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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마토칼럼)위기의 한국 경제, 생존자는 누구
입력 : 2015-11-12 오전 6:00:00
대한민국 경제가 일대 위기에 직면해 있다. 해운, 철강, 조선, 석유화학, 건설 등 세계를 주름잡아온 한국의 중후장대 산업은 글로벌 경기악화와 해외 경쟁업체들의 추격, 방만한 경영 등이 겹치면서 구조조정 1순위로 떠올랐다. 해운업계의 경우 당사자들의 거듭된 부인에도 불구하고 정치권과 금융권을 중심으로 강제 구조조정설이 끊이지 않는 상황이다. 대우조선해양은 4조원이 넘는 막대한 세금을 또다시 쏟아부어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다른 업종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재계 1위 삼성그룹은 화학 분야를 한화와 롯데에 넘기는 빅딜로 시장에 충격을 안겼고, 각 계열사 별로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예고하고 있다. 중국은 반도체와 디스플레이에 천문학적인 투자를 감행하면서 한국의 전자산업을 위협하고 있다. 한참을 따라잡은 것으로 생각했던 일본 경제는 어느새 활력을 되찾고 또다시 저만치 앞서가고 있다.
 
한국을 대표해온 산업들이 일제히 새판짜기에 돌입한 가운데, 당장 내년부터 판도가 어떻게 달라질지 알 수 없는 상황에 들어서게 됐다. 뼈를 깎는 구조조정을 통해 기업들은 성장동력을 마련하겠지만, 퇴출되는 직원은 갈 곳이 없다. 앞으로 획기적인 신산업이 나오지 않는한, 고용불안은 더욱 가중될 것이다.
 
IMF 구제금융 당시, 한국은 IT를 신성장동력으로 삼아 대대적인 투자를 단행하면서 위기를 빠르게 극복할 수 있었다. 대한민국은 IT 강국이라는 영예를 얻었고, 전세계 선진국들로부터 부러움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위기를 기회로 만들고자 하는 국민들의 의지와, 정부의 추진력이 거둔 성과였다.
 
지금은 당시보다 더욱 심각한 위기 상황이다. 경제는 성숙기에 접어들었고 인구는 급속히 노령화되고 있다. 청년 취업은 좀처럼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고 저출산 문제도 해결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한국이라는 기관차에 불이 꺼져가고 있다.
 
하지만 대통령을 비롯한 정치권은 전혀 리더십을 발휘하지 못하고 오히려 경제의 발목을 잡고 있다. 역사교과서 논란에 이어 총선 개입 논란까지 자초했다. 이미 여야는 대통령의 ‘총선심판론’을 놓고 또다시 일전을 불사할 태세다. 이렇다 보니 대통령의 발언이 나올 때 마다 국민들은 불안해진다.
 
정치인들이 국민에게 희망을 주지 못하는 나라의 미래는 불 보듯 뻔하다. ‘각자도생’이 생존의 키워드가 될 수 밖에 없다.
 
손정협 산업부장
손정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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