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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책임)“기업의 미래를 위해서라도 사회책임 법제화해야”
입력 : 2016-11-21 오전 8:00:10
전 세계적으로 사회책임이 강조되고 있는 상황에서 국제적 수준에 발맞추기 위한 대응전략을 찾는 모임이 출범했다.
 
한국사회책임정책연구협동조합과 지속가능기업학회(준비위)는 지난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제7간담회의장에서 출범식을 열고 사회책임(SR)라운드의 도래와 한국 기업의 생존전략이라는 주제의 출범 기념 세미나를 열었다. 이날 행사는 ISO26000(사회책임에 관한 국제 가이드라인)의 경영인증화와 사회책임의 무역장벽화 조짐 등 사회책임(SR)라운드의 확산 속에 정부, 기업, 시민 등 사회 각 주체의 구체적 실천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열렸다.
 
협동조합 강충호 이사장은 두 단체의 출범 취지를 설명하며 한국 정부는 사회책임의 가치와 관행을 우리 사회 전반에 확산시키고 정착시키려는 노력과 책임을 외면하는 등 소극적 대응으로 일관했다며 사회책임 강화를 위한 현실적 정책을 개발해야 한다고 말했다.
 
사회책임을 구체적으로 나누고 분류해서 ISO26000에 맞게 규격화해야 한다는 의견은 2부 세미나에서도 이어졌다. 세미나를 이끈 안치용 한국지속가능기업학회 준비위원장(가천대 경영대학원 교수)사회책임(SR)라운드는 이미 시작됐다고 보는 게 맞다사회책임을 중심으로 한 소프트 무역 장벽이 형성되고 있는데 이에 대한 국가적 준비가 미비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과 관련해 중견기업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반원익 중견기업연합회 상근부회장은 성공한 중견기업이 사회책임에 대해서는 인식이 강한 편이 아니다중견기업의 이미지가 사회책임도 감당할 수 있는 쪽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대기업은 사회의 요구에 따른 부채의식 때문에라도 사회 공헌 활동에 나서지만 창업을 해서 성공한 중견기업은 다르다. CSR에 적극 나설지는 오로지 오너의 의지에 달려있다. 기업이 지속가능발전에 대한 고민을 하지 않으면 미래를 찾을 수 없으며 소비자에게 배척받는 때가 오고 있다. 반 부회장은 미래 세대가 먹고 살 수 있는 환경을 해치지 않고 물려주는 일이 필요하다중견기업이 사회책임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는 분위기를 만들어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병규 한국사회책임네트워크 집행위원은 덩치는 작지만 중견, 중소기업도 사회적 책임에 관심을 가져야 할 때가 왔고 지금이 변화를 만들어낼 수 있는 좋을 기회가 될 수 있다며 중견기업연합회에 기대를 내비쳤다. 김 위원은 또한 기업이 CSR을 체화하고 하나의 전통으로 자리매김 하려는 시도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문은숙 서울연구원 초빙선임연구위원은 현재 소비자가 처한 현실을 강조했다. 문 위원은 가습기 살균제 사용으로 목숨을 잃거나 피해를 입은 사람이 1000명이 넘고 있는 상황이라며 소비자는 제품 광고에서 안전하다고 하는 것을 봤고 붙어 있는 KC마크를 보고 안심했는데 살균제 사용으로 아이가 죽고 산모가 죽었을 때는 누가 책임을 져야 하나라고 말했다.
 
그는 기업이 활동을 할 때 깨끗한 이익을 추구하는 것이 사회책임을 다하는 것이다매우 추상적인 가치를 이야기하는 게 사회적 책임인 것 같아 유감스럽다고 말했다. 사회책임을 다하지 않는 기업은 시장에 있어서 안 된다고 강조했다.
 
문제는 사회책임이 권고 사항으로 돼있는 현 상황을 어떻게 개선하는가이다. 사회책임이 실질적으로 정착해서 기업 내부에 깊숙하게 자리 잡으려면 정치권력과 결탁해 있는 지금의 기업 생태계 구조를 깨야 한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사회책임을 법제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같은 맥락이다. 사회책임은 '하면 좋은 것에서 해야 되는 것으로 그리고 하지 않으면 안 되는 것'으로 바뀌었다. 그간 사회책임은 기업의 자율 영역에 속했지만 이제는 강제성을 지닌 규제로 변하고 있다. 반원익 상근부회장은 멀리 보면 기업이 불편함을 느끼게 하는 것이 우리 사회 모두의 이익을 위한 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문은숙 연구위원은 이번에 출범하는 협동조합과 지속가능기업학회(준비위)가 어디까지 역할을 할 수 있을지 모르겠으나 사회 책임을 제대로 실현하기 위한 액션 플랜을 만들어 나가야 한다중견기업 등 여러 단체와의 협력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이날 행사는 한국지속가능기업학회(준비위)·한국사회책임정책연구협동조합·중견기업연구원이 주최했고 국회CSR정책연구포럼·국회SRI정책연구포럼·중견기업연합회·한국사회책임네트워크·한국협동조합연구소 등이 후원했다.
 
 
지난 17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한국지속가능기업학회(준비위) 및 한국사회책임정책연구협동조합 출범식에서 참석자들이 기념촬영하고 있다. 좌로부터 안치용 한국지속가능기업학회 준비위원장, 강충호 한국사회책임정책연구협동조합 이사장, 문은숙 한국사회책임정책연구협동조합 이사, 박지원 국민의당 원내대표 겸 비대위원장, 손금주 국민의당 의원, 반원익 중견기업연합회 상근부회장. 사진/중견기업연구원
정지형 KSRN기자
편집 한국사회책임네트워크 집행위원회(www.ksrn.org)
손정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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