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전보규 기자] 우리나라의 창업비용이 OECD 국가에서 두 번째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평균보다는 4배 이상 많은 돈이 필요했다.
4일 한국경제연구원은 세계은행 기업환경보고서의 창업환경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 한국의 창업이용이 490만원으로 OECD 36개국 중 두 번째로 비쌌다고 밝혔다. 가장 비용이 많이 드는 곳은 이탈리아로 514만원이 필요했다.
2019년 OECD국가별 창업비용.자료/한경연
OECD 평균인 113만원과 비교하면 4.3배 높다. 창업비용이 가장 저렴한 곳은 0원인 슬로베니아였다. 영국과 뉴질랜드는 각각 2만원, 9만원으로 뒤를 이었다.
1인당 국민총소득(GNI)을 고려해도 한국의 창업비용은 멕시코 다음으로 많았다. 1인당 GNI 대비 창업비용 비율은 멕시코가 15.2%, 한국은 14.6%였다. OECD 평균은 3.4%, 미국과 일본은 각각 1%, 7.6%로 나타났다.
1인당 GNI는 국민의 평균적인 소득 수준을 나타내는 지표로 소득 수준의 국가 간 비교에 주로 활용된다.
유환익 한경연 혁신성장실장은 "창업자금 확보 문제는 국내 창업 장애 요인 1위"라며 "일자리 문제를 해결하고 한국경제의 혁신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값비싼 창업비용을 줄여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가 2018년 실시한 창업기업 실태 조사 결과를 보면 응답자들은 '창업 자금 확보 어려움'(66.3%)을 가장 큰 장애 요인으로 꼽았다. '창업 실패 및 재기 두려움'(28%), '창업 지식·능력·경험 부족'(23.5%)도 주요 이유로 들었다.
한국의 창업 절차는 △회사 직인 제작(1일) △온라인법인 시스템 등록 및 법인설립비 지불(3일) △세무서 등록(4일) 등 3개로 OECD 평균 5.1개보다 작은 것으로 조사됐다. 창업 소요 시간은 8일로 OECD 평균 9일보다 하루 짧다.
한경연 측은 정부의 노력으로 창업 절차와 창업 소요 시간이 과거보다 많이 단축된 것은 고무적이지만 창업 소요 시간은 여전히 OECD 하위권(21위)으로 개선의 여지가 남아있다고 평가했다.
창업 절차와 창업 소요 시간이 짧은 주요 국가는 뉴질랜드(1개, 0.5일), 캐나다(2개, 1.5일), 호주(3개, 2일) 등이다.
전보규 기자 jbk8801@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