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아경 기자]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지주회사인 SK㈜ 이사회 의장에서 물러날 것으로 보인다.
SK㈜는 5일 이사회를 열고 대표이사가 이사회 의장을 겸직하도록 한 정관내용을 변경해 이사회가 이사 중 한 명을 의장으로 정하도록 하는 정관 변경안을 주주총회에 상정하기로 했다. 사외이사도 기존 4명에서 5명으로 늘어난다. 기존 SK㈜ 정관은 대표이사가 이사회 의장을 겸직하게 돼 있어, 이사회 결정에 따라 최태원 SK㈜ 대표이사 회장이 의장을 맡아왔다.
SK는 대기업 지주사 최초로 주총 분산개최와 전자투표제 시행 등 주주친화 경영을 선도한 데 이어 글로벌 투자환경에 맞는 이사회 역할과 권한 강화에 나선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 사진/SK
정관 변경안이 주총을 통과하면 이사회 결정에 의해 이사 중 한 명이 의장을 맡아 사내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이사회를 소집하고 이사회의 모든 회의를 주재하게 된다. 기업경영을 투명하게 감시하는 이사회 취지와 역할 강화를 통해 주주권익 보호와 기업가치 제고에 나서겠다는 취지다.
SK㈜ 이사회는 이용희 사외이사 1인의 임기가 만료되지만 2인의 신임 사외이사 선임을 추진하는 것으로 결정했다. 신임 사외이사 후보는 염재호 전 고려대 총장과 김병호 전 하나금융지주 부회장이다. 이들은 SK의 사회적 가치 창출에 대한 이해도가 높고 기업경영 전문성을 보유해 사외이사후보 추천위원회의 추천을 받았다. 이사회는 또 사내이사 임기가 만료된 최 회장을 사내이사 후보로 주주총회에 올리는 안건을 통과시켜 책임경영을 강화하도록 했다.
SK㈜ 이사회 산하 감사위원회의 권한을 명시한 정관 내용도 변경된다. 기존에는 회사가 선정한 외부 감사인을 감사위원회가 승인하도록 명시했다면, 앞으로는 감사위원회가 외부 감사인을 선정해 회사가 선임하는 것으로 정관이 바뀐다. SK㈜ 관계자는 "이미 감사위원회에서 외부감사인을 실질적으로 선정하고 있었으나 외부감사법 개정 취지에 맞춰 정관 문구를 수정해 주총 안건으로 상정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SK㈜는 국내 대기업 지주사 최초로 기업지배구조헌장을 제정하고 이사회 산하 거버넌스 위원회를 설립하는 등 주주권익 강화 활동을 지속해왔다. 지난해 사상 첫 중간배당을 실시하고 통합지주사 출범 당시 약속했던 '배당성향 30%'를 조기 이행해 2016년 33%, 2017년 37%로 배당성향을 빠르게 높였다.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은 SK㈜가 이사회 및 감사기구의 독립성과 전문성을 확보하는 등 주주권익 보호에 적극 나섰다는 점을 평가해 '2018년 ESG우수기업' 평가에서 대상 기업으로 선정하기도 했다.
이아경 기자 akle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