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백아란 기자] 시중은행이 기업디지털금융 경쟁력 제고에 속도를 내고 있다.
올 하반기부터 은행 예대율 산정 시 기업대출 가중치가 15% 하향 조정되는 등 기업금융 활성화에 대한 요구가 커진 데 따른 대응이다. 은행권에서는 기업모바일뱅킹 서비스를 개편하는 한편 기업여신에도 인공지능(AI) 심사 시스템을 도입하며 기업금융의 디지털화를 추진하는 모습이다.
시중은행이 기업 금융의 디지털화를 추진하고 나섰다. 사진/뉴스토마토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신한·KEB하나·기업은행 등 주요 시중은행은 중소기업 등 기업금융 부문에서의 수익성 개선을 위해 모바일 뱅킹 서비스 개편을 실시하고 있다.
지난해 기업디지털사업부를 신설했던 국민은행은 올해 기업뱅킹 서비스를 개편할 예정이다.
‘기업뱅킹(firm banking)’은 기업 운영에 사용되는 이체, 조회 등의 금융서비스를 지원하는 서비스로, 은행 입장에서는 급여나 거래 대금 등과 같은 대규모 자금이 오고간다는 점에서 수수료와 예수금을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특히 금융당국에서 올 하반기부터 중소기업 지원 등을 위해 은행 예대율 산정시 가계대출과 기업대출을 구분해 차등화된 가중치를 두기로 함에 따라 기업고객 확보는 시중은행의 최우선 과제로 꼽힌다.
국민은행은 기업고객의 니즈와 특성을 분석해 기업뱅킹 서비스의 이용 편의성을 높이고 CMS개발 등 기업 유형별 맞춤 콘텐츠를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이와 함께 지난해 말부터는 대출 실행 직전 컴퓨터가 기업의 폐업이나 연체 내역을 검사하는 ‘로보틱 프로세스 자동화(RPA)’와 서류를 비대면으로 제출할 수 있는 '스마트 FATI 시스템'도 도입 중이다.
신한은행은 연내 기업여신 승인 시스템을 구축할 예정이다. 지난 1월 ‘기업여신 승인시스템’ 입찰을 공고한 신한은행은 입찰 확정 후 8개월 이내에 시스템 구축을 완료하기로 했다.
‘기업여신 승인 시스템’에는 데이터 기반의 기업여신 승인 프로세스와 사용자의 요구 항목에 따라 체계적으로 분석해 기업의 경영 활동을 돕는 ‘데이터 마트(Data Mart)’, AI플랫폼을 활용한 여신심사 프로세스 등이 포함될 전망이다.
KEB하나은행은 오는 하반기 새롭게 단장한 기업 디지털 금융을 선보일 계획이다.
지난달 스마트폰·POS단말기 등에서 기업 자금관리를 할 수 있는 차세대 '통합 자금관리서비스(CMS)‘를 출시한 KEB하나은행은 오는 6월 기업모바일뱅킹 개편을 준비 중이다.
현재 ‘원큐(1Q)뱅크 기업’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제공되는 기업스마트폰뱅킹을 간편로그인 기반의 금융서비스로 전면 바꾼다는 전략이다. 이어 10월에는 고객 편의성을 중심으로 기업인터넷뱅킹 프로세스도 개선된다.
이밖에 기업은행은 지난달 말 기업 전용 모바일뱅킹 앱(App)인 ‘i-ONE뱅크 기업’을 내놨다. 'i-ONE뱅크 기업'에는 공인인증서나 OTP 없이 하루 300만원까지 이체할 수 있는 기업간편송금서비스와 다른 은행의 예금과 대출 잔액을 실시간으로 조회할 수 있는 자금관리서비스 등이 지원된다.
또한 영업점 방문 없이 예금, 대출, 펀드 등 218개의 금융상품을 가입할 수 있는 상품몰과 개인 사업자의 경우 스마트폰으로 대출 가능여부와 한도를 조회할 수 있는 개인사업자빠른대출상담 메뉴도 제공한다.
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금융당국 차원에서도 담보대출 위주의 수익구조에서 벗어나 기업대출 등 위험가중자산을 확대하라고 밝힌 만큼, 기업고객을 위한 여신 프로세스 개편 등을 실시하고 있다”며 “고객의 사용편의를 높이기 위해 사용자환경(UI)과 사용자경험(UX)을 개선하고, 인공지능 등을 활용한 여신심사 고도화도 추진 중”이라고 말했다.
백아란 기자 alive0203@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