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게 크게 작게 작게
페이스북 트윗터
(사회책임)“지속가능경영은 속도가 아닌 방향이 중요”
내년 설립 10년 맞는 UNGC 한국협회 임홍재 사무총장
입력 : 2016-08-29 오전 6:00:00
2000년 7월, UN은 세계경제의 지속가능발전을 위해 유엔 글로벌콤팩트(UNGC)를 창설했다. 같은 해 채택한 새천년개발목표(MDGs)에 이어 지난 해 후속 지표로 채택된 지속가능발전목표(SDGs)는 지속가능사회가 갖춰야 할 모습을 제시한다. 유엔글로벌콤팩트는 기업이 지속가능발전목표를 이행할 수 있도록 자발적 참여를 독려하고, 참여 기업은 유엔글로벌콤팩트의 10대 원칙을 준수하면서 지속가능사회 실현에 기여한다. 2007년에 설립한 한국협회에는 현재 사기업 및 공기업, NGO등 291개 단체가 참여한다. 한국협회의 임홍재 부회장 겸 사무총장(사진)을 만나 유엔글로벌콤팩트 한국협회의 활동에 대해 들었다.
 
유엔 글로벌콤팩트는 지속가능성 이슈에 있어 기업의 역할을 중시한다. 지속가능사회 실현에 기업이 왜 중요한가.
글로벌콤팩트(Global Compact)는 ‘범 세계적 약정’을 의미한다. UN과 기업의 파트너십을 통해 기업의 지속가능성을 추구하기로 한 합의다. 기업은 어느 나라에서나 힘과 영향력이 크다. 유엔글로벌콤팩트는 기업이 바뀌면 사회가 바뀌고, 국가와 세계가 바뀔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그래서 글로벌콤팩트는 기업이 이윤을 추구하는 집단이란 점을 감안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범 세계적 가치, 즉 인권, 노동, 환경, 반부패 네 개 분야를 핵심으로 삼고, 이에 근거해서 10대 원칙을 제시한다.
 
기업의 자발적 참여가 어떻게 가능한가.
글로벌콤팩트는 자발적 참여로 이뤄진다. 여기에는 소비자를 비롯한 모든 이해당사자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 때문에 기업이 이해관계자와의 소통 채널인 지속가능보고서를 작성하고 공개하는 것이 무척 중요한데, 규모가 어느 정도 있는 기업이라면 해마다 발표하는 비재무 보고 내용이 투자유치와 회수에 점점 중요해지고 있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다. 이미 서구에서는 글로벌콤팩트 가입여부가 기업 평가 기준에 포함되고, 참여 기업인지 아닌지를 두고 협력사의 가치를 평가하기도 한다. 세계시장에서 활동하고자 하는 기업은 자연스레 글로벌콤팩트를 찾아 참여 서약을 하고, 10대 원칙에 따라 내부적으로 변화를 시도한다. 이런 변화는 사회의 힘이고, 대중의 힘이다. 이것이 기업의 명성자본(reputation capital)이다.
 
유엔 글로벌콤팩트는 어떤 식으로 기업의 참여를 이끌고, 지속가능목표 실현에 도움을 주나.
글로벌콤팩트 활동의 핵심은 첫째, 10대 원칙이다. 모든 것이 이 안에서 이뤄진다. 두 번째로 사람을 중심에 두는 것, 셋째로 지속가능성을 강조하는 것, 끝으로 방향을 제시하는 것이다. 원칙과 방향은 SDGs, 환경협약, 반부패협약 등 세계적 합의가 이뤄진 기준들이 토대가 된다. 이를 바탕으로 크고 작은 세미나, 워크숍을 열고 각종 자료를 공유함으로써, 지속가능성 이슈에 관한 세계 동향 및 정보를 공유한다. 또한 글로벌콤팩트 회원의 유일한 의무사항인 보고서 작성을 지원하고, 참여 회원이 요청하면 사회책임 및 지속가능성 분야에 대한 자문도 제공하고 있다.
 
