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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마토칼럼)한국 스마트폰,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
입력 : 2015-07-09 오후 2:23:04
한때 세계 시장을 호령했던 한국산 스마트폰의 위상이 갈수록 퇴색하고 있다. 프리미엄 시장에서는 애플의 벽에 부딪혔고, 중저가폰 시장에서는 중국산 제품의 추격을 받고 있다.
 
지난 4월 출시 당시만 하더라도 판매기록 경신이 당연해 보였던 삼성전자 갤럭시S6는 세 달이 지난 지금까지 기대에 못미치는 성적을 거두고 있다. LG전자가 경쟁 제품과의 일전을 선언하면서 야심차게 내놓았던 G4도 뚜렷한 성과가 없다. 높은 스펙의 제품을 내놓고 대대적인 마케팅을 펼치면 시장이 호응했던 예전과는 분위기가 전혀 달라졌다.
 
두 회사의 전략 스마트폰이 하나같이 어려움을 겪으면서 회사 전체의 실적에도 부담을 주고 있다. 삼성전자의 2분기 영업이익은 당초 예상에 못미쳤고, LG전자 또한 2분기 전망이 밝지 못하다. 두 회사는 하반기에 새 프리미엄폰을 내놓고 반전을 꾀한다는 계획이지만 결과는 미지수다.
 
지금 한국 스마트폰은 샌드위치 신세다. 고객들의 충성도와 가격 경쟁력 어느 하나 우위를 보이는 부분이 없다.
 
하드웨어 성능은 부품기술의 발달에 힘입어 계속해서 상향 평준화되고 있다. 샤오미를 비롯한 중국산 중저가폰들은 국산 프리미엄폰에 못지않은 스펙을 갖추었으면서도 훨씬 낮은 가격으로 고객들에게 다가서고 있다. 애플을 제외한 외산 폰이 발붙이기 어려웠던 한국 시장에서도 단통법 이후 보조금이 줄면서 점차 중국산 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제는 사업 전략에 대한 전반적인 재검토가 필요하다. 하드웨어 성능을 앞세운 경쟁은 벽에 부딪혔다. 한국산 스마트폰을 사용하면 뭔가 다른 경험을 할 수 있다는 인식을 심어줘야 한다. 결국은 소프트웨어와 소비자경험(UX)이 승부처다.
 
창의성이 최우선으로 평가받아야 한다. 남들이 생각하지 못했던 아이디어를 제품으로 승화시켜야 한다. 창의성은 사물을 다른 각도에서 바라보는 여유에서 나온다. 급박한 부담에 쫓기지 않고 차분히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이 필요하다. 젊은 마음과 열린 자세만이 혁신을 이끌 수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야근과 휴일근무’로 대표되는 현재의 패러다임에서 벗어나야 한다. 억지로 근무 시간만 늘리고 시간만 떼우는 식의 근로 방식은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 기업을 이끄는 최고 경영진이 앞장서서 회사 문화를 바꾸어야 한다.
 
애플이 스마트폰이라는 아이디어를 제품으로 구현하는 데는 스티브 잡스라는 걸출한 CEO의 결단이 있었다. 한 명의 생산적인 아이디어가 열 명, 백 명을 먹여 살릴 수 있다는 발상이 그 어느 때보다 요구된다.
 
손정협 산업부장
손정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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