은 5·18 피해자들의 '트라우마(Trauma,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치료 필요성에 공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통상 찾던 1묘역 대신 2017년 첫 안장을 시작한 2묘역을 찾았다. 문 대통령이 참배한 희생자는 고 이연 씨로, 고인은 전남대학교 1학년 재학 중이던 1980년 5월27일 YWCA 회관 내에서 계엄군과 총격전 중 체포돼 개머리판과 군홧발로 전신을 구타당했고, 그 이후에도 트라우마로 고통받다가 지난해 7월 사망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제40주년 5·18 민주화운동 기념일인 18일 광주 북구 5·18 민주묘지 제2묘역에서 고 이연 씨 묘비를 쓰다듬고 있다. 사진/청와대
 
문 대통령은 이씨의 묘비 가까이에 자세를 낮춰 앉고 묘비를 쓰다듬었다. 이어 "한창 좋을 나이에 돌아가신 것을 보면 그 이후에도 병고를 많이 겪었던 모양인 것 같다"고 유가족을 위로했다.
 
이에 이씨의 부인은 "트라우마가 있었는데 치료를 적절한 시기에 받지 못했다"며 "마음이 착한 사람이다. 아주 가끔 이야기하는 것은 옆에서 총 맞아 죽어가는 사람들이 있었고, 그들 앞에 자기는 부끄럽다는 말을 했다"고 전했다.
 
고개를 끄덕인 문 대통령은 함께 온 이씨의 딸에게 "따님도 이리 와요"라고 부르고 부인을 향해 "그래도 따님이 계시니까 힘을 내시라"고 위로했다.
 
자리에 함께한 김영훈 5·18민주유공자유족회장은 "1990년도까지는 폭도로 해서 병원에 가지를 못했다"며 "1980년 5월 관련 부상자나 구속자는 다친 후 바로 치료를 못 받고 숨어서 치료를 받아 더 악화됐다"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이 "요즘은 육체적인 치료, 또는 정신적 고통에 대한 트라우마 치료 등은 제대로 좀 받습니까"라고 묻자 김 회장은 "아니다"라며 광주지역 국립트라우마센터 병원건립을 요청했다. 이용섭 광주시장은 "정부가 공모를 했고 이제 준비 하고 있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트라우마는) 오랫동안 평생을 계속하는 것이기 때문에 지금부터라도 제대로 트라우마 심리치료 같은 것이 필요할 것 같다"고 치료 필요성에 공감했다. 
 
묘역을 떠나기 전 문 대통령은 이씨의 딸에게 다가가 손을 꼭 잡았다. 딸이 흐느끼자 "아빠의 트라우마는 어쩔 수 없어도, 우리 따님은 아빠를 자랑스럽게 생각해 달라"고 위로를 건넸다. 동행한 김정숙 여사도 이씨의 부인을 위로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제40주년 5·18 민주화운동 기념일인 18일 광주 북구 5·18 민주묘지 제2묘역에서 고 이연 씨 유족을 위로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성휘 기자 noirciel@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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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성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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