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찬 바람과 쏟아지는 비와 눈을 맞은 나뭇가지에 봄을 알리는 꽃봉오리가 맺힌 모습. (사진=뉴스토마토)
최근 ‘시행착오’라는 단어를 자주 떠올립니다.
국어사전을 찾아보니, 시행착오는 학습자가 목표에 도달하는 확실한 방법을 모르는 채 본능, 습관 따위에 의해 시행과 착오를 되풀이하다가 우연히 성공한 동작을 계속함으로써 점차 시간을 절약해 목표에 도달할 수 있게 되는 원리라고 합니다.
이 네 글자를 지난해 12월부터 해가 바뀐 지금까지 하루에도 수십 번 되뇌고 마음속에 깊게 새기게 된 건 업무 처리에 있어서 많이 부족하다고 느끼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 단어를 곱씹는 곳이 또 있을 것 같습니다. 바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인데요.
대한항공은 지난해 12월 11일 아시아나 지분 63.9% 인수하며 최대 주주에 올랐습니다. 이로 써 4년여간 이어져 온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에도 마침표가 찍혔습니다. 대한항공은 오는 2026년까지 아시아나를 자회사로 두고 이 기간 동안 양사의 화학적 결합을 진행합니다. 이후 2027년부터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를 하나로 합친 ‘통합 대한항공’으로 출범한다는 계획입니다.
지분 인수 한 달여 만인 지난 15일에는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의 2025년 정기 임원 인사가 있었습니다. 대한항공 임원들이 아시아나항공 주요 보직에 전진 배치됐습니다. 예상된 일이었습니다. 하나가 되기 위해서는 모회사 임원이 자회사에 발 빠르게 투입돼 서로 다른 문화를 하루빨리 한 데 아울러야 하는 것이 최우선 임무이자 과제일테니까요.
임원 인사가 나면서 앞으로 크고 작은 변화가 예상됩니다. 대표적인 변화로는 인력 재배치가 아닐까 싶습니다. 40년 가까이 동종 업계에서 경쟁한 양사는 운항관리본부, 객실서비스, 정비지원 등 겹치지 않는 부서가 거의 없습니다.
기업 덩치가 커지는 만큼 인력도 곱절로 필요는 할 것입니다. 하지만 중복된 부서에서는 분명 잉여 인력이 나올 수밖에 없고, 이들은 재배치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 대상은 아시아나 직원이 될 가능성이 농후해 보이고요. 그리고 이 과정에서 구조조정도 배제할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이 또한 시행착오라면 그럴 수 있을 것입니다. 다만, 그 일련의 시행착오에서 많은 이들의 마음에 상처가 나지 않기만을 바랄뿐입니다.
오세은 기자 ose@etomato.com