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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규제에 보안 우려까지'…가상화폐, 날개없는 추락
비트코인 1000만원선 붕괴…평균 20% 내외 하락세
입력 : 2018-02-02 오후 5:20:12
[뉴스토마토 백아란 기자] 가상화폐 시장이 날개 없는 추락을 거듭하고 있다.
신규투자를 제한하는 등 정부의 규제가 지속된 가운데 일본 거래소의 해킹 사태와 소셜 미디어의 가상화폐 광고 거부, 미국·중국·인도 정부의 규제 강화 등 글로벌 시장에서의 악재가 겹치며 투자 심리가 얼어붙고 있다.
특히 가상화폐 대장주 격인 비트코인의 경우 심리적 지지선이던 1000만원이 붕괴됐고, 알트코인(비트코인 제외 코인) 또한 평균 20% 내외의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다. 
비트코인 1000만원대가 붕괴된 2일 서울 가상화폐 거래소 앞을 시민이 지나가고 있다. 사진/뉴시스
 
2일 가상화폐 거래소 업비트의 원화기준 비트코인 한 개 가격은 오후 3시30분 현재 870만원에 거래 중이다. 이는 전날보다 13.6%가량 떨어진 수치다.
지난달 6일 한때 2888만5000원까지 치솟았던 비트코인 한 개 가격은 불과 한 달 새 69.8%나 급락했다.
 
작년 말 범정부 대책 이후 냉·온탕을 넘나들던 가상화폐의 가격은 정부의 잇따른 규제에도 하락 반등세를 보이며 저가매수의 기회라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하지만 글로벌 시장에서의 잇단 규제 강화와 세금 부과, 거래소 해킹과 같은 취약한 보안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며 폭락장으로 이어지는 모습이다.
 
실제 지난해 11월 1000만원을 돌파했던 비트코인 가격 또한 3개월 만에 1000만원 아래로 떨어졌다.
알트코인 시장에도 패닉셀이 펼쳐졌다. 이날 오후 3시30분 기준 이더리움은 전날보다 19.82% 감소한 91만원에 거래 중이며 리플은 812원으로 하루 만에 21.92%가 빠졌다.
퀀텀은 2만8940원으로 25% 하락했으며. 스테이터스네트워크토큰(SNT)은 23.36% 줄어든 164원에 거래 중이다.
 
전 세계 가상화폐 유통시가총액 또한 지난달 7일 8140억 달러로 최고점을 달성한 후 지속적인 하락세를 보이며 현재 4750억달러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여기에는 정부 정책과 글로벌 금융시장에서의 규제가 함께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앞서 정부는 자본세탁을 방지하기 위해 가상화폐 실명제 시스템을 도입했으며, 현재 과세와 거래소 폐쇄 등도 여전히 논의 중이다.
이에 따라 신한·국민·KEB하나·농협·기업·광주은행 등 6개 은행이 지난달 30일부터 ‘실명확인 입출금계정 서비스’ 시스템을 개시했다. 다만 실명확인 시스템은 기존 계좌 거래 고객에 한해 우선 도입됨에 따라 신규투자가 제한적으로 이뤄지는 상황이다.
 
여기에 경찰이 지난 1일 국내 가상화폐 거래소 빗썸을 압수수색하면서 거래 은행인 신한은행의 계좌 발급도 연기됐다. 서울지방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지난해 해킹 공격을 받은 빗썸의 개인정보 관리 등에 대한 자료를 압수했으며, 이를 토대로 개인정보 보호조치 의무 이행에 대한 과실이 드러날 경우 관련자를 처벌할 방침이다.
 
가상화폐에 대한 보안 문제는 국내에 그치지 않는다.
지난달 26일 일본 최대 가상화폐 거래소 '코인체크'에서는 약 5억2300만개의 넴(NEM·뉴이코노미무브먼트)이 해킹됐다. 넴의 유출 규모는 약 580억엔(한화 5700억원)에 달한다.
 
미국 또한 가상화폐 거래소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
지난 30일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O)는 가상화폐 거래소 비트피넥스에 대해 가격 조작 의혹을 조사하고 있으며, 30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가상화폐 공개(ICO)를 통해 자금을 조달하려던 텍사스 은행 어라이즈뱅크(AriseBank)에 사기 혐의를 적용했다. 아울러 ICO에서 모금한 6억 달러(한화 6438억원)도 동결했다.
 
이밖에 인도 아룬 자이틀리 재무장관은 지난 1일 가상화폐를 법정통화로 인정하지 않겠다며 규제 의사를 표했다.
한편 소셜 미디어에서도 가상화폐에 대한 광고를 거부하고 있다. 오해성이 있거나 사기성이 있는 금융상품 광고를 방지하기 위한 조치다. 이에 웨이보와 페이스북은 현재 가상화폐와 ICO에 관련된 모든 광고를 금지한 상태다. 
 
이름을 밝히기 거부한 채권 시장 전문가는 “가상화폐는 적정가격이 없고 가치 보존이 어렵기 때문에 '제2의 툴립버블(Tulip Bulbs)'로 꼽혀왔다”며 “이번 하락장은 유례없이 빠르고 지속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는데다 글로벌 시장에서 가상화폐에 대한 규제가 가속화되면 거품은 꺼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백아란 기자 alive0203@etomato.com
 
백아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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