한국협회가 만들어진 지 곧 10년이다. 그간 활동을 통해 한국사회가 변화한 것이 느껴지나.
내년이면 10년이다. 지난 활동에 대해 정리하고, 관련 조사를 실시할 계획이다. 지난 10년을 정리함과 동시에 향후 10년의 방향을 정할 것이다. 처음 시작할 때는 규모가 작았지만, 이제 291곳의 단체가 참여하고 있다. 그 동안 한국사회에도 글로벌콤팩트의 가치와 원칙에 대한 인식이 많이 높아졌다. 글로벌콤팩트를 자발적으로 찾아오는 기업이 있고, 활동이 글로벌 수준인 기업도 있다. 하지만 양성평등이나 협력사와의 관계 등 앞으로 개선해야 할 점이 많다. 특히 준법, 청렴, 부패문제는 기업들이 내부적으로 조직을 개편하거나 교육을 실시하기도 하지만 아직은 취약한 것이 사실이다.
 
최근 한국사회에는 반부패와 양성평등에 관한 논란이 크게 일고 있는데, 이와 관련해서 글로벌콤팩트의 활동은 어떤 것이 있나.
올해 제주포럼에서 ‘양성평등과 기업의 지속가능발전’에 관련한 세션을 열었다. 여성역량 강화가 지속가능한 기업 및 사회 실현에 큰 도움이 된다는 것은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이 강조하는 부분이기도 하고 많은 기업들이 그 실효성을 인정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국제사회가 지속가능발전을 달성하려면, 여성의 사회적 지위와 일과 가정의 양립은 해결돼야 할 우선순위의 문제다.
 
부패는 여러 문제로 연결된다. 먼저 부패한 사회는 정부에 대한 신뢰가 없다. 또한 빈곤이 악화하고, 기업의 투자가치가 떨어진다. 부패는 ‘죽지 않는 괴물’과 같다. 항상 우리 주변에 있다. 애초에 연루되지 않도록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 즉 사전에 주의의무를 다하는 것(due diligence)의 중요성이 강조된다. 예방하면 나중에 가래로 막을 것을 미리 호미로 막을 수 있다.
 
협회는 작년 지멘스와 세계은행 후원으로 ‘페어플레이어클럽(FPC)’을 런칭했다. 국내외 반부패 동향 및 국제협약, 글로벌 수준의 투명성과 책임성을 소개하면서 공정한 시장 경쟁을 장려하는 캠페인이다. 작년에는 6개 산업협회와 함께 했다. 우리 기업들의 관심과 참여가 매우 높다. 올해는 광역자치단체와 함께하고 있고, 내년에는 국내에서 활동 중인 외국 기업들의 투명 경영과 관련해 주한외국대사관들과 함께 교육 및 캠페인을 진행할 계획이다.
 
그 밖에 중점을 두고 있는 사업은 무엇인가.
청년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 중요하다. 청년은 미래 사회의 주역이다. 우리가 희망을 둘 곳은 청년뿐이다. 기성 세대의 인식을 바꾸는 것은 쉽지 않기에, 청년들이 올바른 책임감을 갖도록 가르치는 것이 더 중요하다. 10월 1일 연세대에서 열리는 제 3회 Youth-CSR 컨퍼런스 역시 유엔글로벌콤팩트가 권장하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대해 청년에게 바로 알리고 참여를 독려하는 자리다.
 
기업의 지속가능경영은 100미터의 단거리 경주가 아니라 42.195 킬로미터의 마라톤이다. 단기 이익 추구보다는 사람을 중심에 두는 중장기 경영이 결국 생존하고 번영하는 지름길이다. Slow but sure wins the race! 이를 위해서는 기업들이 방향을 제대로 설정하고 나아가야 하는데, 유엔글로벌콤팩트의 10대 원칙이 그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사회와 후손에 도움이 되는 기업이 되도록 계속 지원하고 노력할 것이다.
 
지난 6월 뉴욕에서 열린 UNGC 글로벌 서밋에서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연설하고 있다. 사진/UNGC 한국협회
 
박윤아 KSRN기자
편집 KSRN기획위원회(www.ksrn.org)
손정협 기자


- 경제전문 멀티미디어 뉴스통신 뉴스토마토

관련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