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게 크게 작게 작게
페이스북 트윗터
(토마토칼럼)불필요한 국론분열은 이제 그만
입력 : 2015-10-19 오전 6:00:00
정확히 나라가 두 쪽으로 갈라졌다. 국정교과서 논란 이야기다. 지난주 한 여론 조사에서는 역사교과서 국정화 추진에 찬성한다는 응답과 반대한다는 응답이 각각 42%로 동률을 이뤘다.
 
거리에는 여야 간에 국정화 찬반 플랭카드가 자리싸움을 하고 있고, 대학교수들도 성명전에 가세했다. 대다수 역사학자와 교사들은 국정화에 반대하고 있지만, 찬성의 목소리도 결코 만만치 않다. 이런 와중에 여당 대표는 “대한민국 국사학자의 90%가 좌파”라는 주장까지 내놓아 파장을 더욱 확산시키고 있다. 국정교과서를 둘러싼 논란이 교육계와 정치권을 넘어 한국 사회 전체를 뒤흔드는 모양새다. 또다시 정부여당이 내놓은 이슈가 우리 사회를 장악한 셈이다.
 
근현대사 교육에 대한 반성이 제기된 것은 한국 사회가 민주화되면서 부터였다. 5.16 쿠데타와 유신을 미화하고 민주화 운동을 탄압하는데 일조했던 교육이, 이제는 바로서야 한다는 일선 교사와 학부모, 학생들의 문제의식에서 비롯했다. 검정교과서는 획일화된 역사 인식에서 벗어나 다양한 시각을 접할 수 있어야 한다는 필요성에서 도입됐다.
 
국정교과서를 주장하는 쪽에서는 검정교과서의 편향된 시각을 문제삼는다. 하지만 “주체사상을 가르친다”는 현행 검정교과서에 대한 비판에 대해서는 근거를 찾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교육이 편향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마련된 검정교과서에 대해 또다시 편향논란이 제기되는 것 또한 아이러니다.
 
후대의 자손들에게 맡겨야 할 역사평가에 정부가 개입하려 들어서는 안되고 개입할 실효성도 없다. 국정교과서가 한번 도입되면 정권이 교체될 때마다 교과서 서술은 널뛰기를 할 것이다. 어제의 상식이 오늘은 금기가 될 수 있다. 교육 현장은 극심한 혼란에 휩싸일 것이고 세대간의 역사인식 간극은 갈수록 벌어질 것이다.
 
한국사회는 위기다. 경제성장의 동력은 갈수록 쇠퇴하고 있고, 양질의 일자리를 찾기는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 빈부격차는 줄어들 기미가 보이지 않고 노년층의 빈곤률은 OECD 최고 수준이다. 이제는 경제성장률 3% 달성도 쉽지 않은 시대다.
 
이처럼 해결해야 할 과제가 산적한 상황에서 국정교과서 채택에 올인해 사회적으로 논란만 키우는 것은 국력의 낭비다. 정부가 남은 임기 동안 할 일은 우리 사회의 위기탈출을 위해 올바른 방안을 제시하고 이를 실천에 옮기는 것이다. 불필요하게 국론을 분열시키는 것은 이제 지양해야 한다.
 
손정협 산업부장
손정협 기자


- 경제전문 멀티미디어 뉴스통신 뉴스토마토

관련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